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경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하경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정치학 조교수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조선시대 반역자 심문 기록을 분석하여 전근대 국가의 특성을 조망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정치사상 및 법제사 관련 교과목을 가르치고, 노무현재단 ‘민주주의 리더십 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 및 전근대 국가론이 주된 관심 영역이며, 주요 연구로는 『역사화해 이정표』 (공저), 『조선후기 사법기구』 (공저), “조선후기 추국장의 정치적 의미”, “조선후기 범상부도죄의 정치적, 법제사적 의미” 외 다수가 있다.
이하경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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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돼지우리에 던져진 왕의 전패...거짓의 전말
현대 국가에서 훈장(勳章)은 국가가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공적과 업적을 표창하기 위해 주는 영전(榮典)의 하나다. 가끔 훈장의 수상을 거부하는 사례가 벌어진다. 국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다. 비슷한 사건이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오늘 살펴볼 사건은 영조 12년(1736년) 충청도에서 전패(殿牌)를 훼손한 최하징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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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참형 각오하고 왕 앞에 서고자 했던 백성
지난 6편까지 조선 후기 심문기록을 통해서, 주로 조선 조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신하들이 생각하는 국가, 왕과 신하의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국가, 나아가 대외적인 국제질서 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이제 시야를 지방사회로 넓혀보자. 통신수단이나 교통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던 조선시대, 과연 중앙에서 응축된 정치적 권력은 지방으로까지 효과적으로 뻗어나갔을까? 혹은 지방에서는 과연 중앙의 국가권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앞으로 이 질문들을 고민하기 위해서 몇몇 추국 사건을 살펴볼 것인데, 그 첫 번째로 ‘거짓으로 반역을 고발하는 무고(誣告)사건’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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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조선의 관료는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
과연 조선시대 사람들은 대외적인 질서 속에서 조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주요 관료나 정치가들은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조선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 조선 후기 정조 즉위년의 이명휘(李明徽, 1711-1776) 사건이 바로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선의 역사를 어떻게 봐야하느냐고. 강원도에 거주하는 유생(儒生) 이명휘는 정조 즉위년인 1776년 4월 18일에 상소문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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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왕의 부름에 거역하다니, 추국하라
지난 ④편에서는 글이나 발언 상의 특정 문구가 왕을 모욕했다는, 범상부도(犯上不道) 죄목을 통해서 영조시대 왕과 신하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오늘은 왕명의 부름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았던 정조시대 윤구종(尹九宗, 1740-1792) 사건을 살펴보자. 윤구종은 현직 대간(臺諫)의 한 명으로서 왕을 비롯하여 다른 공직자에 대해 감찰하고, 공직자가 본인의 직분을 넘어선 행위를 할 경우 이를 탄핵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정조 16년 정치적으로 논란이 된 자를 다들 탄핵하는데 혼자 침묵할 뿐만 아니라, 왕명이 있음에도 광병(狂病)이 있다는 이유로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 여기서 문제가 된 공직자는 바로 또 다른 대간 유성한(柳星漢, 1750-1794)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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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감히 왕을 모욕하다니, ‘범상부도’ 죄로 다스려라
첫 글에 이어 ②편과 3편에서 왕의 친족사건과 관련하여 추국을 열거나 혹은 왕의 친족이 추국의 대상이 된 사건을 살펴보았다. ④편과 ⑤편에서는 왕과 신하의 관계에 주목해보자. 오늘 살펴볼 사건은 범상부도(犯上不道) 죄로 죽게 된, 이의연(李義淵, 1692∼1724)에 관한 것이다. 범상부도, 글이나 발언 상의 특정 문구가 왕을 모욕하였다는, 즉 왕의 존엄을 해치는(犯上), 또는 도리에 어긋난(不道) 행위라는 이유로 형벌을 받아야 했던 죄목이다. 조선에서는 왕에 대한 불경한 언행에 대해서 조선 초기부터 제재해 왔는데, 조선초기에는 주로 난언(亂言) 죄를 원용하여 형벌을 내렸다. 그런데 조선후기에는 ‘범상부도’라는 별도의 죄목을 만들었다. 그리고 숙종 시대 이후의 추국 죄인 중 상당수는 ‘무력 봉기’나 ‘반란 모의’가 아니라 범상부도라는 이유로 추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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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반역사건에 연루된 외삼촌, 고뇌하는 정조
