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하는 것들
[노재윤의 아트 한 스푼]
취미로 시작한 일이 5년, 10년을 이어갈 때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흥밋거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곧 우리 삶의 목적이 되고, 우리 존재의 깊은 자리에 자리 잡아 버린다. 이 같은 여정이야말로 예술과 깊이 닮아있다. 예술은, 작가의 손끝에서 출발하여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눈과 마음을 거쳐, 그 존재의 흔적을 남기는 한 인간의 흔적이자 그 너머의 무언가이다.
이번 11월, 도시 곳곳의 전시장에서 우리는 작가들의 흔적이 깃든 작품들을 만난다. 흔들리는 계절의 숨결 속에서 우리는 그들이 남긴 각자의 자취를 따라가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나아가 새롭게 창조해보는 기회를 얻는다. 이것이 바로 11월의 전시들이 가지는 의미이며, 각기 다른 목소리로 살아 숨쉬는 이유일 것이다.
지금 이 계절이 지나면 잠시의 열망처럼 사라질지라도, 한 작품이 머문 그 공간에는 새로운 발견과 창조의 여운이 남을 것이다.
우연히웨스앤더슨2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처럼 현실 속에서 발견한 독특한 장소들을 포착한 커뮤니티 Accidentally Wes Anderson (AWA)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 커뮤니티는 2017년 Wally &Amanda Koval 부부가 여행 중 우연히 영화 같은 순간들을 기록하며 시작되었다. 그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현재 전 세계 200만 명의 팔로워들과 함께 모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하였다.
이번 시즌 2 전시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강화된 모험이라는 테마로, 관람객들에게 일상을 벗어난 능동적인 여행을 제안한다. 전시는 여행의 다채로움을 강조한 색상과 대칭적 구성으로 감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며, 웨스 앤더슨 특유의 시각미를 극대화했다. 관람객들은 전시 곳곳에 마련된 참여형 공간에서 여정을 함께하며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으며, 가이드 티켓으로 모험가가 되어 각 라운드를 통과하며 특별한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 색감과 구도에 매료된 예술 애호가들, 그리고 일상에서 벗어나 독특한 모험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이들이 이번 전시를 즐길 수 있다.
기간: 2023.10.18.(금) ~ 2025.4.13.(일)
장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4 그랜드센트럴 3F,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유코 히구치: 비밀의 숲

일본 작가 유코 히구치는 세밀한 펜 드로잉과 독특한 색감으로 구성된 판타지 세계를 창조하며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일본 다마미술대학을 졸업한 그는 구찌(Gucci)와 같은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면서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독창적인 미학을 전파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고양이와 소녀, 꽃과 나무 같은 친숙한 요소를 환상적으로 재구성하여 신비롭고 때로는 어두운 미적 감각을 표현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유코 히구치의 대표 작품인 그림책 시리즈와 구찌 협업 작품, 드로잉, 포스터, 의상, 인형 등 1,0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세상에서 네가 최고야’라는 제목의 그림책은 고양이 캐릭터 ‘양코’의 이야기를 통해 자아 발견과 수용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전시 테마인 ‘비밀의 숲’에 맞춰 전시 공간은 8개 섹션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섹션마다 독특한 음악과 분위기를 연출해 몰입감을 더한다. 고양이와 소녀 캐릭터가 귀여움과 어두운 미학을 함께 담아내며,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관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동화적 판타지와 섬뜩한 미학을 함께 선호하는 이들, 특히 섬세한 그림체와 상상력에 매료된 관람객들에게 이상적이다. 또한, 그림책과 고양이를 좋아하는 어린이부터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선호하는 패션 애호가, 그리고 예술을 통해 자아 성찰과 새로운 미적 경험을 찾는 성인 관람객들에게도 매력적인 시간이 될 것이다.
기간: 2024.10.3.(목) ~ 2024.1.22.(수)
장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 108, 더현대 서울 ALT.1
리처드 알드리치: 더블 제미니
리처드 알드리치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국 작가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오랜 시간 예술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으며, 대중문화, SF소설, 미술사 등에서 영감을 받아 다채로운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오가며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들은 뉴욕 현대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등 여러 유명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번 전시 ‘더블 제미니’에서는 작품을 통해 이중성과 정체성을 탐구하고자 하며, 두 인격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1층은 밝고 활기찬 색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하 1층에는 어둡고 단조로운 색조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대조를 이루며 작가 내면의 고뇌와 감정을 드러낸다. 작품들에는 기억과 시간의 흐름이 담겨 있으며, 다양한 문화적 요소와 개인적 경험이 복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을 통해 심리적, 감정적 깊이를 탐구하고 싶은 관객에게 적합하다. 추상적이고 다층적인 작업 방식을 통해 자아와 감정을 반추하고,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전시가 될 것이다.
