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는 해’와 ‘뜨는 해’...3가지 시나리오
[이해영의 이성과 우상] 러시아 위협 무기 수출하려던 한국 갑자기 무기판매 거부로 돌아서 “종전”원하는 트럼프 요구 수용했나 향후 종전 vs 확전 vs 속전 시나리오
러시아의 공격을 부르는 행동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국과 세계 최대 핵강국이자 군사력 1위(<US 뉴스 & 월드리포트>紙 평가)라는 러시아 사이에 전쟁이 날 뻔한 것 말이다. 국내 어느 언론도 이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눈치조차 못채고 있었다. 이른바 레거시언론 그 어디서도 이 문제가 도대체 우리 모두를 절멸의 나락으로 끌고 갈 수도 있었다는 것을 감조차 잡지 못했다.
먼저 11월 24일자 러시아 외무차관 루덴코가 러 <타스>紙에 한 말을 잘 보자. 일부는 이미 보도가 되었지만 전문 번역은 이것이 처음이다.(번역은 성원용 인천대 교수).
“질문: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은 키예프(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공급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협력 발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한국이 하려는) 키예프로의 근접 노선이 한국에게는 어떤 위협을 주겠는가?
답: 우선 강조하고 싶은 것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양자 협력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국제법 규범에 따라 구축되었으며, 대한민국을 포함한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한국이 키예프에 대한 무기 제공 가능성을 모스크바와 평양 간의 협력 발전과 연계하는 것은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분쟁이 한반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NATO에 있는 “공모자”의 지원을 받는 한국 당국은 북대서양 동맹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력으로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위해 특별군사작전 구역에서 북한군 이슈를 인위적으로 계속 돌리고 있다. 이는 또한 젤렌스키 정권에 무기를 공급하려는 공동의 노력에 대한민국을 참여시켜 서방이 저지른 범죄의 공범으로 만들려는 ‘집단 서방’의 목표에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러시아 시민을 살해하기 위해 한국 무기를 사용할 경우 양국간 관계를 최종적으로, 완전히 붕괴시킨다는 것을 한국은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물론 우리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자체의 안보를 강화할 가능성은 없지 않겠는가.
우리는 한국이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무모한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 정부가 외부에서 속삭이며 전한(조언한) 단기적인 기회주의적 고려가 아니라, 최우선적으로 장기적인 국익을 고려하기를 바란다.”

원색적인 경고...북한군 이슈 거론 말라
러시아 외교부는 말 그대로 외교관이 모인 곳이다. 나는 외교관이 이 정도로 강한 표현을 사용해 어떤 나라에 경고음을 발신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판단한다. 이 말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고 러시아 측이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보자. 루덴코 차관은 한러관계의 ‘최종적’이며 ‘완전한’ 파탄을 말한다. 한국은 ‘서방이 저지른 범죄의 공범’이 될 거라고도 말했다. 그래서 한국의 무기제공에 대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방식에는 군사적 대응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즉 우크라이나에 무기제공시,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말이다.
윤석열 정부가 도무지 이해를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러니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최소 70만발 이상의 155㎜ 대포탄환, 미사일 및 자주포, 드론용 부품등을 우회수출했다는 설이 있다. 이 중 우크라에 155㎜ 33만발 제공은 ‘스모킹건’이 있으니 확실한 것이다. 모두 살상무기다.
하지만 ‘가짜 파병설’을 핑계로 이제부터 수출하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국이 보낸 무기는 돈바스 등 우크라 남동부전선에서만 사용되었지만, 이제부터 이 살상무기는 쿠르스크의 러시아인을 상대로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푸틴은 이미 그 무기를 공급한 나라의 군사기지를 공격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이 기지가 나토영토에 있는 것도 포함되느냐가 관건인데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 있는 군사기지는? 윤석열 정권이 있지도 않는 쿠르스크 북한군을 핑계삼아 상황을 에스컬레이션시키고 또 살상무기를 보내는 것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가짜뉴스에 속아 세계 핵 최대강국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일이다. 선전포고말이다. 국제법상 교전중인 어느 일방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중립의무를 위반한 즉 교전국의 일부로 간주된다.
덧부쳐 루덴코 차관 말중에, 이 부분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 당국은> 북대서양 동맹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력으로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위해 특별군사작전 구역에서 <북한군 이슈를 인위적으로 계속 돌리고 있다>.“
괄호 <>안을 잘 보면 루텐코 차관은 북한파병설은 ‘인위적인 것’ 즉 조작이라고 명백히 언급하고 있다. 이미 북한 파병설은 적어도 러시아 관련 텔레그램채널에서는 조롱거리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군은 끊임없이 조작된 북한군 뉴스를 편집해 내보내고, 한국언론은 쉴새없이 베껴댄다.
바이든 줄을 잡을까, 트럼프 줄을 잡을까
하지만 진짜 ’험한 것‘은 딴 데 있다. 즉 나는 이 정부가 러시아의 경고를 진지하게 들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윤석열 정권은 ‘지는 해(바이든)’만 바라보다, ‘뜨는 해(트럼프)’를 못 본 것이다. 하늘에 어찌 해가 둘이겠는가. ‘겁나 험하기’로 보자면 트럼프도 네오콘 못지않다.
신임 안보보좌관 지명자인 마이크 월츠가 11월 24일 폭스뉴스에 등장해 “이 모든 확전은 어디로 가는가? 지금 한국은 어떻게든 개입하는 것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이 분쟁을 끝낼 필요성에 관해 매우 분명히 해왔다. 그래서 한국이 개입을 생각 중이지만, 우리는 이를 책임있게 끝내야 한다”고 명확히 했다. 미국은 윤 정권에게, 아니 흔히 뉴라이트라 불리는 한국의 네오콘에겐 태양과 같은 존재다. 석양에 그만 길을 잃은 때문인지 다음 날 뜨는 해를 윤석열 정권은 생각조차 못한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3가지 시나리오 혹은 컨셉이 제출되어 있다.
