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공격할까...3차 세계대전의 전조
[이해영의 이성과 우상] ‘하마스-이스라엘 전쟁’과 신세계질서④ 미국, “이란 핵 저지”위해 전쟁 불사 문제는 강고해지는 ‘시아파 초승달’ 지역블록 미국의 ‘2국가론’, 답될 순 있지만 가는 길 없어
또 다른 위협요인?
중동에서 미국의 역내 주적은 이란이다.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전쟁이 터지기 한참 전인 2023년 6월 27일 미하원 결의안 제559호를 보자. 그 이전인 올 3월 전 미합참의장 밀리는 “이란이 ‘단 몇 달만’ 있으면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래서 미하원은 결의안에서 미합중국의 정책은, 첫째, 핵무장한 이슬람공화국 이란은 용인할 수 없다, 둘째, 그 어떤 상황, 경우에도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된다, 섯째, 그 어떤 수단을 사용해서(all means necessary)라도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넷째,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포함, 파트너국과 동맹국의 행동의 자유를 승인하고 지원한다고 선언했다. 그 결과 바로 며칠 전 10월 30일 미공화당 하원의장의 주도로 “미국의 정책은 이란핵의 불용인에 있음을 선언”하는 법안을 검토할 것을 공표하고 있다.
그래서 보자면 현 국면에서 미국의 최대 국익은 이란 핵의 저지에 있다. 미국 글로벌 패권의 유지를 위해서는 중국, 러시아, 이란에 대한 전략적 패배를 강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각각에 상응하는 프락시(proxies) 즉 1)대만, 2)우크라이나, 3)이스라엘을 통한 대리전을 구상해왔다. 하지만 이미 우크라이나를 통한 대러 굴복은 거의 확실하게 실패했다. 그런데 이 국면에서 터진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대이란 굴복을 강요할 수 있을 때 미패권 유지의 이익이 가장 커진다. 바이든이 말한 ‘2개의 전쟁’론은 중국을 제외한 러시아, 이란 각각에 상응한다.
그래서 당면한 3)이스라엘의 경우만 보자. 미국 입장에서는 당장 하마스 제거도 좋지만 이 과정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민간인 테러가 아랍권 전체를 적으로 돌려 세워 이스라엘의 전략적 지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더군다나 하마스보다는 헤즈볼라, 그리고 시리아, 그리고 이란이 ‘주적(主敵)’인데 가자에 전 병력을 올인 배치, 소모시킬 경우 더 큰 적에 대한 대응이 어렵게 된다. 하지만 네타냐후 정권은 북쪽의 승패가 불확실한 적, 헤즈볼라보다 당장 쉬워보이는 적, 즉 하마스를 유린하고 가자지구 230만 명을 시나이사막에 ‘갖다 버리는 것’이 정치적으로 효능감이 더 커고, 군사적으로도 용이하다.
인도적 이유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바이든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우려 발언은 이 사정하고 연관된다. 동지중해에 최대 규모의 미 군사력 집결은 따라서 첫째, 이스라엘 가자침략이 실패해 전쟁이 서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에 대비하고, 둘째, 어떤 경우든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특히 나아가 이란핵 저지를 위한 미국의 군사적 침략에 대비하고, 셋째, 또한 만에 하나 북부전선이 열려 가자지구를 일정 수준에서 정리한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와 전면전 혹은 전면적 대리전에 돌입할 경우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서아시아는 단지 가자지구에서만 전투가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못지않게 우려되는 것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군사적 충돌이다. <그림5>는 10월 17일 이후 이른바 ‘시아파 초승달’ 지대에서 여러 친이란 민병대에 의한 미국의 불법 건설 시리아 군사기지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이미 40회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대이스라엘 선전을 포고한 예멘의 후티정권의 대이스라엘 미사일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대응, 미군 역시 시리아내 이란혁명수비대 무기고를 ‘자위권’ 차원에서 폭격했다. 그리고 전 CIA분석관 래리 존슨에 따르면 미국내 군병원에 미 부상병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태 흐름은 가자, 그리고 이스라엘 북부의 헤즈볼라 뿐만 아니라 초승달지대에서도 이미 상당 수준의 교전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스라엘 전선과는 달리 이 지역에서는 미군이 교전의 직접 당사자다. 시리아내 미군기지는 어떤 법적인 근거도 없는 ‘불법무단점령’이다. 심지어 시리아내 유전지대를 점령한 미군은 끊임없이 석유를 밀반출하고 있다. 그래서 시리아영토내 이란혁명수비대 군사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은, 엄밀히 말해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의미할 수도 있다. 특히나 시리아 내에는 러시아의 해·공군 기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사태전개라 할 만하다.
