플랫폼 대기업들은 어떻게 우릴 빼먹나
[송원근의 커뮤니티를 위한 경제] 검색·주문데이터가 우리를 감시한다 최저비용으로 소비자 성향 파악하고 ‘행동 잉여’를 통해 스스로 감시자본化 정치권력과 결탁時 민주주의 파괴 우려
플랫폼 대기업의 이윤 추출 방식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 지난 5월 쿠팡 물류업체와 일하는 배달 노동자 정슬기씨가 과로사로 죽기 직전에 남긴 카톡 메시지이다. 지면으로나마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라 부르는 배달 노동자들은 2022년 현재 약 8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15~69세)의 3%에 이른다.1) 클릭 한 번으로 물건을 사고, 음식을 주문하면서 만나게 되는 택배 노동자나 배달 노동자들이다. 이 수가 많다고 느낄지 모르나 스마트폰 앱이나 웹사이트 등 플랫폼의 단순 중계로 일감을 구한 프리랜서까지 포함한 ‘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292만 명까지 늘어난다.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검색과 광고시장 88%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Google), 자사 결제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결제시스템을 개발한 업체를 60% 시장점유율을 가진 운영체제 시장에서 퇴출시킨 애플(Apple), 소셜미디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령하고 있는 페이스북(facebook), 열악한 물류센터 운영, 과다한 자사제품 노출을 일삼는 아마존(Amazon) 등 이른바 ‘GAFA’의 독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도 2024년 들어 소수의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하고, 플랫폼 시장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위반행위를 금지하는 <(가칭)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 의회나 재계의 반대가 심하고, 또 현 윤석열 정부의 배짱을 고려하면 실제 입법이 될 지 불투명하다. 아마 힘들 것이다.
고 정슬기 씨의 죽음에는 플랫폼을 이용하여 물건을 팔고, 노동자를 확보하는 대기업들의 횡포와 노동자 착취, 이를 통한 이윤 추출 논리가 깔려있다. 반면에 쿠팡과 같은 플랫폼 대기업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과 처벌은 무력하기 그지없다.
비용을 외주화시키는 알고리즘
이처럼 기업이 이윤을 뽑아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전통적인 고용관계 바깥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플랫폼노동자들에 온갖 비용과 위험을 전가하는 것이다. ‘비용의 외주화’이다. 이에 비해 플랫폼 노동자들은 저소득을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고, 노동과정의 온갖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는 순간 이른바 ‘0시간 계약(일하지 않으면 임금이 없는 계약)’은 종결되어 버린다. 나아가 플랫폼기업들은 노동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장치로 인공지능(AI)을 광범위하게 활용한다.
《블랙박스 사회》의 저자 프랭크 파스콸레는 “빅데이터 알고리즘이 인력을 과소 또는 과잉으로 산출할 리스크를 제로화(No more understaffing or overstaffing. Just the right staffing)해 노동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 장치로 활용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동자들에게는 정작 잘 알려지지 않는 이 알고리즘은 이제 노동자들을 평가하고 서열화한다(정흥준 외, 2020).2)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비용 전가 말고도 기업들은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앱 등에 힘입어 노동자뿐만 아니라 기존 생산자, 배달자, 공급자, 소비자 등을 플랫폼에 종속시키고, 자본이 감수해야 할 위험을 전가한다.
‘행동 잉여’를 일으키는 검색과 주문
노동비용을 줄여 이윤을 더 확보하려는 노력 이외에 플랫폼 대기업들이 활동하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 특성에서 비롯되는 ‘잉여 추출 구조’에 주목해보자. 네트워크 구축 초기 큰 비용을 들였고, 이후에도 고객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플랫폼 대기업들은 네트워크가 일정 규모에 이르면 진입장벽을 만들고, 이른바 교차네트워크 효과3)로 인하여 추가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수익을 획득할 수가 있다.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수확체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의 잉여수취 방식 중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하나는 바로 ‘행동 잉여’(behavioral surplus) 추출이다. 가입자나 소비자들이 검색이나 주문 등을 통해 생성한 데이터가 모이고 이를 통해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자 위치, 소비습관, 검색패턴 등을 알아내고 예측할 수 있다. 심지어는 사람들의 정치적 견해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이 데이터들을 더 정확하게 만들고 예측하며, 그럴수록 이를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해 이윤을 획득하려는 기업들의 유인은 더 커진다.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고 얼마에 사려고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기업들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고 시장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1차 가격차별’이다. 모든 소비자에게 이런 가격을 책정하여 차별적 가격을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완전가격차별’이라고도 부른다. 기업이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행동을 추적해서 얻은 독점적 지대인 것이다.

