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원팀’구성에 성공하려면

원팀주의도, 계파주의 · 무정부주의도 경계해야 ‘26년간 위헌상태’ 당헌당규 이번 참에 고쳐라 이지사, ‘대장동 의혹’에 성실한 자세로 소명해야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갈길 먼 ‘원팀’ 구성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0월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다. 하지만 ‘결선투표’를 부르짖었던 이낙연 후보측의 이의제기에 따른 경선갈등의 후유증은 오래가고 있다. 당무위원회의 결정을 이낙연 후보가 수용해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고는 있지만 ‘진정한 원팀’구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낙연 후보측은 경선 다음 날인 11일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 김두관 의원의 득표를 모두 무효처리해 이재명 후보의 과반(50.29%) 선출을 선언한 당 선관위의 결론이 잘못됐다면서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낙연 후보 측은 사퇴 후보의 표를 무효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49.32%가 돼 과반이 안 되는 만큼 ‘결선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당규에 대한 최종적인 해석권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당무위는 특별당규(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 규정) 제59조1항, 경선 과정에서 사퇴한 후보자의 과거 득표분을 전체 유효 투표 수에서 제외해 무효표로 처리하는 규정이 타당한지에 대해 유권해석을 내리기 위해 모였다. 회의결과 당무위는 “지금까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가 해당 당규에 대해 결정한 것을 추인키로 했다”고 결정함으로써 이낙연 후보측의 이의제기를 수용하지 않았다.

민주당 당무위가 결선투표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50.29%로 과반 득표를 한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재차 확정하자 이낙연 후보는 “당무위원회 결정을 존중한다.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선언했다. 이낙연 후보는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재명 후보께 축하드린다”면서 “이 후보께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당원을 향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주시기 바란다”며 “동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모멸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는 승리할 수 없다. 우리가 단합할 때, 국민은 우리를 더 안아 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낙연 후보는 “지금은 민주당의 위기”라며 “민주당이 더 혁신하고, 더 진화하며, 국민과 국가에 무한책임을 지는 더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한바탕 긴장관계를 불러온 이의제기 절차는 절차상 마무리됐지만 뒤 끝이 개운치가 않다. 뒤끝이 찝찝한 것은 왜일까? 이재명 지사를 향해 던졌던 이낙연 후보측의 수위 높은 공격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캠프 내 김종민 의원은 이번 경선을 ‘사사오입’을 허용한 ‘부정선거’라고 규정했고, 설훈 의원은 대장동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이 지사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하기까지 했다.

일부 이낙연 지지자들은 이낙연 후보의 ‘당무위 결정 수용’과 별개로 이번 결정을 신뢰하지 않고 있는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다. 그들은 여전히 이재명 후보로는 불안하다는 인식이 여전하고, 대장동 사태가 계속 번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 갈등이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고 있지 않고 있다. 특히, 그들은 14일 대선 경선 효력을 무효화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는데, 이것은 경선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한 대표 소송자인 김진석씨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경선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특별당규의 취지인 결선투표를 장려하는 방향이 아니라 ‘원팀’을 저해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송영길 대표는 노골적으로 사퇴자 표를 무효표로 인정하라는 소위 ‘사사오입’ 주장을 반복했다”며 “무리한 ‘사사오입’ 해석을 한 주체가 다시 해석에 대해 심판을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으므로 민간 법정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 4만6천여명 규모의 소송인단을 대리하는 정환희 변호사도 “경선 투표에 참여한 당원들과 시민들이 결선 투표에 대한 권리를 침해당해 이의제기를 하는 것”이라며 “▲결선투표 취지 훼손 ▲민주적 절차 위반 ▲선거관리 중립 의무 위반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과 같이, 이낙연 후보의 당무위의 결정수용으로 민주당 경선갈등이 봉합은 되었다. 하지만 통합 선대위 구성 등 민주당이 원팀으로 선거를 치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에 충돌했던 감정의 골을 볼 때, 험로가 예상된다. 그간의 앙금을 털고 당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작금의 민주당 내홍을 해소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적전분열로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 된다. 이낙연 후보와 캠프 인사들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더라도 형식상 원팀에 그칠 뿐, 일부 지지자들은 이재명 후보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원팀 구성을 위해 해야할 일 3가지

