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게 배우는 창업보육전략은

[하영균의 진화생태경제학] 수컷 2마리에 새끼 맡기는 원숭이 높은 나무에 올챙이 옮겨 키운 개구리 배 주머니에 장기간 보육하는 캥거루 창업, 육성, 방위산업 등에 맞는 전략들

쌍둥이 새끼를 엎은 채 키우고 있는 타마린 원숭이.
쌍둥이 새끼를 엎은 채 키우고 있는 타마린 원숭이.

자연 생태계에서 번식 비용은 3단계로 구분이 된다. 첫째는 성(性) 선택으로 짝짓기 비용에 관한 것이다. 둘째는 부화 비용으로 알을 낳은 후 부화가 이루어지거나 탄생하는 시기까지의 비용이다. 셋째는 보육 비용으로 알에서 깨어나고 난 후 독립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하는데 드는 비용을 의미한다.

생각 외로 번식비용이 생물에게는 중요한 문제이다. 행태생태학적 관점에서 보면 짝짓기 이후 다양한 형태의 보육 방식이 확인된다. 보육 비용을 치르는 다양한 방식의 진화가 생물에게는 이루어져왔다. 진화라는 관점으로 보면 보육에 대한 문제가 아주 치밀하게 조직화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쌍둥이를, 수컷 두마리에게 보육시키는 타마린

첫번째는 원숭이의 한 종인 타마린에게서 볼 수 있는 특이한 경우이다. 마모셋 원숭이과에 속하는 종류인 타마린 원숭이는 쌍둥이를 낳아서 기른다. 어미는 항상 쌍둥이를 자신의 등위에 키우는데 자신이 먹이감을 구하려고 할 때는 혀를 내밀어 쌍둥이의 아빠를 부른다. 그런데 쌍둥이의 아빠는 2명이다. 즉 이들은 쌍둥이를 임신할 때 같이 교미를 하였기 때문에 누가 아빠인지 정확히 모른다. 그러기에 두 명을 다 불러서는 하나씩 등에 올려 주고는 먹이를 구하러 간다. 쌍둥이를 키울 때는 모유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먹어야 하는 먹이양도 많다. 쌍둥이 아빠로 추정되는 수컷 두마리에게 쌍둥이를 맡김으로써 수컷은 아빠로서의 역할도 하게 되는데 만일 수컷 한 마리에게만 쌍둥이를 다 맡기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 때문에 각각 하나만 맡기는 것이다. 그 새끼가 자신의 자식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2명중 하나는 자신의 자식이라고 보고 어미의 이런 요구에 의무감을 가지고 새끼를 지킨다. 이런 암컷 타마린의 행동은 어쩌면 수컷을 속이는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수컷도 알고 있다. 이미 속고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 이 수컷 둘은 어쩌면 형제일지 모른다.

인간 세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티벳에 사는 민족은 일처다부제를 채택하고 있다. 험한 지역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명의 남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다. 다만 이들이 결혼하는 것은 단순히 여러 명의 일반인과 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과 결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전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했다. 즉 이와 같은 비슷한 이유로 암컷 타마린은 두 명의 수컷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동은 환경 속에서 생존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런 방식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타마린은 꼭 쌍둥이를 낳아야 한다. 그렇게 쌍둥이를 낳을 수 있도록 타마린이 진화한 것이다. 하나를 낳는 것보다는 둘을 낳아서 키우는 것이 좋다. 그러나 원숭이의 특징상 하나를 기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둘을 낳아서 함께 기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둘을 낳아서 기를 경우 생기는 위험 요소를 두 명의 수컷을 통해서 해결한 것이다. 즉 2명의 후원자를 두는 방식으로 진화를 한 것이다.

