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예고편, 올해 AI 본편이 시작된다

[김정민의 친절한 IT이야기] 올해부터 본격화될 AI 전쟁 누가 승자되고, 누가 도태될 것인가 프로그래머 대신 프롬프트 엔지니어만 대기업도 결국 전략기획실만 남을 것

AI 보급 확대로 기업 내에서 노사갈등이 로사갈등(RO使葛藤)으로 대체될 날이 머지 않았다.
AI 보급 확대로 기업 내에서 노사갈등이 로사갈등(RO使葛藤)으로 대체될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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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해를 돌아보면 테크 분야에서는 단연 인공지능(AI)이 가장 큰 화두였다. 덩달아 AI 기업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AI 스타트업은 자금을 넉넉하게 조달할 수 있었다. 특히 투자 자금의 출처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는데, 2023년 AI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의 3분의 2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기업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빅테크가 ChatGPT 열풍을 등에 업고 투자를 늘리면서 미래 먹거리인 AI 기술의 주도권 다툼에 나서는 모습이다. 새해를 맞이한 지금, 2024년에는 AI 업계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는 모두가 AI에 뛰어들어 각자의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였다면, 2024년에는 본격적인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선택을 받는 서비스는 승승장구할 것이고, 고객이 외면하는 서비스는 도태될 것이다. AI 서비스 간의 경쟁도 있지만, 인간과 AI의 경쟁도 심해질 것이다. 그리고 AI가 인류에 도움을 줄지, 적이 될지에 관해 근본적인 의문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AI 기술 개발과 학습을 위해서 쓰이는 방대한 데이터, 컴퓨팅 과정에서 필요한 엄청난 전기와 환경 관련 이슈들이 등장할 것이다. 빠르게 앞만 보고 달려간 2023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성숙기인 2024년에는 보이게 되고,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AI 기술이 어떤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고, 어떤 솔루션들이 등장할지 살펴보자.

올해부터는 AI 비지니스의 본격화로 잠복된 문제점도 많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는 AI 비지니스의 본격화로 잠복된 문제점도 많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AI 소외 계층의 탄생

앞으로 AI가 고도로 발전하게 되면, AI를 잘 사용하는 그룹과 AI를 사용하지 못하는 그룹으로 나누어져, 두 그룹 간의 격차가 계속해서 심해질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측한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이다. AI를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 보다 AI에 접근할 수 있느냐가 더 큰 허들이 될 수 있다. 즉, 현재는 AI 서비스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서(실제로는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 많은 고객들에게 무료 또는 적은 비용으로 제공되고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 AI 서비스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학습비용, 서버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해야 하는데, 이렇게 AI 서비스 사용료가 비싸지면, 돈이 아주 많은 개인과 기업들 특히 대기업만이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고, AI 서비스 접근권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이 나누어져 그 격차는 계속 심화될 것이다.

결국 빅테크 기업이 판을 깔고, 대기업들이 그 위에서 춤을 추며 돈을 쓸어가게 될 것이다. 대기업에 속한 개인과 그렇지 않은 개인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후자가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것이다.

AI의 발전이 환경에는 좋은 것일까?

앞서 설명한 것처럼, AI 서비스를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 이는 환경적으로도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ChatGPT가 한 번의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컴퓨팅 파워를 사용해야 하며, 어느 정도의 탄소가 배출되고, 물을 얼마만큼 사용하게 된다. 이런 얘기가 여러 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직접적인 수치도 중요하지만, 그래픽카드(GPU)와 전기료, 냉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문제에 집중해 저전력 GPU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전력이 적게 들어간다는 것은 소비 전력이 줄어듦과 동시에 발열도 적어, 냉각비용도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ChatGPT와 같은 서비스가 답변을 해야 하는 빈도수는 점차 늘어갈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 서버(GPU가 포함됨)를 늘려야 하고, 전기를 많이 써야 하고, 서버 냉각도 더 해야 한다. 환경에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제조업 공장이 매연을 내뿜던 것과 마찬가지로 AI 서비스를 하는 회사는 환경에 가장 큰 적이 될 것이다. 탄소 문제, 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각광 받는 직업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나머지는 대량 실직