소비자의 클릭 데이터로 ‘감시자본’ 만들기
기업들이 우리들의 행동의 흔적을 들여다보고 이를 상업적 목적에 활용하는 것을 사회학자인 주보프(S.Zuboff)는 ‘감시자본주의’로 개념화했다. 《감시자본주의의 시대》라는 책에서 그녀는 “구글(Google)이 소비자들의 행동데이터를 낭비하지 않고 더 많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 재투자해 오늘날의 독점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보면서 소비자들의 클릭율(click through rate)이 검색엔진 개선에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상업적 목적을 위해 사용자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것으로 바뀐 것이 바로 ‘감시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이해했다.4)
이 행동잉여라는 개념은 경제학자인 장 티롤(Jean Tirole)교수의 양면시장 분석에도 등장한다. 최근에 오라일리 등은 이러한 지대( 地代)를 ‘알고리즘 주목 지대’(algorithmic attention rents)로 좀 더 구체화하고 있다(O’Reilly et al. 2024). 이에 따르면 이 지대는 일상생활이 된 소비자들의 온라인 상의 관심과 주목의 배분을 (알고리즘 조작 등을 통해) 왜곡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이 다른 선택을 하게 만들거나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추출된다.5)
독점 대기업화된 플랫폼 대기업들의 불공정 행위를 통한 잉여의 추출도 문제다. 이는 불공정행위가 없었더라면 경쟁하는 기업들에게 돌아가야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 본질은 ‘착취’이다. 아마존 없이 아무것도 구매할 수 없다는 미국에서 아마존은 아주 싼 가격에 경쟁적 제품을 쏟아내면서 관련 소매업체들을 반강제로 가입시킨 뒤 관련 판매, 소비자 정보를 독점, 이 정보를 분석해 더 싼 제품을 만들어 이를 아마존에 더 자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고분고분하지 않은 경쟁사(오픈마켓에 입점한 사업자, 혹은 셀러들)들을 축출한다. 아마존의 이런 횡포는 지역경제 생태계를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성난 지역의 유권자들이 차별이나 혐오에 더 잘 반응하게 만들어 결국은 민주주의를 파괴할 위험이 크다.6)
아마존의 플라이 휠이라는 사업모델을 그대로 따라했던 쿠팡도 마찬가지다. 쿠팡의 주 수익은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수수료, 셀러들로부터 징수하는 광고료, 물류서비스 수익, 그리고 멤버십 정기구독료 수입 등이다. 그런데 쿠팡은 와우멤버십 가격을 인상하면서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알뜰서비스 이용료를 포함시키는 끼워팔기(tying)를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잉여를 빼앗는다. 또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자기상품(PB) 우대거래7), 아이템위너8) 시스템을 통한 불공정 행위, 중소기업 제품베끼기, 주정산 제도9)를 이용한 거래대금 지연, 높은 수수료 부과10) 등을 통해 중소상공인들의 수익을 부당한 방법으로 수취해간다. 여기에 소비자 결제 대금이 입점업체에 정산되기 전까지 쿠팡에 머물면서 생기는 이자수입도 만만치 않다.11)

플랫폼 대기업이 정치권력까지 포획할 때
지금까지 논의는 경제적 측면에서 기업이 수취, 약탈해가는 잉여에 대한 것이었지만 기업이 올리는 이득은 단순히 경제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제권력을 바탕으로 하여 정치권력을 포획하는 것은 플랫폼 대기업들이 출현하기 이전부터도 매우 심각한 문제였다. 스티글리쯔(J.Stiglitz)는 정치권력이 경제권력에 포획된 상황에서 지대추구행위는 정부실패가 아니라 ‘시장실패’의 주요 원인이라고도 했다.12)
이제 전통적인 거대 독점자본의 자리를 플랫폼 빅테크기업들이 차지하면서 경쟁법을 집행함에 있어서도 이들 거대 플랫폼 기업이 얻는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을 포함한 다양한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규제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사회적신용평가’가 보여주듯이, 정부가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행동을 감시, 예측하고 유도하기 위해 빅테이터를 확보한 플랫폼 빅테크 기업들에 의존하려고 할 경우 그런 규제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플랫폼 대기업들의 감시자본이 사회적·정치적 관계를 어디까지 파괴할지 달라진 잉여추출 방식과 함께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주)
1) 고용노동부 ’22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 실태 결과 발표‘, 22.12.27
2) 정흥준 외, 2020, 플랫폼 기업의 고용ㆍ노사관계,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 정책연구 2020-05
3) 교차네트워크 효과란 양면시장 한쪽 즉 구매자가 많아지면 다른 한쪽 즉 판매자가 판매할 대상이 많아져 플랫폼 가치가 높아지고, 반대로 판매자가 많아지면 구매자는 구매할 대상이 많아져서 선택지가 많아 결과적으로 플랫폼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4) Zuboff, S. 2018. The age of surveillance capitalism : the fight for a human future at the new frontier of power, Public Affairs Hachette Book Group
5) O’Reilly1,T., Strauss, I. & M. Mazzucato, 2024, “Algorithmic attention rents: A theory of digital platform market power”,Data & Policy, 6: e6
6) 알렉 맥길리스, 2024, 《아마존 디스토피아》, 김승진 역, 사월의 책
7) 24년 5월 13일 공정위는 쿠팡 및 CPLB(PB상품 전담 납품 자회사)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천400억원을 부과하고 이들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8) 아마존 ‘바이박스’(Buy Box)를 모방한 것으로 동일 상품을 하나의 대표 이미지 아래 판매하며, 판매자 중 가격 등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판매자가 사실상 해당 상품의 거의 모든 매출을 가져가는 구조로서 셀러들간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하는 시스템
9) 한 주 판매분의 70%를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30%는 나중에 지급하는 입점업체와 정산시스템
10)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인 납품·입점업체는 대기업인 납품·입점업체에 비해 2.4~7.3%p 높은 수수료율을 부담하여 중소·중견기업인 납품·입점업체가 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 실태조사,2023.12.20.).
11) 쿠팡의 결제 소요기간은 소비자가 구매 결정 시점으로부터 19일~60일 정도가 소요(평균 36일, 경쟁업체보다 2배 이상 걸림)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이자수입에 대해서는 이용우(“쿠팡에 칼 든 공정위...던져야할 본질적 질문들①”, 더 칼럼니스트 24.6.26)를 참조하기 바람
12) Stiglitz,J.&Edlin A.S.,1992,“Discouraging rivals: Managerial rent-seeking and economic inefficiencies“, NBER working paper No. 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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