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퇴직금 50억 받으려면?
[김홍상의 노동법 이야기] 통상 퇴직금은 1년에 30일치 급여 월급여 8억5천만원 받아야 50억원 돼 법원 뇌물 아니라지만, 국민이 납득할까
며칠 전 초등학교 다니는 딸과 산책하는데, 딸 아이가 질문을 했다. “아빠! 곽상도 퇴직금 50억 무죄가 무슨 말이야?” 조금 전에 길 가에 걸려있던 현수막을 보고 물어보는 말 이었다.
지난 2월 8일 법원은 곽상도 전 의원 아들 곽병채에게 지급된 퇴직금 50억원이 뇌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 금원을 지급했던 사업주인 화천대유는 산업재해 위로금 명목이었다고 주장했고, 곽상도 전 의원은 성과급이라고 이야기 했다.
산업재해 위로금이든, 성과급이든, 퇴직금이든 우리 국민의 정서상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원으로서 너무 과하게 지급되었던 것은 아닐까?
1954년 시행된 퇴직금 제도
근로기준법은 1953년에 제정되었다. 그 당시 “해고자에 대한 지급”이라는 조항을 두고, 1954년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라 상시 30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장에 이를 적용했다. 해고자에 대한 지급 조항은 “사용자는 해고 근로자에게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되, 2년 이상 계속 근로하면 계속근로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을, 계속근로년수 10년 이상인 때에는 10년을 넘는 1년에 대하여 60일분을 가산”토록 하였다.
1961년 12월 4일 개정 근로기준법은 해고예고제도를 도입하면서, “해고자에 대한 지급”을 “퇴직금 제도”로 변경하였다. 사업규모 3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용하던 퇴직금 제도는 1975년 16인 이상 사업장→1987년 10인 이상 사업장→ 1989년 5인 이상 사업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0년 12월 1일에 근로자 1인 이상의 사업장으로 적용, 확대되었다.
지난 2005년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시행되었다. 이 법은 근로기준법을 모법으로 하는 특별법의 성격을 갖는다. 즉, 근로기준법에 규정되어 있던 퇴직금제도가 퇴직급여제도로 흡수되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으로 이전된 것이다. 이 법에 따른 퇴직급여제도란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그리고 퇴직금제도를 말한다.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던 “퇴직금 제도”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으로 이전하면서 퇴직연금제도를 신설하여 퇴직급여제도가 탄생하게 되었다.
퇴직금은 어떤 돈일까
우리나라의 퇴직금 제도는 일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유사한 제도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퇴직금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근로관계 종료 후에도 생활의 어려움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사회보험의 발달로 최근에는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실업급여)등을 통하여 실직자 또는 퇴직자를 보호하고 있다.
퇴직금의 법적 성격으로는 △공로보상설 △생활보장설 △임금후불설 등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다수설과 판례는 임금후불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퇴직금은 사회보장적인 성격과 공로보상적인 성격이 포함되어 있으나, 임금적인 성질을 갖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도입 취지가 노후보장임을 감안한다면, 임금후불보다는 ‘생활보장설’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듯하다.
퇴직금이 50억원 되려면
퇴직금 제도를 설정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해야 한다. 이 규정은 원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이라고 정하고 있다. 30일분(약 한달치 급여) 이상만 지급하면 법위반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1년 일하면 30일분만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노동법은 이처럼 최소한의 기준으로 정해두었다. 최저임금도 그러하고 연차휴가도 1년에 15일 이상의 휴가를 지급하면 되는 것이다. 영세사업장의 경우 이러한 최저한도의 법률 준수도 어렵다 보니, 법만 지켜도 다행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고, 최근에는 많은 사업장에서 최소한의 규정은 준수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그 이상 초과해서 지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얘기다.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던 곽상도 전의원 아들의 근속기간은 5년 10개월이다. 퇴사 직전 급여는 383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6년 조금 안되게 근무를 하였다면 퇴직금으로써 6개월치 급여에 조금 못 미칠 것이다. 본인의 급여를 넣어서 계산해보면 바로 계산된다.
퇴직금이 50억원으로 계산되려면, 월급여가 약 8억5천만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1년 근속시 30일분의 평균임금으로 퇴직금이 산정되는 것이 통상의 예다. 물론 우리나라의 노동법은 “30일분 이상”으로만 지급하면 되기에 법률 위반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단지 국민 정서상 납득할 수 있는가가 문제된다. 뇌물이 아니라니. 그러면 초등학교 내 딸이 나중에 이같은 행운을, 아니 아버지 덕에 이런 행운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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