올챙이를 나무위에서 키우는 개구리

두번째로 특이한 보육 방식은 딸기독화살 개구리에서 볼 수 있다. 딸기독화살 개구리는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자신의 후손을 지킨다. 이 개구리는 숲 속에 물기가 있는 곳에 알을 낳고 부화하기를 기다린다. 부화가 되면 물기가 줄어드는 때에 어미 개구리는 부화한 올챙이들을 등에 지고 나무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는 식물중에 잎들이 물을 감싸고 있는 곳에 올챙이 새끼를 데려다 놓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높은 나무에 올라야 하기에 많은 올챙이들을 낳을 수가 없다. 5~6개의 알을 낳고 높은 나무위로 올라가 온전히 성장하기를 기다린다. 물은 이슬이 맺히면서 지속으로 공급되기에 마르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 높은 나무에 먹이가 없기 때문에 올챙이들이 먹을 식량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 어미는 무정란을 낳아서 올챙이의 먹이가 되도록 한다. 몇 주를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무정란을 낳아 먹이를 만들어 주면 그때서야 올챙이는 다리가 생기고 꼬리도 줄어들어 완전히 새끼 개구리가 된다. 그 식물 속에 있는 조그만 웅덩이를 탈출하여 스스로 살아가게 된다.

딸기독화살개구리. 이름처럼 맹독을 가진 개구리다.
딸기독화살개구리. 이름처럼 맹독을 가진 개구리다.

딸기독화살 개구리의 생육 전략은 특화된 보육전략이다. 보육할 곳을 고르고, 그곳에서 먹을 것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올챙이가 완전한 개구리가 될 때까지 그곳에서 안전하게 보육되었다가 세상에 나온다.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개구리의 입장에서는 보다 안전한 보육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동물 세계에서는 수정란의 수와 생존율은 반비례한다. 즉 수정란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생존율은 낮다. 수정란의 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특별한 보육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을 제대로 세운 개체들은 살아남아서 종을 연속한다. 이 개구리의 경우 아마도 양서류 중에 수정란을 가장 적게 낳는 개구리일 것이다. 5~6개 정도만 낳지만 모두 개구리로 생존한다. 그 만큼 생존 확률이 높은 것이다.

새끼를 9개월동안 주머니에서 키우는 캥거루

세번째의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 호주의 캥거루가 가지는 보육 형태다. 호주에서 쉽게 보는 캥거루는 특이하게 새끼를 낳아서 기른다. 캥거루는 알을 낳지 않고 새끼를 낳아서 9개월 정도를 주머니에 넣고 기른다. 자라는 중에 어미 캥거루는 새끼가 자라는 동안 영양분이 다른 젖을 공급해 단계별로 성장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한다. 새끼는 완전히 자라도 환경 적응을 할 때까지 어미의 주머니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지낸다. 그렇게 1년 정도를 더 지내다가 완전히 성장을 하면 독자적으로 생존하게 된다.

캥거루가 이런 모습으로 진화를 한 것은 역시 후손의 안정적인 생존을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포유류는 새끼를 많이 낳지 못한다. 파충류로부터 진화한 포유류는 파충류가 많은 알을 낳는데 반해 적은 새끼를 낳고 그것을 최대한 안전하게 기르도록 하는 방법으로 진화했다. 캥거루의 경우도 새끼를 낳고 오랫동안 자신의 주머니에 넣어서 안전하게 기른 것이다. 포유류의 이런 행동은 끝없는 새끼와 어미의 유대감을 강화시키도록 만들었다. 그것이 안전하게 후대를 이어가는 방법의 진화다.

생태계 내에서 이런 다양한 방식의 보육 전략을 취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알을 낳았다고 하여 새끼가 부화해서 생존할 수 없다. 가능한 한 최대의 생존율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형태의 보육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새끼가 성인이 될 때까지 배주머니속에서 키우는 캥거루.
새끼가 성인이 될 때까지 배주머니속에서 키우는 캥거루.

창업보육전략, 자연의 보육전략에서 배운다면

보육전략은 산업 생태계에서도 꼭 필요한 전략이다. 바로 창업 보육 정책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창업은 일종의 부화와 비슷한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 창업 후 5년이상 생존율이 2019년 기준으로 보면 32.1% 정도라고 한다. 즉 5년 이내에 2/3가 망한다는 뜻이다. OECD 국가의 평균 5년 이상 생존율은 50%에 근접한다. 한국의 경우는 그보다 낮은 셈이다. 이런 현상은 창업을 했지만 창업 기업을 보육해 내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되어 있지 못해서 그렇다.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라 할 수 있다. 인구 1400명당 하나의 스타트업이 있는 나라이다. 그만큼 창업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또한 실패도 많다. 하지만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이스라엘에서는 창업 실패시에 회수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창업자에 대한 멘토링도 해주고 지원도 강화한다. 특히 위험이 높은 기술창업일수록 지원에 대한 책임은 공공 기관이 지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창업자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하여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창업 지원을 지속하는 것은 실패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실패하더라도 실패의 경험을 사회적 자산화하도록 하는 정책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생태계의 보육 전략을 창업 기업의 보육전략으로 재해석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타마린 원숭이와 딸기독화살 개구리의 지혜는