쉽지는 않겠지만 민주당이 당 내홍을 잠재우고 원팀이 되기 위한 특단의 방법론을 모색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민주당이 원팀구성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급한 대로 세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당내 다수파들의 반민주적 패권주의논리를 자제해야 한다. 다수파들은 생각이 다른 소수파의 노선을 ‘불복’이니 ‘분열’이니 ‘일베’니 하면서 식민지 점령군처럼 패권주의 논리나 다수결주의 및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로 몰아붙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오히려 소수파의 의견개진을 무시하고 배척하는 이른바, ‘원팀주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원팀주의’는 내부의 다양성을 억압하고 차이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에 타도해야할 가상의 적을 가정하면서 내부의 차이와 다양성을 ‘분열’로 설정하여 지나치게 동질성을 강조하여 패권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이런 가정과 설정은 한마디로 당내 민주주의를 억압하기 위한 다수파들의 패권논리라 할 수 있다.

정당 내 다양성을 부정하는 ‘원팀주의’도 문제이지만 반대로 구심력없이 공적 질서를 부정하는 ‘계파주의’나 ‘무정부주의’도 경계하는 게 맞다. 이런 원팀주의와 계파주의·무정부주의의 두 극단을 벗어나 진정한 통합을 위한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혁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즉 다양한 세력의 존재를 허용하되 견제와 균형의 혼합정을 추구하는 공화주의적 조직문화나 연방제적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둘째, 갈등의 발단이 된 ‘무효표 처리’와 관련하여 민주당 당규(59조, 60조)가 26년 동안 ‘위헌상태’에 있다는 것을 점검해봐야 한다. 1995년 대법원 판례의 정신에 따라 근본적으로 당규를 개정하는 절차로 토론회를 열고 공론을 모아야 한다. 1995년 대법원은 이런 ‘무효표 처리’에 대해 판례(대법원 1995. 8. 29., 자, 95마645)를 통해 결론을 내놓은 바가 있는 데 이것을 1995년 이후 현재까지 26년간 민주당 지도부가 외면한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당시 대법원은 한 노동조합 대표자 선거의 결선투표에서 ‘총투표수’의 과반수에는 미달하나 ‘총 유효 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자로 인정한 원심 결정을 파기한 바 있다. 즉, 대법원은 “조합 총회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임원으로 선출되려면 재적 조합원 과반수 출석해 투표를 시행하고 총투표자 과반수의 득표를 해야 한다”며 무효 투표수를 제외하고 유효 투표수만을 모수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때마다 논란이 된 무효표 처리를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계파간 정치적 이해득실과 직무태만으로 인해 관련 민주당 당헌당규를 그동안 제대로 바로잡지 못해 26년간 위헌상태에 있도록 사실상 방치하다가 이번에 또다시 문제가 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송영길 당 지도부는 26년간 위헌상태로 방치된 직무태만의 현실을 전당적으로 자성하고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당은 그 목적,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헌법 8조 2항에 맞도록 민주당 당헌당규를 더 이상 문제가 없도록 근본적으로 개정해야 할 것이다.

셋째, 3차 국민선거인단투표에서 드러난 민심에 대해 당리당략적이고 아전인수식 평가를 지양하고 대장동의혹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대장동 의혹 여파가 강타한 가운데 열린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보면 경선 승자인 이재명 지사의 득표율은 매우 저조한 28.3%에 그쳤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주문한 터다. 이재명 지사와 민주당은 더욱 겸허한 자세로 이 의혹에 관한 수사에 협조하고 국정감사 등 각종 검증에도 진솔하게 임해야 한다.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의 이재명 지사의 패배는, 대장동 의혹이 이러한 ‘선 긋기’로 넘어갈 사안이 아님을 말해준다. 이재명 지사는 보다 낮은 자세로 성실하게 소명해야 한다.

1955년 자유당 정권의 ‘사사오입 개헌’에 맞서는 계기로 창당된 민주당은 66년 동안 국민과 함께해온 정통성 있는 민주정당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무효표 처리방식을 놓고 ‘2021판 사사오입’이라는 비판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민주당은 ‘40대 기수론’ ‘노무현 돌풍’ 등의 정치혁명과 ‘외환위기 극복’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경제와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온 정당이다.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원팀이 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아 당면한 민주당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

채진원 경희대 교수

채진원 경희대 교수는 비교정치학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공화주의와 경쟁하는 적들」(2019), 「무엇이 우리 정치를 위협하는가」, 「노무현의 민주주의(공저)」,「정당정치의 변화, 왜 어디로(공저)」등이 있다.

댓글

    함께 읽을 글

    칼럼 전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