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美 재생에너지 산업 어떻게 될까②

[권효재의 에너지 바로알기] 트럼프 기후정책은 탈환경·비과학? but, 정책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듯 화석보다 재생 에너지 더 성장가능성 세금 공제정책도 철회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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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너지 정책 어떻게 될까①에 이어

1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기후위기와 재생에너지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사안을 압축한 슬로건을 즐겨쓰는 트럼프는 “Green Scam”이라며 기후 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진흥정책을 비판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기후위기는 근거가 없고, 재생에너지 투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일자리 창출이 미미하고, 물가 인하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내 화석연료를 최대한 많이 더 생산해서 물가를 낮추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산 재생에너지 설비에 60%의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후 정책 방향은 크게 3가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①파리 기후협정 재탈퇴: 트럼프는 첫 임기 때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했으며, 이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협정에서 탈퇴하면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의무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미국내 친민주당 지역의 주정부와 대기업들은 연방정부의 협정 탈퇴와 무관하게 개별적으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천명하고 있다.

② 환경 규제 완화와 관련 조직 축소: 환경보호청(EPA) 등 환경 규제를 관장하는 기관들의 권한과 규모를 축소하고 규정을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 정부, 주정부, 카운티에서 각각 적용하는 환경 규제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제한되고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이유이다. 하지만 이미 환경 단체들을 중심으로 행정 소송이 예고되어 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종료 후까지 고려할 때 기업들은 신중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③ 기후 과학 연구 축소: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기후 위기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토론을 주도한 연방 연구 기관들을 통폐합하거나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기조와 연방정부 재정 적자를 동시에 추구하며 이를 위해 정부효율화 부처를 신설하고 대대적인 연방정부 구조 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연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2년 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이러한 정책들은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추진될 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와 기후 정책에 있어 180도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또한 트럼프 본인이 한 번 천명한 정책은 강력하게 실행하는데 능하며, 조직과 예산으로 연방 정부를 통제할 것이므로 단기간에 상당한 충격과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온실가스를 현재 두 번 째로 많이 배출하며, 산업화 이후 누적 배출량으로는 1위인데 이런 미국이 파리 협정에서 탈퇴하면 개도국들의 실질적인 협정 이탈이 우려된다. 파리 협정 체제 자체가 와해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2년후 중간선거까지 동력이 대폭 약화될 것은 분명하다.

많은 이들이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해 미국과 전세계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공격적인 발언 뒤의 복잡한 정치적 역학 구도와 사실 관계들을 고려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급속한 성장세는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화석에너지 산업으로 성장의 축이 옮겨질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화석에너지 산업보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률이 더 높을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런지 따져보자.

1. 공화당 내부의 이해관계 충돌

트럼프 행정부가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전면 철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이 공화당 지지 기반이 강한 주들에도 상당히 돌아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정에너지 부문의 일자리 창출이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재생에너지 정책을 급격히 전환하려 할 경우, 자신의 정당 내에서도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24년 8월, 18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하원의장에게 IRA의 변경이나 폐지를 고려할 때 기업과 시장의 안정성을 우선시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는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 지역구에서는 재생에너지 산업과 지원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IRA의 효력을 정지시키거나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려고 할 경우 공화당 전체의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다. 공화당이 단 1석 차이로 상하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축소하더라도 그 범위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해당 지역의 혜택 축소에 불만을 품고 이탈표가 2표만 나와도 해당 법안은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것이다.

그림 1. 미국 상하원 의석 수. 사진= 연합뉴스
그림 1. 미국 상하원 의석 수. 사진= 연합뉴스

2. 세금 공제 정책의 지속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재생에너지 관련 세금 공제 정책을 완전히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생에너지 설비에 투자하면 상응하여 세금을 공제하는 정책은 미국 내 여러 대기업들에게 실질적인 감세 효과를 주고 있다. 이를 철회하는 것은 트럼프의 감세 기조와 상충될 수 있다.

법인세를 15% 수준까지 인하해서 미국이 기업하기 좋은 국가로 만든다는 게 트럼프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데 이미 진행 중인 다수의 재생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들은 세금 공제를 전제하고 있어 이를 철회할 경우 많은 반발이 예상된다. 게다가 세금 공제는 Tax Credit 형태로 주어지며 해당 기업은 이 Credit을 발생 후 10년간 사고 팔 수도 있으므로 단순 법인세율 감면보다 어떤 측면에서는 기업들이 더욱 선호하는 정책이다.

물론 IRA의 세금 공제 혜택은 일부 축소될 것이다. 개인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개인들의 소득세 감면을 주는 정책이 우선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 노턴 로즈 풀브라이트 법률사무소의 키스 마틴 파트너는 “새 행정부가 IRA의 세금 공제를 당초 계획보다 빨리 단계적으로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완전한 폐지가 아닌 부분적인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3. 재생에너지의 경쟁력과 기존 인프라

미국 내 대규모 재생에너지 개발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이미 재생에너지가 발전원가 수준에서 화석연료를 능가하는 경쟁력을 확보했고, 관련 인프라 구축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단기간의 정책 변화로 쉽게 뒤집기 어려운 지리적 특성에 기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조업 분야의 중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국가 안보 증진을 천명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도 유사한 목적에서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분야의 투자 유치에 집중했으며, 우리나라는 과거 4년간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국가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이러한 투자가 진행되는 지역이 미국의 동남부 지역이라는 점이다. ‘러스트 벨트’라 불리는 오대호 인근 북부 지역이 아닌 ‘썬벨트’라 불리는 동남부 텍사스, 조지아, 루이지애나, 아리조나 등에 제조업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썬벨트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와 임금, 신규 건설되는 사회 인프라와 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과 후한 인센티브 등이 특징이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 자원이 좋고 천연가스 공급도 원활하여 에너지 비용이 저렴하다. 천연가스 발전기는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과 공존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실제 미국에서 가장 천연가스가 싼 텍사스는 천연가스 발전과 함께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신규 설치도 가장 많이 진행되는 지역이다.