기간: 2024.10.30.(수) ~ 2024.12..21.(토)
장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760, 글래드스톤 갤러리
https://www.gladstonegallery.com/exhibition/13284/double-gemini/installation-views
이강소: 풍래수면시(風來水面時)

이강소는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 미술을 이끌어온 주요 인물로,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신체제 창립전’과 ‘71 AG전’에 참여하며 실험적 예술을 선도해 왔다. 그는 자신을 작품에서 점차 지워내며 ‘나’와 ‘세계’의 존재에 대해 끝없이 의심하고 탐구하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리와 상파울루 비엔날레 등 국제 무대에서도 그의 작품이 소개되며 실험미술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강소가 창조해낸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사슴과 같은 구체적 형상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그려낸 독특한 윤곽선 작업이 눈에 띈다. 또한 그의 대표작인 ‘페인팅 78-1’과 같은 작품에서는 작가가 투명 유리에 물감을 칠하며 자신의 존재를 지워나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전시의 조각 작품들은 무심하게 던져진 흙덩이들로, 작가의 의도보다는 자연의 힘과 외부적 요인이 예술을 형성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이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 흐름을 이해하고자 하는 관람객과 예술의 의미와 형상을 탐구하는 이들에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강소의 작품을 통해 보는 이들은 각자의 시각과 경험에 따라 작품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작품과 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기간: 2024.11.1.(금) ~ 2025.4.13.(일)
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Flag=1
공산품미학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학과의 김성곤 교수가 수집한 공산품을 통해 대량 생산 제품의 미적 가치를 조명한다. 그는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공산품이 단순히 일상적인 소비의 대상이 아닌, 사회와 문화, 기술의 산물임을 탐구하며 공산품의 조형성과 사용성을 강조한다. 그의 수집품은 다양한 디자이너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일상 속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전시된 작품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500여 개의 공산품으로, 대표적으로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한 니콘 카메라, 루이지 꼴라니의 캐논 카메라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케네스 그란지(Kenneth Grange)가 디자인한 파커 만년필과 나오토 후카사와(Naoto Fukasawa)가 디자인한 무지의 펜 등 일상의 소품에서부터 가구까지 다양한 디자인 아이콘들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공산품의 디자인적 가치와 그 속에 담긴 심미성과 사용성을 강조하며, ‘전산정물(電算靜物)’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회화를 통해 공산품의 익숙한 조형을 색다르게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과 산업의 결합을 통해 일상의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회다. 산업 디자인의 흐름을 배우고 싶어 하는 관람객들에게도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기간: 2024.10.15.(화) ~ 2025.3.3.(월)
장소: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 동대문디자인플라자뮤지엄 3층 둘레길갤러리
https://ddp.or.kr/index.html?menuno=240
최상철: 무물(蕪物)
최상철 작가는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970년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상하며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75년부터 1978년까지 대구현대미술제에 참여하며 활동해 왔으며, 이번에 50년 만에 대구를 찾아 ‘무물(無物)’ 전시를 열었다.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화려함이나 기술적 기교를 넘어서는 추상적인 작품 세계로, 특히 2004년 이후부터는 ‘무물’이라는 제목으로 모든 형상과 의도를 덜어낸 순수한 표현에 집중해 왔다.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재료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독창적인 형태를 띈다. 그는 작은 돌, 실, 대나무 막대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 천 번에 가까운 반복적인 행위를 수행하며, 의도적인 구성을 배제하고 본능적인 행위 자체에 충실하다. 검은색만을 사용하여 색을 제거하고, 인간의 흔적과 의도가 배제된 자연의 질서를 캔버스에 담아내며, 마치 태초의 자연과 닮은 모습을 구현한다.
이 전시는 깊이 있는 예술적 성찰과 본질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하는 관람객에게 특히 추천한다.
기간: 2024.10.10.(목) ~ 2024.11.16.(토)
장소: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2, 우손갤러리
https://www.instagram.com/woosongallery
하태임: 강박적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번 전시는 독창적인 추상화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는 화가 하태임과 유명 향기 디자이너 레이몬드 매츠(Raymond Matts)의 특별한 협업으로, 포스코 아트뮤지엄에서 열린다.
하태임은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컬러밴드’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통해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강렬한 색채를 통해 심리적 치유와 활력을 전달한다. 그녀는 추상화가 하인두의 딸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독자적인 예술적 정체성을 확립해왔다. 레이몬드 매츠는 엘리자베스 아덴과 에스티 로더 등 여러 명품 향수를 디자인한 경력을 가진 미국의 영향력 있는 향기 디자이너로, 글로벌 향기 마케팅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하태임의 대표작 ‘Un Passage No.173001’(2017)에서 영감을 받은 매츠의 향기 작품이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매츠는 작품의 색채와 메시지를 고유한 향기로 구현해, 관람객들이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감각적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하태임의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작가의 예술 여정을 따라가며 컬러밴드의 변화와 발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신작 ‘Un Passage No.241036’(2024)과 ‘Un Passage No.243001’(2024)은 기존의 분산된 컬러밴드 구조에서 벗어나 밀집된 곡선 형태와 흘러내리는 듯한 표현으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또한, 전시 공간은 어둡게 연출되고 작품에만 강한 빛을 비추어 색감의 생생함과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이 전시는 현대미술에 관심이 깊고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예술 작품을 느끼고자 하는 관람객들을 위한 전시다. 예술적 감성에 호기심이 많은 이들에게 시각과 후각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하며, 예술과 향기의 융합에 흥미를 가진 이들에게 매력적인 체험이 될 것이다
기간: 2024.10.29(화) ~ 2024.12.8.(일)
장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440, 포스코미술관
http://www.poscoartmuseum.org/S91_010/S91_010010/front/main.do
[기타행사]
<서울무용제>
일정: 2024.11.1.(금) ~ 2024.11.17.(일)
프로그램: 서울 대표 공연예술축제로 세대와 장르의 벽을 넘어 ‘춤’의 역할을 고찰하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 등을 제공함
<대한민국 우리술 대축제>
일정: 2024. 11. 15.(금) ~ 2024.11.17.(일)
프로그램: 우리술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는 국내 최대의 전통주 행사로, 전국의 다양한 우리술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매년 다채로운 소비자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함
장소: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27, aT센터
<관악별빛산책>
일정: 2024.11.11.(월) ~ 2025.2.9.(일)
프로그램: 서울시 자치구 내 하천을 이용한 유일한 조명축제로 도심 속 아름다운 조명 경관 체험
장소: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도림천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교집합과 차집합>
일정: 2024.11.30.(토)
프로그램: DDP 개관 10주년 기념 그래픽 디자인 특집 토론회
장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DDP , 디자인랩 3층 매거진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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