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러·북 3개 전선 핵전쟁 불사하나?

[이해영의 이성과 우상] 미국의 새로운 ‘핵사용지침’ 중-러-북 동시 억제하는 전략 한국, 억제 ‘파트너십’ 착각하는 듯 미, 중에 핵 쏜다면 한반도 운명은? 2035년 전에 3개 동시 핵전쟁이라니...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러시아, 중국, 북한 등 3개 전선에서 핵전쟁을 승리하기 위한 '핵 사용 지침' 개정을 승인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러시아, 중국, 북한 등 3개 전선에서 핵전쟁을 승리하기 위한 '핵 사용 지침' 개정을 승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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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새로운 ‘핵 사용 지침’ 승인

왜 이 충격적이고, 어이없고, 황당한 뉴스에 우리 모두는 둔감할까. 왜 우리 언론은 이런 뉴스는 보도도 하지 않을까. ‘평화감수성’은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저 ‘전쟁감수성’만이라도 유지하자.

지난 8월 20일자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이 올 3월 러시아, 중국 그리고 북한(!)과의 “동시 또는 연속적인” 핵전쟁을 준비하는 새로운 『핵 사용 지침Nuclear Employment Guidance』을 승인했다고 한다. 이 극비문서와 관련, 미 NSC 군축담당관인 프라나이 바디는 이 신전략이 “러시아, 중화인민공화국(PRC) 그리고 북한을 동시에 억제할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미 국방부가 3개 전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을 준비한다는 말은 작년부터 나온 얘기다. 때문에 이 전략을 올 3월 바이든이 승인한 것이라고 봐야 하겠다.

카터 대통령 시절 안보보좌관이었던 브레진스키는 중, 러, 이란 등 3국간의 ‘불만의 동맹’을 미 외교의 ‘악몽’이라고 한 적이 있다. ‘바이든의 전쟁’ 즉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불길한 예언이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실현되는 결정적 계기였다. 러시아와 중국이 사실상의 준군사동맹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양국간 전략적 협력관계가 강화되었으니 말이다.

우크라이나·나토 군의 쿠르스크 침공 직후 중국군 총참모장이 모스크바를 ‘업무’ 방문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양국은 군사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해 왔다. 러시아는 또 이란, 이스라엘의 전쟁위기가 첨예화되자, 즉각 최신미사일, 전자전 장비등을 가득 실은 군 수송기를 이란에 급파했다. 러시아-이란도 사실상 군사동맹이다.

필자는 중국과 러사이에도 동맹에 준하는 모종의 군사적 협력협정이 있을 거라고 추정한다. 여기에 <북-러 포괄적 전략파트너 조약>의 제3, 4조는 ‘직접 위협’과 ‘전쟁상태’에 상호 가용한 모든 지원을 의무로 규정했다. 즉 중, 러, 이란에 이어 북한 역시 이 ‘불만의 동맹’의 구성원이 된 것이다.

이란이 언제 핵보유국을 선언할 것인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음달, 다음달 할 정도로 가시권에 들어 있는 상황이다. 결정만 되면 몇 달 안에 수 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준비가 끝난 상태라는 것이 오래된 정설이다. 지금의 이란-이스라엘 전쟁위기와 함께 다시금 이 전망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이 핵보유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핵 사용 지침》은 러, 중, 북 3국을 겨냥한 것이다. 아마 머지않아 러, 중, 북에 이어 이란을 포함시킨 지침개정이 있지 않겠나 예상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지난 6월 10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국의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과 미국의 비핀 나랑 당시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 대행(왼쪽)이 제3차 핵협의그룹(NCG)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국의 소리(VOA) 방송.
지난 6월 10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국의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과 미국의 비핀 나랑 당시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 대행(왼쪽)이 제3차 핵협의그룹(NCG)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국의 소리(VOA) 방송.

“미국의 현 핵전략 태세는 충분치 않아”

특히 이 신전략, 즉 새로운 《핵 사용 지침》과 관련, 2024년 8월 1일 국제전략연구센터(CSIS) 연설에서 이를 입안한 것으로 보이는 비핀 나랑(Vipin Narang) 전 미 국방부 우주방위정책 차관보 대행은 이렇게 설명했다.

“다수의 수정주의 핵 도전자들의 혼합(mix)이라는 전례없는 새로운 핵시대에서 더욱 경쟁력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여기에는 3개의 축이 있다. 첫째, 전략적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필수적인 핵탄두 숫자와 그런 특성을 갖춘 현대적 핵 억제자를 배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현 핵 전력 태세는 충분치 않다.

