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 지연제출? 그 주식은 일단 던지고 봐!
[임방진 회계사의 껍질 벗겨내는 기업회계] 알테오젠, 에디슨EV 사례를 보면... 외부감사인이 반대의견...투자 주의!
기말감사의 마무리가 한창인 지난 3월의 어느 날, 필자가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켜 놓은 모 경제TV에서 상장사의 공시사항에 관한 단신기사가 소개되고 있었다.
‘알테오젠 감사보고서 지연제출…’
옆에 있던 아내가 문득 물었다. “어, 나 저 회사 주식 가지고 있는데. ’감사보고서 지연제출’이란 게 뭐지? 하여간 회사에 문제가 있는 거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겠지.”
“가능성이 높다니? 문제가 없는데, 왜 감사보고서가 제때에 안나와? 저 회사 상장폐지 되는 거 아냐?”
“감사보고서가 지연제출 되는게, 상장폐지가 된다는 말은 아냐. 나중에 알려줄께”라고 얼버무리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며칠 후 비슷한 이야기가 또 나왔다.
‘에디슨EV 감사보고서 지연제출’, 여기에 더해서 ‘4년 연속 적자를 이유로 관리종목지정 우려’
“어머, 나 저 주식도 가지고 있는데. 어쩌지?”
주식투자에 입문한 지 2년 정도 되었을까. 아내는 열심이다. 다만, 입문초기 ‘마이다스의 손’이 시간이 지나며 ‘마이너스의 손’으로 바뀐 점이 아쉬울 뿐이다.

어쨌거나, 상장사의 감사보고서가 지연제출된다는 것은 결코 좋은 시그널일 수 없다. 그런데, 이들은 왜 지연제출하게 된 걸까?
우선 외감법 등 근거규정에 의해 외부감사인은 회사에게 정기주총 1주일 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회사는 감사보고서 수령당일 거래소에 공시하도록 되어 있다. (근거규정: 외부감사법 제23조제1항 및 동법시행령 제27조제1항, 유가증권시장공시규정 제7조제1항제2호마목 및 코스닥시장공시규정 제6조제1항제2호마목)

2022년 3월 18일 감사보고서 제출을 지연한 알테오젠의 공시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알테오젠은 3월 28일이 정기주총일이니 1주일 전인 3월 18일(3월 28일이 월요일이고, 1주일 전이면 3월 20일이 되어야 하나, 이 날이 일요일인 관계로 3월 18일 금요일이 기한이 되었다.)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전환우선주 회계처리에 대한 외부감사인과의 의견차이로 제출이 지연되었다는 내용의 공시였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알테오젠은 2014년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기업이다. 시가총액은 2조원이 넘는다. 그런데 신약개발 관련도 아니고, 뜬금없이 전환우선주의 회계처리문제 때문에 감사보고서가 지연된다고?
결국 회사 측이 자본으로 분류했던 전환우선주를 외부감사인의 판단에 따라 부채로 분류한 후, 3월 25일에야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자본이었던 것이 부채로 분류되었으니, 알테오젠의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회사는 금융부채로 처리된 전환우선주가 곧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므로 다시 자본으로 분류될 것인 바, 자본건전성 문제는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최근 주가흐름도 좋지 않은 상황에선 주주입장에선 많이 화가 날 대목이다.
사실 상장사가 의무적용해야 하는 국제회계기준(K-IFRS)은 일반기업회계기준과 달리 구체적 회계처리가 아닌 기본적인 원칙만을 제시하고 있다. 원칙에 따른 판단에 따라 서로 다른 회계처리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와 회계감사인 사이에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할 경우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다면, 회사로서는 가장 주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처신이리라.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지만, 한때 시장에는 알테오젠의 감사의견이 ‘적정의견이 아닐 수 있다’는 풍문도 돌아 회사와 주주들을 식겁하게 했다.
에디슨EV는 더 드라마틱하다. 쌍용차 M&A부분은 너무 유명하니, 감사보고서 제출과 감사의견 부분만 조금 더 살펴보자. 3월 22일 공시된 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두가지 공시가 있었다.


에디슨EV의 첫번째는 ‘감사보고서 제출지연에 대한 공시’였다. 그리고 두번째는 ‘내부결산시점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이라는 제목의 공시였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부분이다. ‘외부감사인 감사 중 수치정정에 따른 영업이익 적자전환’ 부문.
상장사는 4사업연도 연속 영업 손실이 발생하면 감사보고서에 의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그래서 회사는 어떻게든 영업이익으로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외부감사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즉, 최초에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는 흑자였지만, 감사과정에서 지적사항을 반영해보니 적자가 되었다는 말이다. 당연히 회사와 외부감사인간 줄다리기가 이어졌을 것이고, 이러면서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었다고 읽히는 대목이다.
결국 3월 29일에야 감사보고서가 제출되었고, 감사의견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되었다. 이는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결국 평범한 투자자인 필자의 아내가 보이는 상식적인 이해처럼, 감사보고서가 제때 제출되지 않은 회사는 상당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형적인 사례로 이 경우는 마무리되었다.
다행히 아내는 감사보고서 지연제출 공시를 보자마자 잽싸게 주식을 정리했다. 주당 5만원대에 샀으니 반토막 보다 못하게 건진 셈이지만, 설마설마 하며 망설이다가 거래정지를 당하고 상장폐지를 기다리는 다른 소액주주들에 비한다면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고나 할까.
그렇다. 상장사씩이나 되면서 감사보고서를 제때에 제출도 못한다고? 이런 회사라면 그 주식은 일단 던지고 보라!! 별 일이 아닌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사도 늦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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