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내분, 인류의 이기심과 두려움 드러내다
[김정민의 친절한 IT이야기] 두개의 대립구조 가진 내분 전말 수익 챙기기냐 Vs 인류 위해 쓸거냐 약 인공지능이냐 VS 강 인공지능이냐 기업 내분 너머 인류 운명 영향줄지도
진보보수의 이념대립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시간 11월 17일 OpenAI 이사회가 샘 알트만 대표이사를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세계가 이 뉴스에 주목했는데, 결국 4일이 지난 11월 21일 샘이 OpenAI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사태는 마무리되었다. 이번 사태는 자본을 등에 업은 샘의 완승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나흘 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이런 일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해 법률적 관점, AI 개발 관련 이념 대립의 관점, 직원들의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OpenAI의 미래가 어디로 갈지 예측해보고자 한다.
알다시피 샘 알트만은 챗GPT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OpenAI를 공동 창업했다. 다른 공동창업자로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사들이 있다. 샘은 최근 AI 붐이 일면서 IT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사람, 슈퍼스타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 샘이 OpenAI를 공동창업했을 때의 목적, 즉 초심을 잃었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그러던 중 해임 사태가 터진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OpenAI의 특이한 구조와 비영리회사의 특징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 특이한 구조의 배경이 된 OpenAI의 설립목적이 무엇인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사회와 대표이사의 관계와 각자의 권한, AI 기술 개발을 둘러싼 해묵은 이념 대립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표면으로 들어난 대립
먼저 사건의 전말을 알아보자
샘 알트만의 해임 소식은 갑작스럽게 전해졌다. 이사회는 해임의 이유로 샘이 이사회와 진실로 소통하지 않아 이사회가 그 책임을 다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들었다. 실제로 샘은 이사회(화상 회의)에 참여하라는 요청을 받고 11월 17일 줌 회의에 들어 갔고, 즉시 해임이 의결되었다고 한다. 최대주주인 MS(마이크로소프트)도 샘이 해임된 후에 이 사실을 알았다.
사태가 벌어지자, 투자자 특히 MS의 반대는 엄청났다. 3일 뒤인 20일, MS는 샘을 AI팀의 리더로 영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OpenAI 직원들이 단체로 이직을 예고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피해자였던 샘에게 직원들이 동조하자 이사회가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이사회 멤버 중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 과학 책임자(CSO)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주동자로 지목되었다. OpenAI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샘, 그렉 브록만, 일리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는데 일리야는 사외이사 3명을 설득해 샘과 그렉을 해임한 것이다. 일리야는 샘의 상업화 질주에 반대의 견을 가진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11월 20일,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사회에 샘의 CEO 복귀를 요청하였고, 복귀되지 않으면 회사를 나가겠다고 서명 운동을 벌였다. OpenAI 전체 직원 770명 중 700명이 넘는 인원이 탄원서에 서명을 했으니 이사회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일리야가 주말 사이 마음을 돌려 SNS에 “이사회의 행동에 동참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기업의 재결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반성문을 올렸다.
11월 21일, 이사회는 하는 수 없이 샘 알트만을 CEO로 복귀시켰고, 샘을 해임했던 이사진은 교체됐다. 이사회는 대주주의 동의도 없이 어떻게 전격적으로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OpenAI의 목적과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2015년 OpenAI의 설립 당시의 미션은 “안전한 인공지능을 구축하고 인공지능의 이점이 가능한 한 광범위하고 균등하게 분배되도록 하는 것”이었고, 현재의 미션은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일반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OpenAI는 인공지능의 위험을 예방하고, 인공지능의 잠재적인 이점을 최대화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대의 하에 의기투합한 OpenAI 공동창립자들은 애초부터 오픈AI를 비영리회사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사회 멤버 누구도 회사 지분을 갖지 못하도록 제한하였다.
