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종전안 거절…비현실적이고 과도해”
이란, 피해 배상·호르무즈 주권 등 5개 조건 제시 “모든 조건 충족해야 휴전…이란이 결정” 백악관 “이란과 협상 계속…지옥 불러올 준비도”
(카이로=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의 종전을 위한 조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 제안의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결 시점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은 스스로 결정한 시점에, 우리가 내건 조건들이 충족될 때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요구 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방어 태세를 유지하며 적에게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이어 미국이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그 제안들이 과도하며 “전장에서의 미국 측 실패라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지난해 봄과 겨울 두 차례의 협상을 언급하며 이를 ‘기만적’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미국이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 없이 협상 직후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란은 우호적인 중재국(파키스탄 등)을 통해 전달된 미국의 제안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책략’으로 판단하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프레스TV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종전을 위해 동의할 수 있는 5가지 조건도 제시했다.
이들 조건은 ▲ 적에 의한 침략·암살 완전 중단 ▲ 이란에 대한 전쟁 재발을 방지하는 견고한 메커니즘 수립 ▲ 전쟁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 ▲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인 주권 행사와 이에 대한 보장 등이다.
이 당국자는 이 조건들이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되기 며칠 전, 제네바에서 열린 2차 협상에서 제시했던 요구 사항에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중재국들에도 모든 조건이 수용돼야만 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그전에는 어떠한 협상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프레스TV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전쟁의 끝은 트럼프가 구상하는 시점이 아니라 이란이 결정하는 시점에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란과 종전 협상에 주력하겠다면서 15개 항의 조건을 언급했고, 양측이 주요 쟁점을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고 미국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 미국은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항의 조건을 담은 종전 제안서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한편 백악관은 이란전 종식을 위해 이란과의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라며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 오간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지난 21일 저녁 이란 측이 대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해왔으며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측 협상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매우 민감한 외교적 논의사항”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대면 협상 가능성과 관련해선 “이번 주 후반에 열릴 수 있는 잠재적인 회담과 관련해 많은 추측과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백악관이 공식 발표할 때까지 어떤 내용도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장대한 분노’(Epic Fury·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작전의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근접해 있다”며 “우리 군사작전은 날이 갈수록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란의 상업용 선박 위협 능력을 꾸준히 약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평화를 우선시한다. 더 이상의 죽음과 파괴는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이란이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패배했으며 앞으로 계속 패배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느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허풍을 떠는 사람이 아니며 지옥을 불러올(unleash hell)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은 다시는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대이란 군사작전 과정에서 이란 수뇌부가 대거 사망한 상황을 사실상 정권 교체로 볼 수 있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정권 지도부에 훨씬 더 우호적이고 협력 의지가 있으며 더 이상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지 않을 인물이 오길 바란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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