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 트위터 마구 베껴도 못이길 이유는
[김정민의 친절한 IT이야기] 스레드 인기 점차 시들...그래도? 저커버그, 트위터 대놓고 베껴 지금이 진검승부 시작될 시간 머스크의 반격, AI사업에 트위터 활용
더 친근하고, 더 쉬운 SNS를 위해
지난 5일 메타(Meta)에서 새로운 SNS ‘스레드(Threads)’를 출시하였다. 메타에서 내세운 목표는 더 친근하고, 더 쉽고, 더 새로운 텍스트 기반의 SNS를 제공해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되겠다는 것이다.
처음 기세는 좋다. 출시 24시간 만에 가입자가 5천만 명을 돌파하였고, 7월 10일에는 1억 명을 돌파하였다. 이를 두고, 메타는 스레드가 공식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셜 미디어 앱”이 되었다는 자평을 하기도 했다.
반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적자투성이 트위터를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후 여러 가지 자구책을 세우고 이를 차근차근 실행해가고 있었는데, 자구책의 효과가 발생하기도 전에 외부변수가 생긴 것이다. 상대는 SNS의 절대강자 메타이다.
트위터는 자구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머스크가 인수한 초기에는 많은 인력을 구조조정해서 구설수에 올랐고, 최근에는 유료회원과 무료회원을 차별하면서 다시 한번 구설에 올라 상당수 고객들이 트위터를 떠나고 있다. 무료회원은 하루에 600개의 포스트만을 읽을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두고 SNS가 글 읽는데도 돈을 받으려고 한다는 비난이 있었다. 이 정책에 대해 트위터가 제시한 이유는 극단적 수준의 데이터 스크레핑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임시적인 정책이라는 것이다. 특히 생성AI가 데이터를 학습하기 위해서 SNS를 스크레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증가하여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서비스를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하소연도 뒤따랐다.
사실, 유명한 데이터 기업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의 게시물을 스크레핑(크롤링)해서 데이터를 가공한 후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다. 그들은 서버에 과부하를 줄 뿐, SNS 업체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기에 요주의 대상이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ChatGPT를 개발하는 OpenAI의 트위터 트윗에 대한 무차별적인 크롤링을 기술적으로 막아버렸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와중에 메타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나서서 ‘트위터의 대체제’라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며 스레드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머스크의 눈에는 눈엣가시로 여겨질 것이 자명하다.

저커버그의 낯익은 공격
최근 트위터의 오너로서 머스크는 스레드를 “카피캣 앱”이라고 부르며 서비스를 중단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메타가 트위터의 직원들을 빼돌리고, 기밀 정보를 유출해가서 스레드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법정 싸움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메타는 적극적으로 반박을 했는데, 과연 메타가 트위터의 직원을 빼가고 소스코드를 베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소스코드를 그대로 베끼지 않고,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 완성된 제품을 분석하여 제품의 기본적인 설계 개념과 적용 기술을 파악하고 재현하는 것)을 통해 기능을 그대로 구현하는 경우, 이를 불법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소송을 통해서 드러날 것이지만, 지금까지 메타의 행보를 추적해보면 어느 정도는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메타의 역사는 카피캣(Copycat, 잘 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해 만든 제품 또는 만드는 사람)의 역사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카피캣이 불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십수 년 전부터 애플은 삼성을 카피캣이라고 경계를 했지만, 수많은 소송전에서 애플과 삼성은 승패를 나누어 가졌다.
인스타그램은 과거 스냅챗의 스토리 기능(사진을 슬라이드 형태로 보여주는 기능)을 그대로 베껴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만들었던 전력이 있고, 또한 인스타그램의 릴스 기능은 틱톡의 것을 베꼈다라는 것은 누가 봐도 명확하다. 즉 인스타그램은 다양한 앱에서 잘나가는 기능을 베낀 후 자신의 앱 안에 그것을 잘 녹아들게 만들고 있다.
