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의 리튬 ‘푸른 꿈’과 동서남북

[이해영의 이성과 우상] 젤렌스키에 놀아나는 ‘원팀코리아’ 리튬 광산지역은 우리가 들어갈 수 없어 ‘돈방석’ 푸른 꿈에 동서남북을 잃었나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대화를 나누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대화를 나누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13일 키에프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의 ‘우크라 재건협력 대표단(원팀코리아)’에게 우크라이나의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리튬개발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하며 ‘자원동맹’도 제안”했다고 한다. ‘러시아무기정보’도 함께 언급되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최근 다량의 리튬매장이 확인됐다. 대표단 관계자는 “리튬 광산 개발권이나 장기 구매 계약을 맺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원희룡 장관이 젤렌스키에게 들은 이야기는

원 장관은 또 현지에서 귀국한 이후 한 TV인터뷰에서 이렇게 언급한다.

Q;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성과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답변:
“젤렌스키 대통령께서 직접 리튬이 5천만 톤이나 있으니 2차 전지의 핵심인 희소 광물 자원 있잖아요. 그것을 한국 기업이 같이 개발하고 같이 가공해서 우크라이나의 공업화를 일으켜 달라 하고 아주 현실적인 제안을 하시는 것을 보면서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에다가 리튬이나 식량이라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줄 수 있는 이런 가능성을 대통령께서 직접 언급하시면서 우리에게는 원전, 방산, 건설, 그리고 리튬 공동 개발 이러한 것들을 대통령께서 옆에 총리나 장관들 앉혀놓고 직접 지시를 하셨기 때문에 생각보다 굉장히 급물살을 탈 수도 있겠다.” (출처 : SBS 뉴스)

우크라이나를 통해 우리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한 기초소재가 확보되는 것이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나 역시 국민된 일원으로 이런 일에는 함께 기뻐하는 것이 도리인지라 기꺼운 마음으로 젤렌스키가 말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찾아 나섰다.

출처: https://www.renewablematter.eu/articles/article/ukraine-all-lithium-reserves-and-mineral-resources-in-war-zones)
출처: https://www.renewablematter.eu/articles/article/ukraine-all-lithium-reserves-and-mineral-resources-in-war-zones)
출처: https://www.mei.edu/publications/ukraines-critical-minerals-and-europes-energy-transition-motivation-russian-aggression
출처: https://www.mei.edu/publications/ukraines-critical-minerals-and-europes-energy-transition-motivation-russian-aggression

<그림 1>은 우크라이나의 리튬이 중부의 키로보흐라드스카 주와 드네프로강 동쪽의 도네츠크주에 주로 매장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2>는 2022년 7월 기준 이 중부와 동부 각각의 리튬광산 중 ‘전자경매가 준비된’ 2곳이 있고 또 특히 매장량이 많은 도네츠크주의 한 리튬광산의 경우 ‘전자경매 준비가 진행 중’인 곳임을 표시하고 있다.

출처: https://www.ft.com/content/4351d5b0-0888-4b47-9368-6bc4dfbccbf5
출처: https://www.ft.com/content/4351d5b0-0888-4b47-9368-6bc4dfbccbf5

그렇다면 이제 우크라이나 리튬매장지를 표시한 위 <그림1>, <그림2>를 <그림3> 즉, 현재시간 우크라이나의 전장도와 비교해 보자. <그림3>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가 제공하는 실시간 전황이다. 이로부터 우리는 아래와 같이 말할 수 있다.

알고보면 전투지역이거나 러시아 점령지역

첫째, 우크라이나의 리튬매장지 전부는 현재 전투지역이다.

둘째, 젤렌스키가 특별히 언급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리튬매장지 일부는 이미 2022년 7월 전자경매를 준비중이었고, 현재 ‘동부’의 매장지는 러시아가 점령했으며, 지금은 러시아헌법에 의거, 러시아 영역으로 선포된 지역이다.

셋째, 여기 ‘실지’회복을 위해 지난 6월 4일 개시된 우크라이나/나토군의 자포로제 전선에서의 ‘반격’작전은 이 시간 현재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의 작전계획대로라면 리튬매장지가 있는 도네츠크주와 자포로제 주를 탈환한 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 등 돈바스의 양대 주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육로회랑이 절단되어 우크라이나군이 아조프 해에 도달해 있어야 한다.

넷째, 우크라이나/나토군의 병력과 장비의 소모가 이미 상당 수준에 도달, 전략적 예비대까지 투입하고 있는 조건에서 향후 새로운 병력을 동원해 원래의 작전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다섯째, 결국 젤렌스키가 한국 대표단에 제안한 ‘자원동맹’은 특히 그것이 러시아의 병합지에 위치하는 한 실현 가능성은 없다. 그 외 중부의 리튬광산도 사실상 전투지역에 위치한다. 만일 도네츠크와 자포로제 지역 리튬광산의 채굴 및 가공에 관련된 협정이 필요하다면 러시아에 알아봐야 한다. 즉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섯째, 2022년 리튬매장이 확인되자 마자, 호주와 중국기업이 채광권을 신청한 상태다. <그림 2>의 전자경매준비와 관련된 상황은 아마 이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젤렌스키가 제안한 ‘자원동맹’이 위 <그림1>과 <그림2>에 표시된 우크라이나 ‘동부’가 아닌 또 다른 곳을 말하는 것인지, 이미 신청된 호주와 중국기업과는 어떤 관계인지가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젤렌스키가 언급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리튬광산 거의 대부분은 현재시간 러시아점령지 즉 러시아영역내에 위치한다. 그리고 현지 러시아계 주민 절대 다수는 당연히 러시아로 귀속되는 것을 희망하고 또 그 의사를 주민투표로 표시한 바 있다. 만에 하나 정 우크라이나 동부의 리튬이 탐이 나면 우크라이나에 한국군을 파병해 ‘침략자’ 러시아군과 교전해서 탈환하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물론 이는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한국 대표단이 돌아온 뒤 한국언론은 뜬금없는 우크라이나 ‘1200조원(전후 재건사업규모)’을 되뇌며 돈방석 푸른 꿈에 젖어 있는 듯하다. 대표단을 이끈 원 장관의 감읍한 목소리도 여기에 군불을 땐 셈이다. 또 언제 끝날지도 모를 전쟁을 두고 입만 열면 우크라이나 전후복구를 외쳐대는 나쁜 입버릇도 차제에 좀 되돌아보자. 무엇보다 최소한의 확인도,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최대 성과’부터 발표하는 그 정부부처도 여기에 예외가 아니다. 적어도 동서남북 방위는 확인했어야 하지 않은가.

글쓴이

이해영 한신대 교수

이해영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마부룩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이후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신대 부총장,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21세기한국정치학회 이사, 국제지역학회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사)한국안보통상학회 회장, 시민단체인 <국가國歌만들기시민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서양 정치사상과 국제 정치경제 전공자로서 마키아벨리, 그람시, 슈미트, 하버마스 등의 사상을 강의하며, 국제통상, 한미 관계도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오리엔탈리즘과 지정학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으로 『그람시와 하버마스: 시민사회, 생활세계 그리고 정치』(독문)를 썼다. 지은 책으로 『임정, 거절당한 정부』 『안익태 케이스』, 『낯선 식민지, 한미 FTA』, 『독일은 통일되지 않았다: 독일통합 10년의 정치경제학』, 『우크라이나전쟁과 신세계질서』 등이 있으며 『한미 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1980년대 혁명의 시대』 등에 공저자 및 편저자로 참여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