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강경론’에 속도조절 당부
개혁 전체 동력 저하 우려…당청갈등도 경계 노동·언론개혁 등에서도 신중론 유지할 듯 “더디더라도 함께 가야”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국민 전체를 위한 개혁’, ‘통합과 양립할 수 있는 개혁’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나치게 급격하게 개혁이 진행된다면 이에 따른 부작용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외과 시술’에 비견될 정도로 곪은 부위만 도려내는 최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9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선 안 된다”며 “검찰 개혁이든, 노동·경제개혁이든, 언론개혁이든, 법원개혁이든 그 무슨 개혁이든 그래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를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도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에서의 유불리가 국가의 미래나 국민 편익에 앞설 수는 없다”며 “대통령이 되거나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을 포함한 일련의 개혁에서 이른바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힘이 쏠리는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우려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부가 구상한 개혁안이 여당 내에서 더 ‘강하고 선명한’ 방식으로 수정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이는 정부의 힘을 빼는 것은 물론 당청갈등 양상으로 번지면서 개혁작업의 동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앞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마련하면서 중수청의 인력체계를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려 했으나, 여당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일원화하는 것으로 수정해 재입법예고를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당 내 일각에서는 수정안 역시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 공소청법안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사동일체의 검찰청법이 공소청법으로 타이틀만 바뀌었다”고 주장했고, 법사위 소속 일부 의원들은 ‘검사 면직’과 ‘검찰총장 명칭 폐지’ 등을 담은 수정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쪽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인 채 개혁을 추진한다면 ‘국민 전체를 위한 개혁’이라는 대명제가 흔들릴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개혁 작업 전반의 발걸음을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속도 조절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여권 내 강경파에 대한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에 따라 검찰 개혁은 물론 향후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언론·노동 개혁 등에서도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신중하고 세밀한 개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 글에서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며 “더디고 힘들더라도, 서로 믿고 격려하며 든든히 함께 가주시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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