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참사, 특검으로 진상밝혀야

8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둘러싼 도입 과정을 두고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사진=YTN캡쳐
8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둘러싼 도입 과정을 두고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사진=YTN캡쳐

괴물의 탄생, K증시 난도질하다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한마디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괴물’이자 한국 증시 전체를 거대한 발톱으로 할퀴고 간 전무후무한 ‘쓰나미’라 명명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증시에 풀어놓은 현실판 ‘오징어 게임’은 불과 3개월 만에 개인투자자 수백만 명을 절망의 절벽으로 몰고 간 초대형 재앙이자 증시 역사상 최악의 참사인데요. 최단기간 안에 한 나라 증시를 카지노 도박판으로 만든 것은 기네스북 등재감이라할 것입니다.

그런데 머리 좋은 금융당국자와 금투업계 사람들이 ‘2배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과 메가톤급 후폭풍 우려를 정말 몰랐을까요? 의아한 것은, 시행에 앞서서 어떠한 연구 용역이나 토론회도 없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실효성 있는 검토도 없이 ‘미국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해!’라는 단세포적 발상으로 불과 4개월간 거의 막가파식으로 밀어붙였다는 사실입니다.

좀 과장해 표현하자면 ‘증시 내란’으로 명명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내란’은 ‘나라 안에서 생긴 난리’라는 뜻도 있습니다.) 기실 일시적 경제적 피해 규모만 놓고 보면 유사 이래 어떤 내란보다도 압도적인 참사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카지노 도박판으로 변모한 우리 증시는 불과 3개월여 만에 개인투자자 포함 총 피해액이 56조 원에 이르렀으며, 주식 반대매매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작년 대비 무려 13배나 폭증했는데요. (참고로 56조 원이란 숫자는 지난 9월 21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사 통계를 인용한 기사내용입니다.)

경제적 피해 규모는 유사 이래 전쟁과 IMF위기를 제외한 그 어떤 참사보다도 끔찍한 사건입니다. 보도가 되지 않았지만, 유명을 달리한 투자자들이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필자가 대표로 있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회원의 전언에 의하면 거주 지역에서 ETF 손실로 전 재산을 잃고 세 명이나 유명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회원은 주변의 일가족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전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금융당국 이해당사자 중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이 유체이탈 화법 등으로 책임을 모면하려는 작태에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맞은 코스닥, 활성화 대책 필요

골드러시 때도 그랬을까요? 증시 자금 대부분이 대박을 꿈꾸며 정부가 부추긴 삼전닉스 ETF로 쏠린 수급 공백에 의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코스닥 시장에 몰락 수준의 초대형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ETF 출시 전 5월 26일 코스닥 지수는 1172.52였는데 7월 30일 지수는 644.78로 무려 45%나 폭락했습니다.

그 여파는 현재 진행형으로 코스닥 우량기업들까지 거래량 가뭄에 의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일부 기업과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가 ‘다산다사’ 정책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득을 보는 자가 범인’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삼전닉스 단일종목 ETF 출시로 누가 이득을 봤을까요? 다섯 주체가 있다고 봅니다. 1, 외국인 공매도 세력 2. 인버스 투자자 3. 한국거래소 4. 금투업계 5. 정부입니다.

정부는 거래세로, 거래소와 금투업계는 수수료로 이득을 봤으며, 공매도 세력과 인버스 투자자는 하락장에서 천문학적 부를 챙겼습니다.

정부에 긴급 건의합니다. 정부의 실정으로 잃어버린 국민 재산을 되찾아주고 죽어가는 코스닥 시장을 살리기 위해 코스닥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시행할 것을 요청합니다. 이미 공매도 세력은 정부 덕으로 코스닥에서 천문학적 수익을 가져갔습니다.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눈치 보지 말고 하루빨리 시행을 검토할 것을 촉구합니다.

코스닥 월봉. 거대한 연속 음봉 3개가 보인다
코스닥 월봉. 거대한 연속 음봉 3개가 보인다

위 코스닥 월봉을 보면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ETF 블랙홀로 수급이 쏠리는 바람에 코스닥 거래량이 평소의 1/5, 1/6로 쪼그라들었는데요. 그 틈을 노린 공매도 세력들의 공세로 신저가가 속출하는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

정말 이상합니다. ETF 수요 조사에서 19개 자산운용사 중 두 곳만이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ETF 출시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금융위가 밀어붙인 결과, 초고속으로 지방선거일 코앞에서 출시되었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수 12% 의견이 다수 88% 의견을 이기는 게 정상일까요?

