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제’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기획- 민주주의·리더십 포럼] ‘김남국 방지법’이후 이재명 체제의 혁신 현 체제로 내년 총선 치를 수 있을까 ‘회의’ 결국은 공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해야
- 2023년 3월부터 <더 칼럼니스트>와 <민주주의·리더십연구회>는 공동기획으로 [민주주의·리더십 포럼]을 진행합니다. <더 칼럼니스트>는 정치학·법학·언론학·행정학·경제학을 전공하는 <민주주의·리더십연구회>의 사회과학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통해 월 2회에 걸쳐 민주주의와 리더십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쟁점을 소개하여 민주공화주의에 입각한 시민의식의 확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최근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인물은 김남국 의원이다. 그는 코인 투기거래 의혹을 받자 ‘윤석열 정부와 검찰의 기획수사설’을 부각시켜 ‘국민정서법’을 깨뜨렸다가 돌연 민주당을 탈당하고 잠적하였다.
국민들이 그에게 분노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으로서 상임위원회 회의 중 코인 거래로 직무유기를 했으며, 영리 추구를 금지한 국회법의 취지를 위반했다.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 등 이해충돌이 있는 법안을 발의하여 민의를 배신했다. 직무상 내부거래 정보 이용은 물론 이익단체의 로비 의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법’과 ‘불법’이 아니라는 말로 오리발을 내밀어서 국민상식을 깨뜨렸다.
국회는 쓰나미로 다가오는 ‘김남국 사태’를 우려하여 급한 대로 ‘김남국 방지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여야가 초당적으로 ‘김남국 방지법’을 통과시킨 배경은 무엇일까? 그 핵심은 이번 사태가 늑장대처로 ‘제2의 조국사태’로 번질 경우,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도 무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남국 방지법의 의미와 과제
이 시점에서 정치권은 국민에게 ‘김남국 방지법’의 주요 내용을 보고하고 미비점과 추후 과제에 대해 약속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사태로 ‘이재명 리더십’의 위기가 예상되는 만큼, ‘이재명 체제’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수습책과 혁신안을 제시해야 한다.
첫째, 여야가 통과시킨 ‘김남국 방지법’의 내용과 의미는 무엇인가? 국회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4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재산 신고·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과 국회의원이 국회에 신고하는 ‘사적 이해관계 등록’ 대상에 가상자산도 포함하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구체적으로 부연하면 다음과 같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는 현금·주식·채권·금·보석류·골동품·회원권 등과 달리 코인 등 가상자산은 아예 재산 신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은 달라진다. 내년 3월 공직자 정기 재산공개부터는 국회의원과 4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현황을 공개하도록 했다. 국회법은 국회의원 전원이 6월 말까지 의원 본인과 가족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자문위)에 직접 신고하도록 했다.
자문위는 이해충돌 여부를 검토, 7월 31일까지 국회의장과 해당 의원, 교섭단체 원내대표에게 그 결과를 통보하도록 했다. 액수와 관계없이 단돈 1원이라도 전부 신고하도록 했다. 여야는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국회 사무처에 자진신고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의원들의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조사하도록 했다.
이런 ‘김남국 방지법’의 의미는 무엇일까?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내역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이해당사자들의 가상자산 취득 제한 및 부정부패를 방지하는데 최소한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에 따라 21대 국회의원들에 대한 ‘가상자산 전수조사’가 사실상 법제화되었다.
둘째, 그렇다면 ‘김남국 방지법’은 ‘김남국 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인가? 김 의원에 대해 제기되는 여러 의혹 중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법상 처벌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정치권은 미비한 법제도상 무엇을 어떻게 보완하고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일이 남아있다.
‘김남국 방지법’은 최소한의 입법조치로 ‘김남국 코인’ 사태와 관련해 자금 출처 의혹,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입법 로비 의혹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즉,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내역 공개는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으로 일부 보완될 수 있지만,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코인 투자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규제 공백이 남아 있다.
다행히 지난 5월 11일 가상자산 이용자에 대한 보호,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율을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다. 아직 법사위에 상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 법이 문제없이 통과된다면, 그나마 규제의 공백이 해소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 법안의 빠른 입법화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조국 사태’보다 더 심한 내상
셋째, 민주당은 어떻게 자성하고 수습할 것인가? 이재명 지도부가 김남국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여 그의 탈당을 사실상 방조하다가 뒤늦게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는 등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런 만큼, 더 이상 미봉책으로 실기해서는 곤란하다.
‘김남국 사태’는 ‘이재명 리스크’,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이어서 이재명 체제의 리더십에 타격을 가하는 한편 민주당 내부의 친명계와 비명계간의 계파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이재명 체제’의 위기와 험로를 보여준다. 김남국 의원을 비호하는 ‘개딸’ 등 강성 팬덤지지층의 행태는 ‘비명계’를 자극하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진보라고 꼭 도덕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나, 우리 민주당은 도덕주의가 너무 강하다”라며 ‘남국수호’를 외쳤다. 그런 행태는 ‘조국사태’를 닮았고 ‘제2의 조국사태’의 도화선으로 보인다.
민주당 비명계는 대체로 ‘이재명 체제’로 과연 내년 22대 총선을 치를 수 있느냐는 물음에 회의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제2의 조국사태’로 확산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분당될 가능성도 크다. 이재명 대표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백의종군의 각오로 그 어느 때보다 위기의식을 갖고 총체적 위기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의 강’보다 ‘남국의 바다’가 더 깊다는 의견이 많다. 조국사태 때보다 김남국 사태 때 당 지지율이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의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20‧30세대, 이른바 MZ세대 지지율이 단기간에 추락했다. 이들을 대변하는 민주당 소속 청년 정치인들이 “김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럽다.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 공천제를
넷째, 민주당은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이와 관련된 혁신방안의 제시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를 통해 재창당에 버금가는 혁신을 약속하였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혁신기구 구성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6월 중 혁신위를 출범시켜 그 안에서 당 쇄신으로 수습방안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혁신기구 출범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혁신의 방향, 혁신기구의 권한과 위상, 인물 등을 놓고 당내 이견이 조율되지 않기 때문이다. 친명계에선 혁신의 핵심으로 ‘대의원제 축소·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비명계는 이것에 반대하고 있다.
혁신위의 위상을 놓고선 “전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비명계와 “무조건 내려놓으라는 건 불순한 의도”라는 친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의원 제도’를 폐지하게 되면 ‘개딸’로 표현되는 강성 권리당원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은 너무 자명하다. ‘돈 먹는 대의원제도’를 폐지하기 보다는 ‘당원 직선제’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정상화하는 게 먼저다.
그렇다면 가장 급한 것과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재명 대표가 선제적으로 강성 지지층과 결별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시급하다.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YTN에서 “‘재명이네 마을’에서 이재명 대표가 탈퇴한다면 극성 팬덤층과 결별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공천개혁’인 만큼, 획기적인 답을 제시해야 한다. ‘당 대표 중심의 계파공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제시가 필요하다. 친명계 중심의 계파공천은 계파갈등과 분당의 화약고인 만큼, 이참에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 법제화’로 시스템공천을 제도화하고, ‘미국식 원내정당화’로 ‘중앙당 없는 정당체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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