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사악한 혁명’인가, 머스크의 발목잡기인가

[김정민의 친절한 IT이야기] 머스크 “AI개발 중단을”...믿을 수 있나 MS와 머스크, ‘제2의 애플’ 향해 경쟁중 양 진영, ‘신뢰도’놓고 치열한 싸움할 것

AI가 더욱 발전하면 사람들은 AI가 생성하는 정보들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AI를 동원해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할 것이다.
AI가 더욱 발전하면 사람들은 AI가 생성하는 정보들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AI를 동원해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할 것이다.

얼마 전 일론 머스크 등 IT 거물들이 “인공지능(AI) 개발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어 화제가 되었다. 머스크와 AI 전문가, IT업계 경영자들이 입을 모아 AI의 급속한 개발이 인류에 심각한 위험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머스크와 함께 한 핵심 멤버에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 개발사의 CEO 에마드 모스타크, 핀터레스트 CEO 에번 샤프가 포함되어 있고, 세계적 AI 권위자로 꼽히는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컴퓨터과학과 교수, 딥러닝의 창시자로 알려진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알파벳 산하 AI기업 딥마인드 연구진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독립적인 전문가들에 의해 AI의 안전에 관해 규제가 마련되고, 감시가 가능할 때까지 거대 AI개발을 멈춰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오픈AI와 MS(마이크로소프트)가 한참 앞서가고 있는데, 안전과 규제를 핑계로 선두업체의 AI개발을 중단시키고, 후발주자들이 그 틈을 이용해 따라잡으려는 전략이라고 의심하는 시선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

오픈AI의 시작은 일론 머스크?

사실, 오픈AI는 2015년에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오픈AI 현 CEO) 등이 공동 설립했다. 당시 이들은 “모든 인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며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만들었다. 이듬해인 2016년에 머스크는 뇌공학 회사 ‘뉴럴링크’를 별도로 설립하였는데,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에 칩셋을 이식하여 인간의 지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며, 가까운 미래에 AI가 인간을 위협할 정도로 발전될 때를 대비해 이에 맞설 수 있는 ‘초인’적인 인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머스크는 이때부터 AI개발의 위험성을 지적하곤 했는데, 그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머스크는 오픈AI를 떠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좀 흥미롭다. 욕심쟁이 머스크는 오픈AI에서 AI를 연구하고, 뉴럴링크에서 AI에 대적할 인간을 연구하고, 테슬라에서 AI 자율주행을 연구했다. 그러나 후에 이 욕심이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 유능한 인재가 부족한 AI개발 시장에서 인재 확보 전쟁이 벌어지게 되자, 머스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개발을 위해 오픈AI 초기 연구원이자 핵심 인재를 테슬라로 데리고 갔다. 이에 대해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됐고,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를 떠나며 자기 지분도 MS에 매각했다. MS는 2019년 10억달러, 2023년 100억달러를 오픈AI에 투자하면서 오픈AI를 지배하게 된다. 이어 현재 오픈AI는 영리법인으로 전환됐다.

MS는 사악하고, 머스크는 선한가?

MS는 미국 빅테크 기업 중 ‘사악하다’는 말을 많이 듣곤 했다. ‘사악’하다는 표현은 라이벌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이고, 쉽게 말해 돈벌이를 제대로 잘한다는 것이다. 즉 ‘사익’을 제대로 잘 추구한다는 뜻이다. 확실히 MS로 넘어간 이후부터 오픈AI는 돈이 되는 서비스, 사람들을 혹하게 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그리고 서비스의 포장도 기가 막히게 하고 있다. 인간을 매우 이롭게 하지만, 회사의 잇속은 제대로 챙기는 이런 MS의 경영을 두고 라이벌 회사들은 ‘사악한 혁명’이라고 비꼰다.

반면 머스크는 선한 탈을 쓰고 있지만 결코 선하지 않다는 평을 듣는다. 항상 오픈소스, 공개, 사람을 강조하지만, 이 또한 자신의 사업 방향과 부합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항상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오픈소스, 공개, 사람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머스크는 규제를 가장 잘 이용한다고 평가된다. 규제로 시간을 벌고, 열심히 선두를 따라잡는 전략을 써왔다.

머스크는 태생적인 사업가인데 특히 선하게 포장하는 것을 잘한다. 최근 머스크 세력은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하며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우드스탁’이 개최되었는데, 테크분야 최대 규모의 팝업 이벤트로, 단일 기업의 독점 AI에 대항하는 오픈소스 진영의 이벤트로 포장해 MS의 AI독점을 비판하고 AI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공론화하는 자리였다.