이런 역사를 가진 인스타그램이기에 저커버그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스레드를 만든다고 선언했을 때부터 머스크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고, 작금의 상황, 즉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주짓수 대결을 하자는 둥,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에서 보자는 둥, 성기 크기 대결을 하자는 둥의 SNS 설전을 바라본다면, 두 사람의 심정을 이해는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기능을 베낀 것만으로는 머스크가 이 분쟁과 소송에서 이기기는 힘들다. 머스크는 소송에서 1)트위터의 핵심인력을 메타에서 스카우트해갔다는 사실, 2)스카우트해간 인력을 통해서 메타는 트위터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획득하여 스레드를 개발했다는 사실, 이 두가지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두 IT 거물이 옥타곤에서 주짓수 결투로 담판을 짓는 것이 더 깔끔할 수도 있어 보인다. 물론 필자는 결투가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법적인 문제의 해결은 아주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니 내버려두고, 정작 저커버그가 트위터에서 어떤 단점을 보았기에 트위터의 대체제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과연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을지도 다방면에서 알아보자.
“트위터는 구식이고, 구리고, 어둡다”
자칭 트위터의 대체제라고 하는 앱들이 그동안 있어 왔고, 스레드가 처음이 아니다. 지금도 스레드 외에 다수의 앱들이 서비스되고 있다. 작년 10월,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이런 변화에 반기를 들고 트위터를 떠나는 파워 유저들이 상당수 있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가져온 여러 변화들은 트위터 진성 고객 입장에서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믿음을 떨어뜨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스토돈’, ‘블루스카이’ 같은 소위 ‘트위터의 대체제’라고 불리는 서비스들로 사이버 망명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먼저 트위터는 인스타그램 같은 다른 SNS 서비스들과 상당히 다르다. 트위터는 처음 시작할 당시인 2006년에는 마이크로블로그(Micro Blog) 개념이었다. 집에서 PC를 켜고 블로그에 접속해 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빠르게 기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낸다(이때는 내 공간에 올린다는 개념보다 보낸다는 개념이 더 적절했다). 그야말로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혁신적인 소셜 네트워크였다. 이후에 모바일 기술이 발달하여 글자수 제한이 필요 없어졌지만, 트위터의 아이덴티티로 남아있다.
좋게 말해 아이덴티티인 것이지, 트위터는 사실 구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SNS이다. 트위터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스레드를 처음 사용하면,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현재 유행하는 다른 SNS와 비교해서 인터페이스가 매우 구리고 구식이라고 느낀다. 텍스트 기반이라서 그렇다.
문제는 인터페이스가 구리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트위터에는 정치 트윗이 넘쳐나고, 저격, 어두운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트럼프 등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머스크 자신도 수 많은 정치 트윗을 남겼다. 이런 트윗들이 팬덤을 형성하고 수익을 가져다 주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로 치면 ‘가세연’이나 ‘열린공감TV’등 유튜브 채널이 비슷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겠다는 것이 저커버그의 생각이다. 저커버그는 스레드를 출시하며 “우리는 이 공간을 친절함에 기반을 둔 우호적인 곳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동시에 각종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정치와 뉴스로부터 거리를 두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확실히 저커버그는 트위터와는 결이 다른 텍스트 기반 SNS를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레드는 혁신적인 무엇이 있나
그렇다면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놓고 베꼈는가? 결론적으로 보면, 스레드는 트위터의 기능을 대부분 베꼈다. 제일 중요한 메인 화면에는 알고리즘에 따라 정리된 게시글(=스레드)이 나오고, 여기에 인스타그램에서처럼 ‘좋아요’나 답글을 달 수 있다. 그리고 트위터에서처럼 스레드를 리포스트(원하는 스레드를 그대로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공유)하거나 인용(해당 스레드에 자신의 의견을 첨부해 공유)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대부분이 비슷하다.
특히 활동 메뉴도 트위터와 유사하다. 자신을 팔로우했거나 스레드에 좋아요를 눌렀거나 리포스트를 한 경우, 그리고 멘션을 받으면 여기에 표시된다. 필터별로 걸러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프로필 메뉴도 트위터와 매우 유사하다. 즉, 프로필 정보와 함께 최근에 올린 스레드들이 아래에 표시된다.