타마린 원숭이의 전략은 창업 기업에서 투자회사와 정부가 동시에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것과 비슷하다할 것이다. 정부는 공공의 영역으로 지원을 하고, 벤처 캐피탈과 같은 투자자는 철저하게 사업적인 가능성에 대한 평가와 방향에서 지원을 하는 것이다. 투자를 했으니 단순히 은행보다 안전한 투자로 만들기 위해 창업 기업을 감시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창업자와 이면 계약을 지키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 기업을 보육하고 육성을 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공공기관의 지원과 투자가 함께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공공 지원은 창업 초기에 아이디어가 사업 모델로 바뀌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벤처캐피탈은 사업모델이 만들어진 후에 사업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큰 역할을 한다. 마치 역할을 바꾸어가며 이어달리기를 하는 그런 창업 보육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딸기독화살 개구리의 전략은 시장을 세분화한 후 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배터리 시장과 전기차 시장을 세계적으로 장악할 수 있게 된데는 시정부나 성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해당 산업을 키워낸 것이 주효하다. 이 점은 중국의 시정부나 성정부가 미래 시장이 어떻게 가야할 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일 창업기업이 초기에 국제 경쟁으로 뛰어들 경우에는 살아 남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시정부나 성정부는 국가 산업의 미래라고 판단하고 관련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쳤다. 단순히 투자지원을 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초기 시장을 열어주고 시장 테스트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즉 초기에 생기는 불량이나 효율성이 낮은 문제를 초기 시장에서 판매를 통해 극복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시정부나 성정부는 의무적으로 전기차를 구매를 해주면서 시장을 활성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생긴 기업들이 세계로 나가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배터리와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는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방위산업 창업기업에 알맞은 캥커루의 보육전략

셋째로는 캥거루의 전략인데, 이 전략은 기술수준이 높아서 장기적인 보육을 해야 하는 산업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이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산업이 바로 방위산업과 같은 특수하고 기술 개발이 오래 걸리는 산업이다. 방위 산업은 한번에 모든 것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 국방에서 필요한 기술은 국가 안보기술이기에 함부로 내놓을 수도 없다. 망하지 않게 하고,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세계적인 기술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방위 산업에서 창업한 기업들은 망하지 않고 일정 정도 수준 이상의 경쟁력과 기술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길러주어야 한다. 이렇게 길러낸 기업들은 국가안보 뿐만 아니라 창업기업으로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런 사례가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산업이 바로 방위산업이고 창업도 많이 한다.

최근 들어 한국의 창업시스템은 많이 개선되고 좋아졌다. 다양한 보육 프로그램도 존재하고 지원사업도 정말 많다. 또한 액셀러레이터들이 많이 등장하여 창업 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창업 기업의 숫자를 더 중시하고, 투자 회수에 많은 신경을 쓰는 시스템으로 방향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창업을 하고 지원이 끝나면 사업을 접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방식의 창업 지원으로는 경쟁력 있는 창업 기업들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창업 기업의 성격에 맞게 보육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창업 경험들이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창업 기업들이 다가올 한국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글쓴이

하영균 에너지11 기술 대표

필자인 하영균 에너지 11 기술대표는 어릴적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독일 녹색당 강령집인 생태학이라는 책을 보고 서울대 곤충학과로 진학했다. 생태적 사고가 모든 자연과 사회현상의 뿌리가 된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지역과 기업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신발 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했고 글로벌 경험을 통해 산업의 진화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살폈다. 지금은 어릴적 꿈(물로 가는 자동차)이었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해 국내 최초 나트륨 이온 전지 회사 '에너지11'을 창업해 기술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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