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 그리고 한반도에서 전쟁 날까
[이해영의 이성과 우상] 대만해협위기는 한국 경제에도 치명적 영향 미중전쟁이 곧 ‘한국의 전쟁’인 이유는? 미국, 한국을 중국 ‘허 찌르는 기지’로 이용 중국, 극초음속 무기로 한반도를 전쟁터로 미, 北폭격 동인 없고 3개 전선 전쟁 불가능
대만에서 미중 대리전이 발발한다면
야권의 분열로 대만 총통선거에서 민진당이 재집권했다. 대만 대선전에 대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중전쟁, 즉 우크라이나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중 대리전쟁의 실제 가능성 여부와 관련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제시했다. 그 결과는 충격을 넘어 ‘경악과 공포’ 그 자체다.
이 시뮬레이션은 2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다. 첫째는 미중전쟁 즉 대만의 대중 대리전쟁 발발이며, 둘째는 대만해협 봉쇄 상황이다. 이 각각에 있어 그것이 가져올 경제적 결과를 보면 먼저 첫 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대만은 GDP가 마이너스(-) 40%, 중국은 -16,7%를 예상했다. 대만은 사실상 붕괴된다는 말이다. 반면 미국에 미칠 충격은 예상밖으로 미미(?)하다. -6.7%다. 세계경제는 –10.2%, 즉 10조 달러 이상의 피해를 본다는 예측이다.
전쟁 발발이 아닌 대만해협이 봉쇄되는, 즉 두번 째 시나리오를 보면 대만GDP -12.2%, 중국 -8.9%, 미국 -3.3%로 예측됐다. 여기서도 전쟁당사국인 중국에 비해 미국의 경제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표1> 대만전쟁과 해협봉쇄 시나리오의 경제적 결과

그래서 양 시나리오를 합치면 대만은 그냥 ‘끝난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의 충격은 GDP -25.6%인데 비해 미국은 –10%에 불과하다. 미국으로서는 적에게 2배 넘는 피해를 강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프락시 인 대만 하나를 미끼로 던지면서 중국에게 이런 피해 즉 ‘소모’를 강요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한국은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까?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될까? 충격적인 것이 대만에 이어 2위다. GDP 마이너스(-) 23.3%다. <표2>는 그 아래 각주에 나와 있듯이 무역, 반도체, 금융쇼크를 합해서 추정한 경제적 피해치다. 전쟁 당사국인 중국이나 미국보다 한국의 충격이 훨씬 크다. 중국 -16.7%, 일본 -13.5%, 미국은 -6.7%에 불과한데 말이다. 아주 쉽게 말해 한국은 망한다.
<표2>대만분쟁시 한국의 부문별 경제적 피해

위 두 가지 시나리오는 단지 전쟁 발발과 봉쇄 ‘1년’동안의 예상치다. 전쟁이 1년 안에 끝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볼 때, 비현실적 가정이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는 단지 경제적 결과만을 추정한 것에 불과하다. 즉 그 군사적 측면은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이다. 대중국 대리전쟁(대만전쟁)이 발발하면 주한미군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군과 한반도는?
최근에 나온 <미국의 소리(VOA)>기자인 김동현의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부키, 2023)를 보면 그 대강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림1>에서 보듯 한국은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상 제1도련선(島鏈線: Island Chain) 가장 깊숙이 위치한 지정학적 ‘독침’이자 ‘불침항모’다. 가장 전진 배치된 군사기지다. 유사시 주한미군 제7공군의 F-35는 중국으로 출격한다. 과거 태평양전쟁시절 평택에서 이륙한 일본의 제로기가 상해와 남경을 폭격했다. 제주도의 알뜨르 비행장(모슬포 비행장)도 그렇다.