MS의 창업주 빌 게이츠.
MS의 창업주 빌 게이츠.

챗GPT가 그렇게 대단한 것인가?

지난 칼럼에서도 설명을 했지만, 현재 떠오르는 첨단기술로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등이 회자되고 있는 가운데, 필자가 보기에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은 AI, 그중에서도 생성AI가 유일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보면 더욱 그러한데, 챗GPT의 등장 이후 요즘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 500개 이상의 생성AI 스타트업이 생겨났다. 이들은 대부분 생성AI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생성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들이다. 앞서 설명한 MS와 머스크의 싸움은 빅테크 기업의 생성AI 시장 선점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빅테크들은 왜 생성AI 시장을 선점하려고 하는 걸까?

생성AI는 바둑만 잘 두는 알파고와는 차원이 다른 혁신이다. 쉽게 비유하면,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아이폰이 등장해 보편화 되면서 수많은 앱(App) 기업이 생겨나고 엄청난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포함), 카카오톡은 SNS를 기반으로 플랫폼 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애플의 아이폰과 IOS, 안드로이드OS는 플랫폼들의 플랫폼이다.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생성AI 시스템 개발 전쟁은 플랫폼들의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폰과 IOS를 선점한 애플은 2011년 전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라 지금까지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안드로이드OS를 선점한 구글도 승승장구 중이다. 정리하자면, 챗GPT의 등장 이후 MS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단순한 App 회사가 아니라 플랫폼들의 플랫폼, 제2의 애플이 되고자 경쟁 중이다.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생성AI를 활용한 App기업, 제2의 페이스북이 되고자 경쟁 중이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머스크는 포기하지 않고, MS와 오픈AI를 공격할 것이다. AI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점차 증폭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통제되지 않은 MS의 독점 AI는 오류와 편향을 넘어 인류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이미지를 뒤집어씌울 것이다. 그런 후에 규제가 마련되고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AI의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을 것이다. 반대로 MS와 빌게이츠는 AI개발 중단에 반대할 것이다. 스타트업들에게 저렴하게 생성AI API를 제공하며, 자신들의 우군을 늘려나갈 것이다. 가히 빅테크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나름 정리해보면, 생성AI와 관련해서 거버넌스의 개념, 즉 규제의 도입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AI가 자신의 직업을 침범하고 평온한 삶을 바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위험에 더 크게 반응을 할 것이다. 신기술의 개발이 인류에게 어떤 위협으로 다가올지 알지못한다는 것이 우리를 더 두렵게 만든다. MS와 챗GPT 진영이 머스크의 신뢰성 공격을 방어할 방법도 마땅히 없다. 머스크가 규제 덕분에 따라잡을 시간을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픈소스, 공개, 검증 진영의 개발 속도는 태생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 이대로 생성AI 기술이 발전하도록 내버려 두면,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AI의존이 점차 심해질 것이다.

그러나 AI가 무슨 기준으로 글을 작성하는지 알 수 없다. 팩트인지, 조작인지, 광고인지 아닌지, 경계가 모호해진다. 그래서 메타 정보를 오픈하라는 요구가 거세어질 것인데, 지금까지 항상 그래 왔듯이 빅테크는 오픈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오랜 기간 생성AI 시장에 두 진영이 공존할 것이다. 더 빠르고 좋은 성능을 가졌는데 약간은 오류가 있고 위험도 있는 제1진영, 조금 느리고 성능도 조금 딸리지만 메타정보와 생성 알고리즘이 공개되어 있고 어느 정도 신뢰성이 담보되는 제2진영이 공존할 것이다.

사람들은 AI가 생성하는 정보들이 늘어날수록 의심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또 AI를 동원해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할 것이다. 두가지를 같이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2배로 들기 때문에 성능이 떨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2가지 플랫폼중 하나를 선택해서 사용할 것인데, 각자가 처한 상황과 위치에 따라서 그 선택이 달라질 것이다. 오류의 위험성은 있지만 기술적으로 성능이 뛰어난 플랫폼에 사람들이 몰릴지, 기술적으로 떨어지더라도 정확하고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에 사람들이 모여들지 두고 볼 일이다.

글쓴이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겸 (주)위츠 대표이사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법학(부전공)을 공부했다. 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 후 IT기업 준법팀장을 거쳐 법무법인 경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위 간사, (사)한중법학회 이사, 한국NFT학회 이사,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자문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라이선스 간편거래 플랫폼 위츠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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