지키기 어려운 이상적인 지배구조
시작은 그럴듯했으나, 비영리회사인 OpenAI는 개발자금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구글의 딥마인드에 비해서 자본과 인재가 턱없이 부족했다. 실제 AI 관련 기술 개발 수준도 딥마인드보다 많이 떨어졌는데, 이를 참다못한 일론 머스크가 OpenAI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떠났다. 결국 OpenAI는 2019년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인재 유치, AI 슈퍼컴퓨터 구축 등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하여, 아래와 같이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이 혼재하는 하이브리드 구조의 회사가 되었다.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을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영리법인만 영리행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비영리법인인 병원도 영리행위를 통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수익을 투자자(구성원)에게 나누어 줄 수 없다는 것이 영리법인과 차이점이다. ‘영리’라는 것은 수익을 나누어줄 수 있다는 의미이고, ‘비영리’는 수익이 아무리 많아도 나누어 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오픈AI가 스스로 밝히고 있는 구조도에 의하면, 최상위에 ‘OpenAI, Inc.(비영리)’가 있고, 중간에 ‘홀딩 컴퍼니’가 있고, 하단에 ‘OpenAI Global, LLC(영리 기업)’가 있는 구조이다. 영리회사인 ‘OpenAI Global, LLC’는 대중에게 ‘OpenAI LP’로 잘 알려져 있는데, OpenAI LP의 블로그(홈페이지)에는 3가지 원칙이 소개되어 있다.
첫째, 투자자의 수익을 투자금액의 100배로 제한한다. 나머지 수익은 OpenAI가 인류의 공동 선을 연구하는데 사용한다. 둘째, 모든 투자자와 직원은 수익보다는 OpenAI의 헌장을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셋째, 이사들이 지분을 가질 수는 있지만, 영리적 결정과 OpenAI의 미션에 배치되는 결정은 지분 없는 이사들이 결정한다. 그 결과 MS는 ‘OpenAI LP’의 지분을 49%나 가지고 있지만, 영리적 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
그렇지만 MS도 남는 장사를 했다. OpenAI에서 개발한 기술을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MS의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사회와 대표이사의 독자적 역할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이사회의 권한이고 자유이다.
회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단체이고, 이사회와 이사, 대표이사의 회사내의 역할은 제각기 다르다. OpenAI의 위와 같은 기형적인 구조는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는 받아야겠고, 회사의 목적과 미션 또한 포기할 수 없어서 만들어진 궁여지책이다. 결국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위해서는 이사회와 대표이사가 각자의 역할을 잘 나누고 상호 통제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먼저 미국에선 회사의 주인은 주주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주주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를 세울 수도 자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선임됨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는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자를 수 있다. 즉 주주들이 자신들의 대리인인 이사를 세우고 그 이사들이 회사를 운영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회사의 중요한 결정은 이사회에서 하고,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을 집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한국 비영리법인은 주식을 발행할 수 없고, 주주라는 개념이 없지만, 미국 비영리법인은 예외적으로 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언론에 보도에 의하면 OpenAI의 사내이사는 이사회의 추천과 승인으로 임명되고, 사외이사는 이사회의 추천과 주주총회의 승인으로 임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이사가 아주 멋지게 언론에 노출되는 모습만을 보다 보니 대표이사가 회사의 모든 일을 알아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적인 것은 이사회가 결정한다.
따라서 OpenAI 이사회가 샘을 자른 것은 그 권한을 행사한 것일 뿐 놀라운 일은 아니다. 특히, OpenAI 이사회가 밝힌 이유처럼 샘이 이사회에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잘라야 마땅하다. 이는 각자가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사회가 샘 알트만을 해임한 이유
여러 가지 추측성 내용이 회자되지만, 가장 유력한 이유는 이렇다.
예전부터 이사회와 샘 알트만은 회사의 생존을 위한 AI 상업화를 두고 수차례 대립을 했다. 즉, 샘은 발빠른 AI 상용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수익을 더 투자해 기술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이사회는 AI의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해 감시, 감독을 강화하고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간단히 말해 샘이 OpenAI 창립 당시의 초심을 잃었다는 것이 이사회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대립은 인공지능에 관한 해묵은 대립이다.
AGI의 개념과 인공지능에 관한 이념의 대립
샘 알트만의 초심은 OpenAI의 미션과 같았다. 변화가 느껴진 것은 2021년 즈음이다. “인공지능이 미국 성인 1명당 연간 1만 3500달러를 나눠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부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공지능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면 더 윤리적이고 다수를 위한 인공지능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동의를 할 수 있는 내용인데, 나아가 샘 알트만은 “이런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OpenAI가 다른 경쟁 기업보다 먼저 더 빠르게 인공지능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나섰고, 이 대목이 석연치가 않았다.
인공지능에는 약(弱) 인공지능과 강(强) 인공지능이 있다. 과거에는 이렇게 분류하였고, 강 인공지능에 대한 수많은 추측과 공포심 조장이 이어졌다. 약 인공지능은 특정 작업(업무)에 특화된 인공지능을 말하고, 강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여 인간 지능 이상을 가진 인공지능을 말한다. 강 인공지능 개념이 AGI(일반 인공 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로 발전하였다.
