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트럼프 압박에도 ‘선조사 후대응’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께(한국시간) 호르무즈 해협 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서 한국 해운사 HMM이 운용하는 화물선(HMM NAMU)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HMM에 따르면 선박 기관실 좌현 쪽에서 불이 났으며, 선원들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해 4시간가량 진화 작업을 벌였다.
HMM 측은 이날 CCTV상 화재가 진압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선박을 인근 두바이항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5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갖고 전날 호르무즈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사고와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어제 발생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관련 점검 및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비서실장 주재 회의가 낮 12시 30분 열렸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장, 해양수산비서관, 외교정책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이 자리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에서 사고 원인을 점검하고 향후 상황 관리 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선박을 인근 항구로 옮긴 뒤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 선박에 탑승 중이던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해, 선원 24명 모두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 내 화재도 진압돼, 추가 피해는 없는 상태다.
다만 선박의 정상 운항 가능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정부는 인근 항구로 예인한 뒤 피해 상태 등을 확인하고 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예인선을 수배하고 있어 구체적인 예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선박 피격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외교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선박 예인 후 피해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 폭발·화재 사고를 계기로 한국에 군사작전 참여를 재차 압박했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은 ‘해방 프로젝트’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발생한 한국 해운사 HMM 선박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사고 원인을 아직 조사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의 소행으로 규정하면서 한국의 군사적 기여를 압박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폭발 사고가 이란의 공격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나 출처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사고의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상황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군이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도 아직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사고 초기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심어놓은 해상 기뢰나 자폭 드론, 무인수상정, 로켓 등 공격에 우리 선박이 피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후 선박 피해 상황이 비교적 심각하지 않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고가 내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동시에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해당 선박의 사고 원인 규명이 우선이며, 후속 대응 방향도 이를 기초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국제법과 국제 해상로의 안전, 한미동맹 및 한반도 안보상황,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 고려한 가운데 우리의 입장을 신중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아덴만에서 활동하는 청해부대 등 우리 군 전력이 호르무즈 해협에 당장 투입될 가능성도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실질적 기여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군 자산의 투입은 1∼4단계 계획 중 종전 후 이뤄질 최후 단계의 조치로 판단해왔다.
아울러 현재 실질적으로 전시 상황인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 전력을 파견하기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국방부의 기본 입장이다.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으로부터 약 2천㎞ 떨어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퇴치 등 임무를 수행 중이다.
주전력인 대조영함은 4천400t급 구축함으로, 기본적인 방호체계는 갖췄으나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이 빗발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을 수행하기엔 방호체계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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