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어떤 선거마케팅에 움직일까
선거마케팅도 상품마케팅처럼 전략짜야
[서의곤 BRiO 대표] 여당의 다음 대선 후보가 결정됐다. 제1 야당은 최종 후보 선출을 앞두고 있다. 대선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후보들마다 자신의 장점을 호소하기보다 상대방을 비방하기 바쁘다.
선거에서 표를 얻는 것이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같은 사람이지만 한 쪽에서는 유권자라 불리고 다른 쪽에서는 소비자라 불린다. 어떻게 부르건 같은 사람이니 같은 인지적 작용과 정서적 반응이 결합되어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선거 캠페인을 마케팅 전략과 관련해 생각해 보았다.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
선거에서 어떻게 해야 표를 많이 얻을 수 있을까? 결국 알고 싶은 것은 이것일 것이다. 이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먼저 정서적 반응을 생각해야 한다.
선거의 후보이건 상품이건 많은 연구자들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인간상을 가정하고 이론을 수립했다. 어떤 공약을 내세우면 몇 명의 표가 올 것인지, 선택의 결과가 나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 등을 계산하고 내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한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굳이 연구들을 열거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논리보다 감정이 앞선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특히 지금 대선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은 대부분이 감정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인간의 뇌는 어떤 사물을 인식을 하면 거기에 대한 인지적 처리보다 정서적 반응을 더 빨리 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뇌가 나를 보는 순간 강한 긍정적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이 될 것이다.
①내 ‘브랜드 가치’ 세우기
사람이 인지적 판단보다 정서적 반응을 먼저 하지만, 특정 후보에 대한 정서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형성하게 된다. 무작정 어떤 사람을 미워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잘 찾아보면 다 이유가 있다. 즉 정서적 반응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성적인 평가를 거쳐 정서가 형성된다.
따라서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인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그 사람에게 내가 최종적으로 어떤 이미지로 보이고 싶은지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이것이 ‘브랜드 가치’이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면 된다.
②말과 행동에서 일관성 만들기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후보에 대해 어느 정도 이미지를 갖고 있다. 사람들은 후보의 말이나 행동을 보고 기존에 갖고 있는 이미지를 강화하거나 수정하게 된다. 따라서 후보자 입장에서는 현재 국민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먼저 냉정히 판단한 다음, 이후의 말과 행동이 국민들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잘 판단한 다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 이것이 곧 ‘마케팅 전략’이다.
그런데 무조건 좋은 말과 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걸 사람들이 다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기존의 인식에 완전히 일치하거나, 아니면 기존의 인식 체계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 말은 무시해 버린다. 따라서 사람들의 태도를 조금이라도 움직이려면, 기존의 나에 대한 인식 체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새로운 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것은, 말 자체가 맞느냐 틀리느냐, 혹은 그것이 좋으냐 나쁘냐보다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 뉴로마케팅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③하나의 가치로 표현하기
말과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궁극적인 가치관이 명확해야 한다. 그래야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그 가치관을 반영한 일관된 말과 행동이 나올 수 있다. 상품의 마케팅에서는 이를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 또는 ‘브랜드 가치’라 부른다. 김영삼 및 김대중 전 대통령들의 브랜드 가치는 민주화였다. 당시의 시대 정신을 하나의 단어로 제시해 사람들의 마음에 호소해 강력한 정서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다.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하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두 전직 대통령이 시위 주도 10회, 단식 투쟁 10회, 국회에서 민주화 연설 10회 등으로 기억하는 것보다 민주화 운동 30회로 기억하는 것이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다. 세 개를 10회씩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를 30회 반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반복학습의 효과는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후보자들은 다양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사람들은 각 정책 대안들을 평가하고 호불호를 형성해 정서적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다. 이 때 여러 정책 대안이 하나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일 수 있으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일관성 없고 무분별한 메시지는 지지자 유지가 아니라 이탈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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