평택에서 상해까지는 직선거리 834㎞에 불과하고, F-35의 전투반경은 1093㎞이며 항속거리는 2200㎞다. 즉 평택의 오산기지에서 발진해 상해를 폭격하고 돌아와도 기름이 남는다. 또 한국에는 서태평양을 통털어 가장 많은 미육군이 배치되어 있다. 주한 미육군은 장거리미사일로 중국을 타격하는 것이 이제 최대 임무가 된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실상 미국의 최중요 관심사가 아니다. 중국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다. 한국의 방위분담은 결코 방위비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은 미중 ‘초경쟁’의 하위파트너로서 위상이 지워지고, 한미일 3각 동맹 역시 대북 억제가 아니라 대중국 공격이 최우선적 임무다.
그렇다면 그 대가는 무엇일까? 한반도는 전쟁터가 된다. ‘검은머리 미국인’의 시선으로 김동현 기자는 이렇게 적고 있다. “한국이 중국의 제1도련선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포화공격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역동적 병력 전개는 적성국의 화력을 분산시키면서 최대한 버텨낼 수 있도록 한다. 동시에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공중자산, 사정거리가 긴 지상군의 고정밀 장거리 타격 체계는 오히려 중국의 허를 찌르는 회심의 일격인 셈이다.”
한국이 전쟁터가 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중국의 허를 찌르는 것이 먼저다. 그렇지만 한국이 중국의 ‘포화공격’에 취약한 것은 인정한다. 미국의 평택기지는 최전진기지이지만 동시에 너무 밀집되어 있다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F-35가 유사시 과거 일제가 했던 것처럼 상해 등을 폭격하고, 미 지상군이 장거리 미사일로 상해와 북경을 공격하면 당연히 중국도 대응사격을 할 것이다. 어디에? 한국에!
<그림1> 서태평양의 군사적 상황

한국 어디를 폭격할까? 평택, 군산, 진해 그리고 상황여하에 따라 미 핵잠이 기항할 제주강정! 또 상황여하에 따라 한국군의 지휘본부가 있는 용산에, 그리고 한국 지상군 사령부가 있는 용인에 말이다.
위에서 말하는 ‘포화(飽和)공격’이란 압도적인 수량의 각종 미사일, 드론 기타 폭격기등이 동시에 섞어쏘기 방식으로 적지를 무차별 폭격하는 것을 말한다.
<그림2>중국의 WZ-8 극초음속 정찰드론의 작전반경

중국과 북한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그림2>는 작년 초 미국 주방위군 테세이라 일병이 빼돌린 미 국방부 기밀문건에 포함된 중국군의 우젱-8호(WZ-8) 극초음속 정찰드론의 작전에 관련된 것이다. 미 국방부 기밀문건은 중국 내륙에서 폭격기에 실려 이륙한 초고고도 극초음속 정찰드론이 대만과 한반도 서해안을 일상적으로 정찰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 그림은 대만해협 유사시 한반도 서해안과 대만 해협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전장 임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우젱-8호의 궤적이 주한미군의 평택과 군산기지 상공을 우회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군을 고착견제하기 위해 북한 역시 어떤 형태로건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장에 등장했다는 북한의 KN-23, 즉 화성11호 미사일은 저고도라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망이 무력화되고, 이른바 풀업(pull-up: 하강단계서 상승)기동이 가능해 패트리어트 방공망도 회피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 둥펑 17과 어떤 방식으로건 북중러 협력을 통해 기술이전될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의 극초음속 킨잘 미사일 등에 대한 유효한 방어수단을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역시 현재 갖고 있지 않다. 미 항모 역시 아직까지도 극초음속 방어 수단을 구비하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아주 최근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만해협에 대한 단순 봉쇄만으로도 한국 경제는 치명상을 입는다. 여기에 대중국 대리전쟁시 한국은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전쟁터가 된다. 대중국 병참 및 최전진 미사일 공격기지 및 주한 미공군의 발진기지가 된다. 한국 해군 역시 동중국해 해상에서 미, 일 해군과 합동 작전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여러 곳은 중국의 ‘포화공격’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다. 한마디로, 대만전쟁은 동시에 ‘한국의 전쟁’이라는 말이다.