그림 2. 미국의 재생에너지 자원 분포. 그림출처= NREL
그림 2. 미국의 재생에너지 자원 분포. 그림출처= NREL

S&P 글로벌 커모디티 인사이츠의 에두르네 조코는 ”8년 전과 달리 현재는 청정에너지 전환에 유리한 경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P는 2025년 미국이 45GW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설치량 586GW의 8% 수준이다. 단일 국가로 미국은 중국에 이어 연간 태양광 설치량이 2위 수준이며 썬벨트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지역에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막대한 송배전망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태양광 발전량이 7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25년 말까지는 태양광 발전 용량이 풍력을 앞지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풍부한 가스 발전기와의 상호 시너지와 지속적인 전력 수요 증가,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들과 인프라 투자를 고려하면 단기적인 정책 변화로 이러한 추세가 쉽게 꺾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4. 접속 대기와 공급망 문제

현재 재생에너지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정부 정책보다는 공급망 문제와 높은 이자율이다. 이 문제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는 별개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개발 속도를 전력망 연결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대기가 길어지는 대기 문제가 미국 전역에서 심각하다. 동부의 전력망인 PJM의 사례를 보면,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이미 개발 허가가 난 37GW의 발전 설비 중 단 2.4GW만이 부분적으로 가동 중이다. 미국 전체로는 2010년 462GW의 발전설비가 전력망 접속 대기 상태였으나 2023년에는 2598GW가 접속 대기 상태로 나타났다. 이 중 95%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여서 접속 문제는 현재 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2010과 2023년 미국 발전설비 용량과 접속 대기 용량. 그림출처= Berkely Lab
2010과 2023년 미국 발전설비 용량과 접속 대기 용량. 그림출처= Berkely Lab

이러한 접속 대기 문제는 고전압 변압기와 같은 전력망 설비의 공급 부족, 복잡한 인허가와 지역사회 민원 문제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두 가지 모두 연방 정부의 정책보다는 산업 자체의 이슈이며 미국의 복잡한 법체계로 인한 문제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전력망 설비 제조 공장들의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고 대규모 투자의 경우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시킬 것을 공약했으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접속망 대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바링가의 톰 하퍼 파트너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는 이미 5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 때도 일부 품목들에 고관세 정책이 집행되고 있으며, 산업계에서는 이미 적응한 상태임을 감안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미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바뀌겠지만, 그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내부의 이해관계 충돌, 세금 공제 정책의 지속 가능성, 재생에너지의 경쟁력, 그리고 정책 외적인 요인들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여전히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정부 지원의 축소로 인해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될 수는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산업은 이미 “실패하기에는 너무 커진” 상태다.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의 애비게일 로스 호퍼 회장이 언급했듯이, 재생에너지는 이제 “경제 발전의 직접적인 결과”로 자리 잡았고, 보수적인 썬벨트 지역에서도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보다는 환영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좌우할 핵심 요인은 연방 정부의 정책보다는 주정부의 정책, 기업의 수요, 기술 혁신, 그리고 글로벌 시장 동향이 될 것이다. 특히 데이터 센터의 급증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에도 미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의 전망이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정책 환경의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발생할 것이며, 공급망과 접속 대기 문제를 어떻게 빨리 해결하느냐가 더 중요한 관점 포인트가 될 것이다.

참고

[1] https://www.mercatusenergy.com/blog/how-will-the-trump-administration-affect-energy-markets-in-2025

[2] https://www.bbc.com/future/article/20250107-the-key-climate-and-nature-moments-to-look-out-for-in-2025

[3] https://www.hklaw.com/en/news/intheheadlines/2025/01/top-5-energy-policy-areas-to-watch-in-2025

[4] https://www.microgridknowledge.com/policy/economics/article/55252197/what-will-drive-clean-energy-der-progress-in-2025-expert-panel-weighs-in

[5] https://www.eenews.net/articles/will-solars-strong-run-continue-under-trump/

[6] https://www.argusmedia.com/en/news-and-insights/latest-market-news/2643326-viewpoint-trump-macro-issues-ahead-for-us-renenwables

[7] https://www.energymonitor.ai/sponsored/trump-2025-what-does-the-future-hold-for-renewable-energy/

[8] https://www.utilitydive.com/news/interest-rate-cut-fifty-basis-points-renewable-energy-projects-wind-solar/727534/

[9] https://www.cliffordchance.com/content/dam/cliffordchance/briefings/2024/11/forecasting-the-impacts-of-trumps-second-administration-on-the-energy-sector.pdf

[10] https://www.forbes.com/sites/allanmarks/2024/11/07/us-energy-industry-trends-to-watch-in-a-2025-trump-presidency/

글쓴이

권효재 COR Energy Insight 지식그룹 대표

권효재 COR Energy Insight 페이스북 지식그룹 대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하는 직장인.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의 연구를 시민들에게 정리해 제시하고, 가짜뉴스를 가리는 일이 취미다. 현재 에너지 업계 임원으로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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