둘째,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국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나토와 인도·태평양에서 확장억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우리의 전략적 사고와 미래 인프라를 형성할 차세대 리더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

특히 나랑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양자적으로나 다자적으로나 책임있게 행동할 것을 주문한다. 나랑이 말하는 신전략에 따르자면, 만일 ‘우리의 적들이 다른 선택을 한다면 우리도 마찬가지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2035년이 되면 핵탄두 1,500개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의 핵개발에 러시아가 고농축 우라늄 등을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즉 10년 안에 새로운 핵시대를 미국의 최대위협인 ‘중국의 핵무력’이 규정하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인태지역 동맹들과 새 움직임

특히 북한과 관련된 언급이 흥미롭다. 나랑 전 차관보 대행은 “한반도 분쟁에는 다수 지역핵무력 행위자들의 에스컬레이션과 개입의 위험이 있다. 이에 더해 북-러간 전략적 파트너십은…우려스러울 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무력 적대국과의 협력과 심지어는 공모(collusion)할 수도 있을, 그런 실질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는 “북한은 어떤 영역에서도 미국과 동급(peer)는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향해, 그리고 갈수록 미국을 향해서도 자신의 핵능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나랑은 이렇게도 얘기했다. “우리의 인태지역 동맹들은 확장억제의 파트너들이지, 수동적 수혜자가 아니다. 우리의 한국, 일본, 호주와의 맞춤형 대화는 더욱 심화,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는 통상전력-핵전력 통합(conventional-nuclear integration CNI), 위기시 협의, 그리고 미 핵억제 태세와 능력에 대한 동맹의 이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 등이 포함된다. 우리는 한국과 차관보 레벨에서 ‘핵협의 그룹’을 설치했다. 그리고 미국은 한 걸음 앞서가는 동맹들간의 통합을 가속화하고, 이제 동등한 파트너로서 북한으로부터의 핵과 다른 형태의 전략적 공격에 대비해 억제력을 강화하는 ‘지침문서’(Guidelines document)에 서명했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새로운 《핵 사용 지침》은 예컨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이 50%가 넘는 등 통상 분쟁에서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더 이상 확실하지 않고, 중국의 핵 무력이 10년 정도면 배치기준에서 미국과 동급이 될 것이라는 가설에 기반한다. 그리고 북핵이 단순히 미사일 방어로 억제할 수 없는 이스라엘, 파키스탄 수준의 60개 정도에 달하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중러와 협력, ‘공모’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도 여기에 기여한다.

한미 핵작전지침의 실제 내용은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반드시 주목해야할 점은 나랑 전 차관보 대행이 언급한 ’지침문서‘가 바로 지난 7월 한미핵협의 그룹에서 합의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지침>을 말한다는 사실이다. 협의 직후인 지난 7월 11일, 한미 정상이 이 지침을 공동성명으로 채택했다. 이를 두고 윤석열 정부는 “명실상부한 핵기반 동맹으로 확고하게 격상되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뒤이어 7월 12일 김태효 안보실 제1차장은 “미국 핵자산에 전평시를 막론하고… 한반도 임무가 특별히 배정될 것임을 확약”한 것이라 했고, 또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과 직접 핵작전을 논의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라고 흥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퇴임한 미 MIT대학의 핵전략가 나랑은 <미국의 소리>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체계에서는 특정 임무나 목표에 특정 무기를 배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만이 미국 핵무기의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라고. 즉 앞의 한국측 얘기를 다 부인한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그가 말하는 “동등한 파트너”란 말의 의미는 “미국의 핵 작전에 대한 한국의 재래식 지원을 조율하는 능력을 높였다는 의미”다.

그래서 보자면 미국의 확장억제는 한반도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역내”가 적용범위다. 문제는 한반도 뿐만 아니라 ”역내’에 있다. 여기서 또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 둘 것이 있다. 지난 7월 29일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양해각서>다. 쉽게 말해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말이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일 양해각서가 “한반도, 인태지역 그리고 그 너머beyond”에서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그러면 다시 정리해 보자. 미국은 올 3월 《핵 사용 지침》이라는 새로운 핵전쟁 전략을 입안했다. 핵심은 러, 중, 북에 대한 3전선에서의 “동시 또는 연속적” 핵전쟁 계획이다. 이 극비 문서가 공개되지 않는 한 미국이 선제공격한다는 건지, 언제 한다는 건지 등 핵심 내용은 알 수가 없다. 이 신전략에 맞춰 한미간 핵협의그룹 회의를 개최해 통상전력-핵전력 통합CNI등 확장억제에 따라 한국의 재래식전력을 ‘한반도와 역내’에서 어떻게 통합, 투사할 것인지에 대해 양국이 합의했다. 이를 윤석열 정권은 한미동맹이 ‘핵기반 동맹’으로 ‘격상’되었다고 광고했다. 그리고 한미일 3각 군사동맹 출범의 <양해각서>는 “한반도, 인태 그리고 그 너머”를 3각 군사동맹의 적용범위라고 한 것이다.