이런 텍스트 중심 SNS의 기능들이 트위터의 전유물이냐? 라고 물으면 대답이 곤란하기는 하다. 자동차에 바퀴가 4개 있고, 좌석이 5개가 있으며 핸들이 있고, 엑셀 페달, 브레이크 페달이 있다고 베낀 것은 아닌 것이다. 이런 것이 자동차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기능들인 것처럼, 텍스트 기반 SNS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하는 기능을 스레드가 가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차이점은 스레드가 넉넉한 용량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글자수는 최대 500자, 이미지는 최대 10장, 비디오도 최대 5분까지 올릴 수 있다. 그리고 SNS 공룡 메타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스레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할 수 있다.
트위터의 문화, 그것은 고유한 것!
대놓고 베꼈는데, 과연 스레드는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을까? 트위터를 꾸준히 써온 사람들은 이 질문에 아주 가볍게 대답할 수 있다. 정답은 ‘NO!’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트위터 사용자들도 생각하는 트위터의 핵심은 트위터의 문화, 그리고 커뮤니티, 그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사람들이다. 트위터의 기능은 베낄 수 있지만, 문화와 커뮤니티를 복제하는 것은 제아무리 메타라고 해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저커버그가 트위터를 대체할 생각이 없다. 저커버그의 의도를 한마디로 다시 정리하자면, “우리(인류)에게는 트위터와 비슷한 텍스트 기반 SNS가 필요하다. 가벼운 생각, 일상의 즐거움을 담아낼 수 있는 것 말이다. 트위터는 너무 정치적이고 너무 어둡고, 너무 행복하지 않으며, 너무 그들만의 리그이다. 정보의 공급자과 수요자가 이미 확고하게 정해져 있다. 이것을 바꾸고 싶다.”가 바로 저커버그의 생각이다.
인스타그램 유저가 새롭게 텍스트 기반 SNS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면 어떨까? 처음에는 가볍고 밝은 생각으로 스레드를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향후에는 A)가볍고 밝은 느낌이 좋아 스레드를 계속 사용하는 사람, B)트위터의 문화와 커뮤니티에 이끌려 트위터로 넘어가는 사람으로 나누어질 것이다. 트위터로 넘어가는 비중이 더 적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것은 두 CEO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의도한 그대로의 결과이다.
머스크는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보다 엄선된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하고, 저커버그는 보다 많은 무료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 홍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를 원한다. 각자가 지금까지 해왔던 가장 잘하는 일이다.
그리고, 스레드에는 트위터에는 없는 스레드만의 가볍고 밝은 문화와 커뮤니티가 생겨날 것이다. 아주 옛날 트위터 초기에는 있었지만 이제는 없어진 그런 가볍고 밝은 문화가 스레드에서 다시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진검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SNS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이고, 머스크의 속내는 무엇인가?
필자는 스레드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유심히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물론 스레드 계정도 만들었고, 1일 1스레드를 남기고 있으며 ‘스팔’(맞팔)은 거의 안하고 있고, 광고성 계정은 적극적으로 차단을 먹이고 있다. 필자가 느끼기로는 초반에 급격하게 불타오르던 스레드의 인기가 한 달도 되지 않아 급속도로 시들해지고 있다. 초기에 스레드에 대해 수많은 기사들과 칼럼이 쏟아져 나왔지만, 필자는 칼럼을 쓰지 않았다. 알 수 없는 결과를 두고 섣부른 예측으로 글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레드의 인기가 잠시 시들해진 지금이 진검승부가 시작될 시간이다. 트위터의 변화에 반기를 들고 망명을 떠났던 트위터리언이 그래도 트위터밖에 없다며 돌아올 수도 있다.
지금 시점에서만 본다면, 텍스트 SNS 시장에서는 트위터가 승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일단 가진 게 너무 많고, 그 아성에 스레드가 도전해서 쟁취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사람들은 점차 명확한 것을 좋아한다. 가볍고 아름다운 것은 인스타그램에 넘쳐난다. 텍스트 SNS에는 트위터의 모델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스크는 왜 트위터를 인수하였을까? 그 속내가 점차 밝혀지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X.AI(엑스닷에이아이)라는 AI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ChatGPT 등 생성 AI는 SNS로부터 주요 학습자료를 얻는다. 텍스트 SNS의 글들, 리트윗, 댓글들이 생성 AI의 최고의 자산이다. X.AI는 트위터의 모든 자료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큰 그림을 그리고 트위터를 인수한 것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일론 머스크가 내세운 ‘언론의 자유’라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일론 머스크가 현 시대 최고의 사업가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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