평화는 가능한가
최근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이스라엘을 비롯한 아랍순방은 외교참사로 끝났다. 아무런 성과도, 그 흔한 공동성명조차 나오지 않은 대(大) 실패작이었다. 블링컨의 뒤를 이어 현재 번즈 CIA국장이 사태 뒷수습을 위해 파견된 상태다. 과거 1970년대, 1990년와 비교해 미국의 역내 위상은 현저히 축소된 상태다. 비록 가공할 군사력을 현지에 파견한 상태지만, 그렇다고 역내 반미블록의 항전의지가 바뀐 것은 없다.
더군다나 인도적 휴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정권은 이를 간단히 거부했다. 가자지구에 ‘일일 4시간 휴전’같은 미끼를 내놓았지만 그렇다고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는 조금도 달라질 기미조차 없다. 지지율이 고작 7%에 불과한 네타냐후 정권이 저토록 단호하게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고, 나아가 금세기 최대의 학살극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네타냐후 자신도 출구전략이 막연함을 의미한다. 심지어 ‘가자 핵사용 불사’까지 나올 정도니 말이다.
이미 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 패배했다. 핵심전력을 큰 타격없이 유지하고 있는 하마스의 전열이 무너졌다는 징후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처음 전격전을 구사할 것 같았지만, 이스라엘도 중장기전을 염두에 둔 아주 치밀한 군사적 행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과연 이스라엘의 편인가 하는 점이다. 비록 아랍권도 전통적 분열선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랍권 대중의 분노는 역내 정권들의 정치적 선택을 현저히 제약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정치적으로 고립된 것이다. 그리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에 밀리는 바이든 정권으로서도 선택지가 많은 것도 아니다. 국제사회의 반미, 반이스라엘 여론과 특히 미국내에서조차도 이 문제를 놓고 민주당 지지층이 균열되는 것은 바이든 정권으로서도 치명적이다.
사실 이스라엘 국가와 팔레스타인 국가라는 ‘2국가해법’이 새로울 것은 전혀 없다. 문제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행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전쟁발발후 궁여지책으로 바이든이 2국가안을 다시 언급했지만 이는 바이든의 외교적 실패를 자인한 것에 다름아니다. 왜냐하면 처음 ‘2개의 전쟁론’을 소환해 이스라엘의 대학살극을 사실상 묵인, 방조한 뒤, 수습안으로 케케묵은 ‘2국가안’을 제시함으로써 메시지의 혼란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제안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스스로 불러들인 것이다.

‘2국가’안은 그나마 국제사회의 다수안이라 할 만하다. 원래 하마스는 이 안을 반대해서 등장한 정치세력이지만, 현재는 이 안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이스라엘 시오니스트에 있다. 이들은 2국가안은 고사하고, 이스라엘 1국가안 그것도 모자라 ‘대이스라엘주의자’들이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지도에서 지우는 것이 목표다. 그 단적인 예가 지난 9월 네타냐후 총리의 UN연설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도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웠다. 그리고 사우디, 이집트, 수단과 이스라엘이 블록을 이루는 ‘신중동구상’안을 발표했다.

물론 2국가안이 완벽한 해법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 타협가능한 현실적 대안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답’은 될 수가 있다. 더 큰 문제는 답은 알지만, 그리로 가는 ‘길’이 없다는 점이다. 적어도 네타냐후 정권이 휴전을 거부하는 한, 미국과 공모한 시오니스트의 권력이 더 약화되지 않는 한, 무엇보다 미국의 대서아시아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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