미국이 “핵 사용 지침’을 개정 승인한데 대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YTN보도.

미국이 핵미사일을 쏜다면

그렇다면 아주 상식적인 얘기를 해 보자. 미국이 원하는 모(某)일, 모(某)시에 중, 러, 북을 겨냥한 미국의 대륙간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되었다. 당연히 러, 중, 북도 대응발사를 할 것이다. 미, 러, 중이 국토면적이 매우 큰 나라인데 비해 한반도, 그것도 남쪽인 남한은 매우 작은 나라다. 그리고 북과의 모든 관계가 단절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섬이다. 오갈 데도 없다. 공격을 받은 북은 미국 본토뿐만 아니라 당연히 남한에도 보복핵공격을 즉각 감행할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핵전쟁 시나리오가 실행되면 남한은 그냥 없어질 지도 모른다. 그러면 윤석열 정권은 한미가 합의한 저 CNI 프로그램에 따라 한국군의 재래전력을 북한과 중국에 투사하겠다는 말이다. 이걸 “핵기반동맹”이라고 부른다.

아니 미국이 북한에는 안쏘고 중국에만 쏜다고 치자. 그래도 결과는 크게 다를 바 없다. 주한미군은 경향적으로 북한 보다는 중국을 향해 그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그래서 핵미사일이 오고가는 상황이라면 이미 전시이기 때문에 한국의 미군기지에서도 적대행위를 하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중국의 핵무기등 전략미사일이 한국에 날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가 지난 8월 28일자 기사에서 바이든의 《핵 사용 지침》이 적용되면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동맹국인 필리핀이 ‘부수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남북한 관계를 고려할 때 필리핀과 남한은 엄연히 다르다. 그리고 미국의 신전략의 타격대상중 하나가 북한인 이상, 한반도는 핵전쟁의 주전장이 될 것이다.

이 지침으로 보자면 미국에겐 ‘북한 비핵화’는 사실상 끝났다. 윤석열 정부는 어찌할 것인가, 아직도 비핵화 노래를 부르지 않는가. 미국은 북의 비핵화가 아니라, 북과의 핵전쟁을 말하고 있는데 말이다.

바이든의 무모한 전쟁 계획

미국은 3개 전선에서 3개 전쟁을 동시에 전개하겠다고 한다. 핵전쟁 말이다. 특히 미국이 강조하는 것은 주적 중국이 아직은 핵으로 동급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신전략이 상정하기로 중국의 핵탄두수는 2030년 1,000개, 2035년 1,500개가 될 것이다.

현재 실전 배치된 핵탄두는 미국이 1,419개, 러시아가 1,549개이다. 2035년이 되면 중국의 핵탄두수가 미국과 동급이 된다. 그래서 남은 시간은 5~10년이다. 바이든의 3개 전선 핵전쟁은 향후 5-10년 사이에 일어날 지도 모른다. 즉 이 말은 이때쯤 남한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사를 통털어 그 어떤 정권도 바이든 정권만큼 ‘용감(?)’하지 못했다.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2개의 ‘동급’국가와의 전쟁을 포함한 ‘3전선의 전쟁’이라는 초대형 도박을 상상한 자는 없었다. ‘치매’가 그래서 무섭다는 것이다.

글쓴이

이해영 한신대 교수

이해영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마부룩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이후 한신대학교 계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신대 부총장,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21세기한국정치학회 이사, 국제지역학회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사)한국안보통상학회 회장, 시민단체인 <국가國歌만들기시민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서양 정치사상과 국제 정치경제 전공자로서 마키아벨리, 그람시, 슈미트, 하버마스 등의 사상을 강의하며, 국제통상, 한미 관계도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오리엔탈리즘과 지정학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으로 『그람시와 하버마스: 시민사회, 생활세계 그리고 정치』(독문)를 썼다. 지은 책으로 『임정, 거절당한 정부』 『안익태 케이스』, 『낯선 식민지, 한미 FTA』, 『독일은 통일되지 않았다: 독일통합 10년의 정치경제학』, 『우크라이나전쟁과 신세계질서』 등이 있으며 『한미 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1980년대 혁명의 시대』 등에 공저자 및 편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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