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논란의 ‘중대재해처벌법’ 이래서 반대한다
경영자 겨냥한 과도한 규제법 만들고, 스타트업, 청년창업 활성화 바라나
[박민재 법무법인 대륙아주 파트너변호사] 임인년 새해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새해는 지나간 해보다 나으리라는 기대를 담은 신년 계획과 더불어, 달라지는 제도나 법률에 대한 이해와 준비도 필요하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경영계의 걱정이 많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는 법”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이미 시행령과 고용노동부의 해설서까지 나왔지만, 과도하고 모호한 입법이라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왜 중대재해처벌법 만들었나?
기업은 대부분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두고 있거나 실무적인 안전보건관리책임을 공장장 등에게 위임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개인사업주나 경영책임자등에게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부과하고,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방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등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즉 산업안전보건법이 산업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안전보건담당자, 책임자, 총괄책임자 등에게 맡기도록 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에게 전체적인 안전 경영을 하라고 주문하고, 이를 위반했을 때는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데 방점을 두었다.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명시함으로써 경영책임자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여러 조치들을 이행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개인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해, 사망의 경우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징역과 벌금을 병과 가능), 부상 또는 직업성 질병 재해의 경우에는 7년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중대산업재해로 선고받은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같은 죄를 저지른 경우, 각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인에 대해서도 처벌이 가능하다.
다른 법률에 비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이 매우 무겁다. 이처럼 처벌이 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더 높은 건설업계나 제약업계의 불안은 매우 심각한 상태다.

이런 처벌은 누가 받게될까
중대재해처벌법이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주체로 명시하고 있는 사업주와 ‘사업 전체를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인 경영책임자는 누구인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과 산업안전보건법의 대표이사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근로기준법의 사업경영담당자는 어떻게 구분되고, 어떤 역할의 차이가 있는가?
유사 또는 중첩적인 모호한 개념들이 법률마다 다르게 규정되어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경영책임자가 기업내의 모든 상황을 다 꿰뚫고 일일이 점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대부분 위임전결규정에 따라 권한이 하부 직책으로 이양되어 있다. 해외 출장 중인 CEO가 총무부장이 전결처리한 사옥 청소용역을 담당하는 하도급업체 직원까지 챙겨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하도급 구조하에서는 수급업체, 하수급업체 경영책임자와 함께 중첩적인 의무 이행 주체가 될 수도 있어 우려가 더한다.
어쨌든 고용노동부의 해설서에 의하면, 상법상의 대표이사는 원칙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
어떻게 대비하라는 걸까
중대재해처벌법은 개인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에게 1.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2.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3. 중앙행정기관ㆍ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 4.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등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중대재해처벌법 제4조)를 부과하고 있다.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열거하고 있지만, 안전보건 확보 의무 범위는 포괄적이고, ‘관리상의 조치’ 등은 불명확하다. 처벌 수위 역시 매우 높고, 자기 책임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경영책임자에게 조치의무를 강제하고 있는 “점검 또는 보고 결과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인력을 배치하거나 예산을 추가로 편성·집행하도록 하는 등 해당 의무 이행에 필요한 조치”(시행령 제5조 제2항)라는 부분은 “편성·집행하도록 하는 등”, “해당 의무 이행에 필요한 조치”라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개념을 중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영책임자가 취해야 할 조치의 범위가 무엇이고, 어디까지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에서 말하는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관하여 시행령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을 확보하는 데 관련되는 법령”(시행령 제5조 제1항)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나, 이 또한 매우 광범위하고 명확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과도한 규제 대신 기존 법 보완해야
이처럼 불명확하고 모호한 규정이 많다 보니 법률전문가 사이에서도 해석이 다르고, 누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첫 판례에 이름을 올리게 될지 경영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그 외에도 사용자측이나 노동자측이 지적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문제점은 많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중대재해의 예방’이 아니라,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에 주력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시각 자체가 아닐까 한다. 경영책임자를 겨냥하는 법을 만들어 놓고서 스타트업, 청년 창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건 무리하고 앞뒤가 안맞는게 아닐까? 현실을 무시한 과도하고 모호한 규제는 자원배분의 왜곡과 비효율을 낳는다. 규범에 복종해야 하는 수범자의 준법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경영책임자 등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산업재해는 훨씬 줄어들고 보다 안전한 근무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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