1) 종전(終戰)이다. ‘뜨는 해’가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진용을 갖춰나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문제는 털고 주적(主敵)! 중국에 집중하자는 말이다.
2) 확전(擴戰)이다. ‘지는 해’가 바라는 것이다. 마찬가지 유럽의 네오콘, 특히 영국의 열망이다. 과거의 영광에 눈멀고 귀먼 이 ‘소인국’의 광기는 끝이 없다. 지상병력을 7만 명에서 4만명 대로 줄이는 중이고 제대로 다니는 군함이 있는 지조차 모르겠다. 올 연말 러시아는 예비군포함 230만 병력을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프랑스 마크롱의 ‘급진중도’다. 영국보다 형편이 좀 나은 편이지만 군사력은 여전히 러시아에 아예 ‘족탈불급’이다.
영국이 스톰 쉐도우 150발을 우크라에 보냈다고 하는 데 일설에는 영국이 가진 전부라고도 말한다. 우크라가 가진 어태큼스는 50발이다. 그 중 10여발을 이미 소진했다. 바이든 정권은 던질 것을 최대한 다 던져 확전해서 그 상태를 ‘봉인(lock in)’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미국무부 네오콘이 주도하고 있다는 보도다.
3) 속전(續戰)이다. 푸틴의 생각이다. 아직 개전의 사유로 말한 것이 충족되지 않았다. 그리고 전쟁의 목표도 그 사이 우크라이나의 무조건 항복으로 바뀌었다.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 말하지만, 과거 민스크협정1, 2 체결후 서방에 기만당한 배신감과 2022년 이스탄불 협상이 엎어진데 대한 피해의식이 여전하다. 결국 ‘전장이 말한다’고 했을 때, 러시아로선 목표달성이 완성되지 않은 채 이기는 전쟁을 접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이 3가지 시나리오 즉 종전, 확전, 속전 이 가운데 윤석열은 확전을 택했다. 썩은 동아줄인 줄 몰랐던 것이다.
갑자기 무기판매 거부한 윤석열 정부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이 대(對) 우크라 무기판매를 거부한 것이다! <대외무역법>위반이라 무기수출 안한다고 핑계를 댔다. 윤 정권의 무기 ‘지원’ 혹은 ‘수출’의 거부는 최근 일어난 각종 우크라 관련 뉴스중 가장 쇼킹한 일대 사건이지 싶다. 역시 ‘지는 해’와 ‘뜨는 해’의 힘의 격차가 여실하다.
그런데 ‘뜨는 해’측에서 도대체 어느 채널을 통해, 어느 정도 강도로 압박했기에 이 정부가 이리 완전히 방침을 급변해 돌아섰을까? 바이든처럼 ‘레짐 체인지’가 될 수 있다고 했을까? 가뜩이나 국내 지지기반도 허약하니 말이다. 두고두고 살펴볼 일이다. 아무튼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전혀 나쁘지 않다.
그런데 우크라가 ‘구입’하겠다는 천궁은, 사실상 러시아산 지대공미사일 S-400을 기반으로 한국이 개량한 것이다. 그리고 천궁의 레이더도 실상 러시아제다. 원천기술때문에 수출시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이를 알고 우크라 측이 천궁을 ‘구입’하겠다고 한 것이지 싶다. 앞으로 북한의 방공망에도 S-400이 도입되거나 혹은 이미 부분적이나마 도입되지 않았나 싶은데, 그리되면 남북한 모두의 하늘은 러시아산 S-400이 지키는 희한한 광경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그 이전 S-300기종은 북(Buk)미사일과 함께 우크라 전역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전쟁과정에서 모조리 소진되고, 미국산 패트리어트가 도입된다. 그것도 현재 키에프에만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S-400은 이란에도 지원되었다. 현재 모스크바등 요지에는 S-500이 배치되어 있다.

완전히 심신미약상태인지 우리나라 일부에서 심지어 ’파병‘까지 말이 나왔으니 참고삼아 이번에 미국 장거리미사일의 러시아본토 공격에 대응해 발사된 오레쉬니크(헤이즐넛)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을 다시 언급해 둘 필요가 있다. 이제 그럴 일이 아마 없겠지만 혹여 한국군과 NATO가 손잡고 우크라이나에 파병되면 그 머리에 이 ‘험한 것’이 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실험’된 오레쉬니크는 무탄두 경고용이다. 여기에 핵을 장착하면 히로시마의 45배가 된다고 한다. 오레쉬니크의 탄두는 6개이고 자탄이 각 6개이므로 총 36발이 떨어진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이 15k톤이니, 오레쉬니크는 그 45배 즉 675k톤이고 자탄 하나가 18.75k톤의 폭발력을 가진다. 북한이 소형화해서 개발한 ‘화산 31’이 10k톤이다. 해서 누크맵(Nukemap)이라는 앱을 사용해 오레쉬니크 한 발을 용산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실험을 해보니, 즉사 130만, 부상 423만 총55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오레쉬니크 한 발에 서울시민 60%가 죽거나 다친다는 말이다.
요컨대 위에서 말한 이 3개의 시나리오 사이 경합이 곧 끝날 거로 보이지는 않는다. 바이든이 퇴임하더라도 확전 시나리오는 어떻게든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정녕 살고자 한다면, 우크라는 빨리 잊을수록 좋다. 아, 북한군도 함께 말이다. 북한군은 거기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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