환율을 잡겠다고 출시했으나 오히려 환율이 급등하기도 했으며, ETF 출시 후 전체 종목 중 90% 내외가 하락하기도 한 결과 천문학적 국민 피해 발생했습니다. 책임이 있는 정부와 여당과 금융당국은 지금껏 진정한 사과 한마디 없이 입꾹닫 모르쇠 모드를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는데 이해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는 수백만 명인데 가해자는 단 1명도 없다? 이게 말이 됩니까?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일이 지금 우리 앞에 펼쳐졌다는 점에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시행 관련, 이재명 정부의 답변을 바라는 6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1. 공청회 또는 토론회를 한 번이라도 했습니까?

2. 자본시장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받았습니까?

3. 증시 1대 주주인 개인투자자 의견 청취를 한 적이 있나요?

4.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 검토한 자료가 남아있습니까?

5. 환율을 잡기 위해 시행했는데 환율 안정이 잘되었습니까?

6. 우리보다 자본시장 선진국인 일본과, 우리와 판박이인 대만은 왜 미시행인지 아십니까?

위 6가지 질문에 대해 만족할만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절차적 하자가 있는 법 개정에 의한 시행이므로 원인무효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재산상 피해를 줄 확률이 매우 높은 상품을 이해당사자 개인투자자의 의사를 전혀 묻지 않고 ‘답정너’로 무리하게 단기간에 밀어붙인 것은 미필적 고의에 해당할 것이므로 그로 인해 재산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어쩌면 손해배상 청구인 자격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레버리지 ETF 사태에 대해 현재까지 그 누구도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정부의 대국민 사과가 있어야 하며, 늦었지만 진정성 있는 결자해지 조치가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특검은 이럴 때 필요한 것

ETF 사태 관련, 국민의힘이 신청한 증인들에 대해 민주당이 모두 거부해 현재 증인 채택이 0명인데요. 다수당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레버리지 ETF에 대한 팩트는 이렇습니다.

상품 출시 전 금감원이 발주한 연구 용역 보고서(‘25.11월)에 의하면 ①상품의 위험성은 물론 국내 도입 자체에 강한 우려를 제기하고 ‘고위험 상품’으로 진단했고 ② 또한 미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금융당국이 정책적으로 허용한 상품이 아니라 민간이 출시한 상품이라고 밝혔으며 ③ 한국이 이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국내 도입에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추진한 한국 금융당국을 이례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증폭시켜 시장에 대한 신뢰를 깨뜨렸을 뿐 아니라 증시 부양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재명 정부를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했다는 지적입니다.

1. <월스트리트 저널>은 “파티가 끝났을 때 손실은 결국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남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정확히 짚었습니다. (최소 수백만 명 이상의 국민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렸고 많은 가정 파탄이 발생했으며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 국민도 다수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시한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ETF때문에요.)

2. <로이터>는 “레버리지 ETF 매매로 K증시를 무법천지 혼란의 카지노로 만들었으며, 개인 반대매매로 추가 약세장을 연출했고, K증시 펀더멘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을 극적으로 왜곡시켰다” 라고 비난했습니다.

3. <블룸버그>는 “한국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 안전보호장치가 부족한 상태로 최악 시기에 출시했고, 카지노가 되고 있으며, 금융당국의 보완책은 근본 대책이 아닌 뒷북 대책으로 국민반발의 상당 부분이 금융당국과 정부를 향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레버리지 ETF 사태의 악마성을 표현한 이찬진 금감원장의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라는 발언에 모든 사실과 진실이 내포되어 있다고 판단합니다. 늦었지만 이재명 정부는 통렬한 반성과 사과, 그리고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특검을 반드시 수용해야 합니다. 증시에 천문학적 피해를 발생시킨 것에 대한 잘못을 바로잡지 않고 다수당이라는 무기로 특검을 거부하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행태는 1400만 투자자의 공분을 부추기는 행위로 결국 지지율 추락에 무거운 추를 다는 자해행위가 될 것입니다.

특검 거부는 이재명 정부의 몰락을 앞당길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전에 있었던 토론회 때의 제 발언을 인용하며 마칩니다.

“단언합니다. 특검이 실시되지 않는다면 레버리지 ETF 사태는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에 추후 반드시 등장할 것입니다.”

글쓴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정의정은 비영리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다. 2019년 10월에 설립된 한투연은 공매도 금지와 금투세 폐지의 결정적 기여 등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12가지 크고 작은 성과를 냈다. 증시 발전 기여로 2024년 (사)컨슈머워치 <소비자 권익대상>을 수상했다.

댓글

    함께 읽을 글

    칼럼 전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