인터넷이 도입되고, IT산업이 급성장하던 2000년, 모바일 혁명이 일어났던 2010년, 가장 주목받는 직업은 프로그래머였다. 프로그래머가 곳곳에서 활약을 하자, 일반 사무직들이 일자리를 잃어갔다. 산업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화되고 디지털화되어, 컴퓨터와 전산시스템이 많은 사람들을 대체했다. 필자는 인터넷 혁명 당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했고, 글로벌 IT산업의 급성장을 온몸으로 느낀 바 있다. 프로그래머는 쉽게 말해 컴퓨터와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고,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일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프로그래머는 컴퓨터의 성격에 맞춰서 일을 제대로 잘 시키는 사람이었다. 좋은 프로그래머는 평균적으로 10명의 직원을 대체할 수 있었고, 컴퓨터와 친하지 않은 사람은 도태되어 갔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이 각광 받고 있다. 프롬프트(Prompt)는 거대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로부터 응답을 생성하기 위한 입력값을 의미한다. 사실 궁극적인 AI 서비스의 목적은 인간의 언어만 할 줄 알면, AI가 인간의 명령을 알아듣고 맞춤형으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과도기라 제대로 일을 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질문과 명령을 입력해야 한다. 프로그래밍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언어이지만 LLM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정제되고 구조화된 언어로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하는 것이다. 좋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100명 정도의 직원을 대체할 것으로 추정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그 영향력의 범위가 프로그래머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생성형 AI는 창조적인 일도 곧잘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흡한 점이 있지만, 글을 창작하고, 그림을 창작하고, 음악을 창작하고 있다.

전문직, 고위직이 실직할까 하위직이 실직할까?

AI가 도입되면, 직업이 사라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실직할 것이다. 이러한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고 아무 의미 없는 말이다.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면 위 질문을 해보자.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AI 전문가이다.

AI의 등장으로 사무직, 문과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2000년 이후 개발자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무직과 문과는 힘들어졌다. 그런데 AI 시대가 되면 개발자(프로그래머)도 힘들다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문이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과인지 이과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힘든 프로그래밍을 배울 필요는 없지만 AI를 잘 다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AI에 친숙해지고 적응을 해야한다. ‘적자생존’, 즉 적응한 사람만 살아남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AI의 도움을 받으면 혼자서 거의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 그런데 혼자 거의 모든 일을 다 하기 위해서는 일을 잘 시켜야 한다. 일을 잘 시키는 것은 경험이다. 사람에게 일을 잘 시키는 사람이 AI에게도 일을 잘 시킬 가능성이 크다. 사람에게 일을 잘 시키는 사람은 그만큼 사람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사람에게 일을 잘 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터득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시를 받아 지시대로 일을 하던 사람은 AI가 대체할 것이다. 살아남을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일을 지시했었고, 지금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AI에게 어떻게 일을 잘 지시할 지 연구하는 사람이다. 즉 전문직, 관리자, 고위직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법률시장을 예로 들어 보자. 미국에는 법률 AI가 상당히 많이 보급되었는데, 실제로 1만개 이상의 로펌이 사용하고 있고, 법률 AI가 없으면 일을 못할 정도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변호사가 망하거나 줄어들 것인지는 다른 얘기다. 변호사 이전에 비서나 법률사무원이 실직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요즘은 법률분야를 전문적으로 학습한 언어모델이 등장하고 있어, 단순한 서면 작성은 AI가 대신할 수 있다. AI가 작성한 서류를 최종 검토하고, AI에게 더 양질의 서면을 작성하도록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을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기술이 기술의 부작용을 제거할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AI 기술을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먼저 기후 재난을 빅데이터와 AI로 예측할 수 있다. 전력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AI이다. 전력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이자 가장 큰 로스는 수요처와 공급처의 불균형에 있다. 즉 남아도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불균형을 빅데이터 AI를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찾는 것도 결국 AI이다.

