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AI교육자료法 ‘거부권’을 요청하다니
이주호 교육부장관, 또 거부권행사 요청 억지추진한 AI교과서 지키려 ‘무리수’ 법률안 거부권은 적극적인 권한행위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야말로 ‘월권’
일상을 정지시킨 혼란스런 내란 상태
12·3 내란은 아직 진행형이다. 윤석열 체포영장 발부로 내란진압의 두 번째 큰 고비를 넘겼지만, 집행이 막혀있다. 앞으로 대한민국호(號)가 정상항로를 되찾기 위해서는 꽤 많은 격랑의 시간을 경과해야 할 것 같다. 내란상황은 종료되지 않았고, 국가를 총체적으로 파괴시키려 작정한 ‘진짜 반국가세력’으로 인해 우리 일상은 멈춰섰고 불안정 그 자체다.
총을 써서라도, 도끼로 문을 부수고라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고, 부정선거 자백조작을 받아낸 후 비상입법기구를 만들려 했던 내란수괴는 한 달이 다 되도록 처벌은커녕 수사도 거부하며 편안한 관저에서 버티고 있다. 급기야 체포저지를 위해 몰려온 지지자들에게 내란선동 친필사인 메시지까지 배포했고 체포영장을 들이미는 공수처의 집행을 조롱하고 있다.
여당이었던 정당은 탄핵저지에 몰두하며 내란동조에 진심이다. ‘불임정당’이라 외부 수혈해 온 후보인 줄 알았더니 실은 당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자를 모셔온 것임이 드러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묘수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지만 내란수괴와 운명을 같이 할 길을 재촉할 뿐이다.
집권자의 셀프내란 가능성을 가벼이 여겼던 헌법 미비로 내란수괴가 임명한 총리에 이어 국무위원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내란에 공동책임을 져야 할 이들임에도 불완전체 헌법재판소 완성에 저항하며 탄핵판결 저지에 나서고 있다. 명백한 내란동조다.
그 수는 절대적, 상대적 소수이지만 내란동조 세력이 공적 제도권 안팎에서 발호하고 있다. 그들을 제외한 전 국민 대다수가 내란종식을 간절히 바랄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 중요한 법적 결정권을 가진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권한대행)이 내란종식에 역행하고 있으니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권한대행의 ‘권한’ 문제를 정리하자
권한대행 문제가 ‘문제’다. 우리 헌법은 제71조에서 권한대행 성립요건과 그 순서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 탄핵소추로 8년 만에 두 번째 대통령 탄핵국면을 맞는 우리 정치현실에서 이런 규정이 현실에서 예상치 못한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킨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특히 ‘셀프내란’ 대통령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현행법은 탄핵소추로 인한 직무정지 상황의 특수성이 권한대행 성립요건에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이어 그 필연적 결과로 탄핵소추로 인한 직무정지 시와 질병이나 요양 등의 사유로 인한 직무불가 시를 구분해 권한대행 수임자를 정하는 문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권한대행의 권한범위 문제 역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권한대행은 누가 맡든 ‘임시성’을 그 본질로 한다. 이 임시성은 국민으로부터 대통령의 권한을 부여받지 않았다는 사실로부터 온다. 따라서 시간적으로 뿐 아니라 권한행사의 내용이나 범위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또 그래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법은 권한대행의 요건 뿐 아니라 그 권한의 한계에 대해서도 명확한 규정을 하고 있지 못하다.
최근 상황에서 내란종결을 위해 당장 탄핵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시급성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 내란상황 지속을 도모하는 국민의힘과 내란지속에 이해관계가 얽힌 권한대행의 억지논리와의 싸움으로 정작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더욱 안된다
기실 ‘법률안 거부권’이야말로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거부보다 더 적극적 방식의 권한행사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적으로 상식이하 괴물과 싸워야 하는 현재의 특수상황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윤석열이 국회를, 더 정확히는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해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망동을 저지른 배경에는 ‘거부권을 남발한 상황’의 한계가 있다. 한마디로 거부권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했던 것이 이제 한계에 왔기 때문이었다.
윤석열은 거부권을 거의 취미생활 수준으로 남발한 자다. 내란동조 내지 방조혐의를 받고 있는 한덕수 총리도 국회가 의결한 6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남태령 대첩은 감동적이고 위대한 싸움이었지만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가 없었다면, 남쪽 끝에서 서울까지 일주일이나 트랙터를 몰고 와야 하는 농민의 고생도, 엄동설한에 30시간 가까운 노상대치의 수고도 불필요한 일이었다.
최상목 권한대행 역시 당연한 듯 내란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상황이라 또 넘어갔다. 일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우선순위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소권을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내란수사와 향후 처벌에 차질이 생길 소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회 통과한 교과서법 개정안... 거부권 안돼
지금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임기 내내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AI디지털교과서 정책이 파탄나고 어마어마한 소송전에 휘말릴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이 아직 파면되지는 않고 껍데기라도 윤석열 흔적이 남아있는 지금,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AI디지털교과서를 살리기 위해 최근 국회를 통과한 “교과서법(초중등교육법)에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한다.

윤석열이 임명한 현 국무위원들은 권한대행에게 어떤 적극적 권한행사도 요청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입법부 국회가 의결한 법률에 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것은 권한대행에게 월권을 주문하는 것이며, 내란동조 내지 방조 혐의를 받고 있는 국무위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명백한 월권이다. 정권 정당성이 국민으로부터 거부당하고 있는 시점에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 관련법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지금은 당장 눈앞에 밀려오는 높은 파고를 넘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다. 하루라도 빨리 내란을 종식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 와중에 10년 뒤, 20년 뒤 우리 사회를 더 큰 혼란으로 내몰지 모를 교육정책이 그 씨를 뿌리는 일도 막아야 한다. 탄핵판결이 자명할 대통령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할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과 최상목 권한대행은 절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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