영화 ‘역린’은 조선 정조 즉위 1년 여름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 낯선 자객들의 발소리와 함께,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는 정조의 묵직한 말로 시작한다.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재위 1776-1800년)는 아버지인 사도세자(思悼世子, 1735-1762)의 죽음을 목도한 채,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전히 많은 논의들이 있지만, 선왕에 의해 죽음에 이른 자의 아들이 과연 왕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은 당시에도 크게 논란이 되었다. 영화 ‘역린’은 바로 그 점을 문제 삼고 있는 정조의 외척인 홍씨 집안에서 일으킨, 정조 즉위 1년 반역사건의 일부를 허구적 요소를 가미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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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왕명을 거역하는 조관빈, 쩔쩔매는 영조
조선 21대 임금인 영조(재위 1724~1776년)의 생모인 숙빈 최씨(淑嬪 崔氏, 1670 ~ 1718년)는 원래 궁에서 물을 길어 나르는 무수리로 알려져 있다. 1694년 연잉군(延礽君) 이금(李昑: 후의 영조)을 낳고 숙의(淑儀)가 되었으며, 1695년에는 귀인(貴人)에 오르고, 1699년 정1품 숙빈(淑嬪)에 봉해졌지만, 왕비가 되지 못한 채 숙종 44년인 1718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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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대역죄인들에게 조선은 어떤 국가였을까?
조선은 어떤 국가였을까? 언뜻 보기에 아주 단순해 보이는 이 질문은 실상 답하기 쉽지 않다. 조선이 과연 ‘국가’이기는 한 건가 하는 질문부터, ‘국가가 어떤 특성을 갖는다’고 말하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인가를 갖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도 답을 해야 한다. 통치질서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왕이 최고의 권능을 가진 왕조시대였으니 조선은 ‘전제주의’ 국가였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선의 왕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하인 양반들의 권위가 때로 더 강했다는 의미에서 ‘양반의 나라’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려시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국가의 권력이 중앙집권적이었으며, 정치질서를 운용하는 데 있어서 관료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점에서 ‘중앙집권적 관료국가’라고도 한다. 그 외, 관료제의 특성에 주목하여 ‘가산제적 관료국가’라고 하거나 ‘역사적 관료국가’라고 명명하는 경우도 있다.( 가산제적 관료국가 : 막스 베버(M. Weber)가 제시한 것으로, 가부장적 가족관계에서 비롯된 가산제적 질서가 국가로 확장된 개념. 즉, 관료는 지배자의 가산(家産)을 관리하는 사적인 하인으로, 지배자에게 인식적 구속을 받음. 역사적 관료국가 : 사무엘 아이젠슈타트(S. Eisenstadt)가 제시한 것으로,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고도의 중앙집권적인 관료체제를 지칭. 사회적 분화가 가산제적인 체제보다는 진행되었지만, 근대체제보다는 여전히 제한됨. 이에 왕이 사회 내의 전통적인 귀족집단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서로 투쟁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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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우린 왜 공과 사의 구별도 못하는 걸까
최근 공(公)과 사(私)의 구별이 한국 사회에서 화두다. 어디까지의 행위를 과연 공적인 행위로 볼 수 있는가, 혹은 공적인 공간에서 개인이 어디까지 사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일반 회사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문제는 정치학의 주요 주제인 공(public, 公)과 사(private, 私)의 구별과 관련이 있다. 정치학을 공부하다 보면, 서로 다른 문화권임에도 유사한 개념어를 오랫동안 활용해 온 사례가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공과 사라는 개념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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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태원 참사 1주년: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필자가 권하는 책은 버나드 크릭의 『정치를 옹호함』이다. 하나의 학문으로 정치학에 입문하기에 앞서, 연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정치란 과연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라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늘날 혼란스러운 정치 현상을 과연 ‘정치’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자조적인 비판도 함께 전하기 위해서다. 오늘 이 글은 버나드 크릭의 시선을 빌려서, 이 책의 부제처럼 ‘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버나드 크릭이 전하고자 했던 정치의 의미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