AI는 인류의 건강에 절대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지난해 7월 구글 딥마인드(이세돌과 바둑 대결로 유명해짐)는 AI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 ‘알파폴드’를 이용해서 2억개 이상의 단백질의 구조를 업데이트했다고 전해지는데, 이 기술은 우리가 아는 모든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기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단백질은 동물의 몸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이자, 바이러스, 백신 등 생물의 가장 기초 단위라고 할 수 있다. 즉 단백질의 구조는 그 단백질의 기능을 결정하는 것이고, 단백질의 구조를 알게 되면 그 기능과 동작 방식을 알 수 있다. 이런 AI 연구는 바이오, 생명공학에 영향을 미쳐 인류의 건강을 한층 더 증진시킬 것이다. 결국 AI로 발생한 부작용들을 제거하는것도 AI 기술이 될 전망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 구조, 산업 구조의 변화에 대비해야

현재 모든 스타트업이 직업을 없애고 사람을 대체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AI가 가장 잘 하는 것은 패턴화되어 있고, 반복되는 작업인데, 인간의 일 대부분이 패턴화되어있고 반복되는 작업이다. 그래서 우리 직업의 대부분은 AI로 대체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시점에서 AI로 인해 퇴출될 직업과 AI를 이용해 살아 남을 수 있는 직업을 냉철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다.

AI는 사람을 해고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구조를 통째로 변화시킬 것이다. 대기업에는 무수히 많은 직원이 있지만, 일을 지시하고 관리하는 사람의 비중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시하고 관리하는 관리자가 있고, 관리자의 지시를 받아서 다시 지시하는 중간관리자가 있고, 중간관리자의 지시를 따르는 직원이 있다. AI는 직원을 넘어 중간관리자까지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ChatGPT의 코딩 능력은 2~3년차 개발자 수준이라고 한다. 기사 작성능력은 신입 기자 수준 정도는 된다고 전해진다. 10년차 이상 개발자는 코딩보다는 관리자 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ChatGPT의 코딩 결과를 보고,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어떤 요구를 해야 할지를 안다. 2~3년차 개발자들을 데리고 지금까지 일을 해온 경험이 있어서 그렇다. 언론사에서는 신입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면 사수가 먼저 검토를 하고 편집장이 최종 검토를 한다. 편집장은 신입기자에게 어떻게 업무지시를 해야 더 좋은 기사가 작성되는지를 잘 알고 있다.

결국 좋은 관리자 1인이 있다면, 나머지 모든 사람은 AI가 대신할 수 있다. 이것이 머지않아 우리에게 닥쳐올 일이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대기업의 조직이 커질수록 인사분야, 노무분야에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해왔다. 노조와의 갈등은 한 단면에 불과할 뿐이었다. 이런 인사, 노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을 이해하고, 노동자를 이해하고, 각각의 직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제 AI로 인해 관리자만 남을 것이니, 인사, 노무 문제는 점점 적어질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이해해야만, 인간과 AI의 관계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즉 관리자가 되려는 노력에 더해 AI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바뀌는 기업 구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노사갈등(勞使葛藤)이라는 용어가 로사갈등(RO使葛藤)으로 대체될 날이 머지않았다.

산업 구조의 변화는 조금 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데, 기업이 하는 일 대부분이 외주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수뇌부만 남아서 디렉팅을 하기만 하면 된다. 각 분야별 전문가 그룹이 AI로 무장해서 나머지 모든 직무를 기업에 제공할 것이다. 수많은 AI 스타트업이 이렇게 진화할 것인데, 대기업의 홍보팀, 재무팀, 세무팀, 법무팀, 생산팀 등 거의 모든 팀이 외주화되고 AI 스타트업이 각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기업에는 전략기획실만 있으면 되는 구조가 될 것이다.

글쓴이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겸 (주)위츠 대표이사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법학(부전공)을 공부했다. 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 후 IT기업 준법팀장을 거쳐 법무법인 경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위 간사, (사)한중법학회 이사, 한국NFT학회 이사,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자문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라이선스 간편거래 플랫폼 위츠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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