OpenAI가 개발하는 것은 AGI이다. 그리고 AGI는 인간을 해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가가 나서서 규제를 하거나 AI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감시, 감독을 해야 한다. 일론 머스크는 국가의 규제를 주장하며 OpenAI, 구글 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OpenAI는 자정작용을 강조한다. 실제로 OpenAI 인력의 20%는 감시, 감독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 로이터의 기사에 의하면, OpenAI 연구원들이 샘이 해임되기 직전에 이사회에 강력한 AI 혁신을 경고하였는데, 연구원들은 이메일로 “지금 우리가 뭔가 엄청난 혁신을 가져다 줄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이것에 의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인공지능의 발견이 가능할 것이다”는 내용을 보냈다.
프로젝트 이름은 ‘Q스타’인데, 이 프로젝트 AI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지녔고, 스스로 자기개발도 한다고 전해지는데, 그 근거가 수학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점이다.
AI가 수학을 정복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인데, 인간 지능과 유사한 추론 능력을 갖췄다는 말과 같다. 인간이 제시한 문제만을 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학습하고 이해할 수 있는 AI, 인간보다 뛰어난 고도화된 AGI의 등장이 수년 내 가능하다고 연구원들은 봤고, 이를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 보고를 접수한 이사회는 AGI의 개발을 천천히 하거나 안전성을 체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는데, 샘은 이사회와 진실한 소통은 하지 않고 개발을 강행해,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이사회가 샘을 해임한 것이다.
직원들이 샘 알트만의 편에 선 이유
직원들에게 명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이다. 최근 OpenAI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투자사가 860억 달러 가치에 OpenAI 직원들의 비상장주식(구주)을 구입하는 딜이 그것이다. 올해 초 주식을 받은 직원 기준으로 3배, 2019년 입사한 직원들 기준으로는 86배가 오른 가격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일확천금인데, 이사회가 샘을 해임해버려 투자 딜은 무산되고, 주식은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OpenAI 직원들은 연봉도 많이 받지만 실리콘밸리 회사가 그렇듯 연봉의 절반 정도를 주식으로 받았다. 그들이 보기에는 이사회가 연봉의 대부분을 날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명분 싸움과 이념 대립의 끝, 그리고 OpenAI의 미래
이념의 대립은 결국 명분 싸움으로 귀결된다. 명분 싸움은 실리냐, 휴머니즘이냐의 대결이다. ‘효과적인 이타주의’처럼 인류에게 이익이 되도록 AI 기술을 발전시켜야 된다는 것이 OpenAI의 미션이다. 그러나 샘과 직원들은 실리를 추구하는 길에 들어섰다.
이 대목에서 정작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것은 휴머니즘을 가장하여 실리를 추구하는 무리들이다. 스타트업 세계에서는 대체로 이런 자들이 성공하고,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다. 특히 싸움이나 노름판에서 ‘내가 이겨서 나눠줄게’, ‘내가 다 따서 나눠줄게’라는 말을 믿어서는 안된다. 샘은 “OpenAI가 다른 경쟁 기업보다 먼저, 더 빠르게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야 윤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지금까지 샘의 언행을 분석해볼 때, 이 말을 믿어야 하는지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실제로 샘은 자신의 돈으로 기본소득 실험도 했었다. 그러나 샘의 진심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천천히 안전성을 검증하면서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된다.
필자가 바라보는 샘은 개발자가 아니다. 홍보, 마케팅의 천재에 불과하다. 8살 때부터 코딩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최근 10년 동안은 야망을 가진 투자자에 불과했다. 스스로 과학적 진보를 통해 1조 달러 규모의 기업을 만들자고 했지만, 투자 말고 과학적 진보를 위해 기여한 바는 없어 보인다. 나쁘게 보자면 AI 분야에서 그의 삶은 그저 영업맨(business man)에 불과했다.
OpenAI를 샘과 MS가 장악한 지금, OpenAI의 미션은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렵게 지탱하던 하이브리드 형태의 기형적인 구조는 자본에 무릎을 꿇었고, AGI 개발 폭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기술 개발의 이익은 소수가 가져갈 것이다. 이제 OpenAI 이사회는 이런 폭주를 막을 힘이 없다. 일론 머스크가 경고했던 것처럼 OpenAI는 ClosedAI가 될 것이고,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규제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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