미국, ‘3개 전선’전쟁 수행할 수 있나
다극화는 현단계 글로벌 정치경제의 지배적 경향이다. 물론 이 말은 이 경향에 길항하는 반경향(anti-trend)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언론과 이른바 ‘주류’담론에서 거의 듣기 힘든 단어가 ‘다극화’다. 세계가 다극화됨에도 오직 하나 미국, 미국의 주류언론만 쳐다보고 베끼고 있는 탓에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은 한국언론도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복합적 다극질서는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대세가 될 것이다. 그러기에 미국은 이 새로운 질서에 맞서 ‘규칙기반 국제질서’라는 자국 패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더욱 필사적이 될 것이다. 지금 서아시아에서 보듯이 미국은 하마스도, 헤즈볼라도, 예멘의 안사르알라도 그 어느 것 하나도 온전히 진압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이 이란과의 전면전을 전개할 군사역량이 되는가는 더 큰 문제다.
‘2개의 대전쟁을 동시에 치루지 말라’는 것은 로마의 격언이다. 나치독일이 패망한 것은 어쩌면 양면의 전쟁을 동시에 치렀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자에서, 예멘에서, 시리아/이라크에서 교전중이다. 그리고 이제 대만 민진당정권의 재집권과 함께 또 새로운 전쟁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네오콘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을 ‘자유의 파수꾼’이라 부르면서 미 패권에 걸림돌이 되는 러시아, 이란, 중국을 바로 이 3개의 프락시(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를 통해 전략적으로 약화시키고 또 압박와해를 추진해 왔다.
이 중 1개의 프락시(우크라이나)는 현재 패망 직전에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처지이고, 또 다른 프락시는 전대미문의 대학살극을 자행해 미국의 정당성에 역대급 타격을 입혀 오히려 미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서아시아 역내 미국의 ‘전략적 자산’에서 ‘전략적 부채’로 전환중이다. 미국은 러시아에 이어 이란과의 전면전 문턱에서 고심을 키우고 있다. 또 다른 프락시, 즉 대만 민진당 정권을 앞장세운 전쟁은 지금까지 그 어떤 것과도 규모면에서 비교불가다. 여기엔 한국도 동원예정인지라 우리에게도 ‘생사여탈적’ 리스크다.
고조된 남북한 군사충돌 가능성은
현재 제주도 남쪽 공해상에서는 저 위 <그림1>의 칼 빈슨 항모전단(CSG)을 동원한 대대적인 한미일 군사훈련이 진행중이다. 표면적으로는 대북억제를 내세우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는 일이다. 그래서 내세운 명분도 ‘규칙기반 국제질서’의 수호다. 바로 이 똑같은 이유를 미국은 홍해상의 ‘번영의 수호’작전에도 내걸었다. 미국의 예멘공습은 거의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규칙기반 국제질서’란 곧 ‘미 패권질서’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이 와중에 북한의 ‘적대국 2국가론’과 맞물리면서 한반도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나로서는 그렇다고 남북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북측의 거친 언설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기본적인 단서가 붙어 있다. 즉 미국과 한국의 선제적인 전쟁 도발시 어떤 대응도 불사한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서아시아에 발목이 잡힌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여력과 동인(動因), 즉 북과의 전쟁을 통해 어떤 패권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까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3차 세계대전은 미국이 3개의 전선에서 싸워야 하는 전쟁이다.
미국이 여전히 슈퍼군사강국이고 세계사를 통털어 유일무이한 단극체제를 이룩한 나라임에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순 없다. 하지만 ‘세 개의 전선’ 전쟁은 그냥 불가능이다. 왜냐하면 다극화진영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이미 앞서기 시작했고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이 격차는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2024년 올 한 해 그리고 내년, 우리는 그리고 인류는 이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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