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가디슈’와 ‘블랙호크 다운’ 촬영지를 찾아라
[노우진의 지리와 문화] 소말리아는 여행금지국...촬영은 모로코에서 모로코 에사우리아 해변도 영화에 등장 ‘블랙호크 다운’ 촬영지는 모로코 살레 지금 아프리카에선 한국·중국기업이 경쟁중
[노우진 국회도서관 법률정보실장] 2021년 8월 아프카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넘어가고 그 후속보도가 연일 CNN과 BBC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미국 대사관 위에 헬기가 떠있는 모습은 지난 1990년대초 소말리아 내전 당시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영화 모가디슈의 촬영지는 모로코 ‘에우아리아’
지난 7월 말 개봉,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영화 ‘모가디슈’는 1990년 12월 30일 모가디슈 외곽에서 민병대가 진입하는 날부터 다음해 1월 12까지 소말리아 주재 남, 북 대사관 직원들이 함께 모가디슈를 빠져나오는 약 보름간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이다.
필자는 지난 8월1일 오후 3시 영화 ‘모가디슈’를 봤다. 주말이라 영화를 보는 것은 1만원 내외의 돈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다. 하나의 스토리나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외국의 도시나 국내 관광지나 비경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모가디슈는 아프리카 북동부 인도양과 아덴만에 접해 있는 이슬람 국가 소말리아 수도이다.
소말리아는 영국과 이탈리아의 식민지였다가 1960년 소말리아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19세기 초까지 소말리아는 독립된 나라였으나 유럽 열강의 식민지 정책으로 모가디슈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방은 이탈리아령 소말리랜드, 아덴만에 접해 있는 북부지방은 영국령 소말리랜드, 최북단은 프랑스가 지배하던 지부티로 나뉘어졌다. 지부티는 1977년 독립국이 되었고, 내전의 상황에서 북부 소말리랜드가 1991년 독립을 선언하였으나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중동 · 북아프리카 영화 배경 단골 ‘모로코’
영화 ‘모가디슈’와 또다른 영화 ‘블랙호크 다운’은 모가디슈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 두 영화는 모두 모로코에서 촬영했다. 모로코는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의 배경 혹은 지형이 요구되는 촬영장소로 가장 인기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마라케시, 카사블랑카, 탕헤르의 옛 도심과 사하라 사막, 아틀라스 산맥이 있고 테러 등으로부터 안전한 정치적 환경은 이 나라에 영화 관계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영국에 거주 할 때 가까이 지낸 한국인 가족이 모로코 여행때 낙타를 타고 사막을 가 본 경험이 너무 좋았다고 한 기억이 난다.
영화 ‘블랙호크 다운’은 2001년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감독 작품으로,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1993년 모가디슈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블랙호크 두대가 격추되고 이들 군인들을 구조하려는 미국 델타포스팀과 UN평화유지군에 대항하는 아디드 민병대와의 전투를 보여준다.
미국 유학중 이 영화를 보았는데, 모로코의 수도인 라바트(Rabat)와 위성도시인 살레(Sale)가 주 촬영지다. 특히 살레의 노동자 지구인 시디 모사(Sidi Moussa)는 모가디슈와 흡사하다고 한다.

영화 ‘모가디슈’의 진짜 촬영지는 모로코 남부 해안도시인 에사우이라(Essaoura)라는 곳이다.
‘미션 임파스블: 로그네이션’, ‘글래디에이터’ 등을 진행했던 모로코 현지 로케이션 매니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장소를 선정하는데만 4개월이 걸렸고 촬영은 3개월이 소요됐다. 영화에서 모가디슈 공항을 이륙하는 구조기에서 해변을 내려다보는 장면이 있는데, 이 해변이 모로코의 에사우이라 해변이다.

영화에서처럼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처음부터 우리 대사관을 찾은 것은 아니다. 모가디슈 공항에서 서로 만났다. 이탈리아 구조기를 놓치자 남, 북 대사관 직원들은 우리나라 대사관으로 함께 가게 된다.
구조기가 모가디슈를 떠나 도착한 케냐 몸바사 공항에서 남북 대사관 직원들이 서로 모르는 척 하지만, 두 대사는 서로 포옹하면서 헤어진다. 당시 소말리아 주재 한국대사인 강신성은 그때의 경험으로 2006년 소설 『탈출』을 발간했다.
1991년 미국 대사관이 철수하고 중국대사관이 반군에 피습당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대사관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었다. 이탈리아가 한때 소말리아의 일부를 보호령으로 했었기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유지했던 곳으로 보인다.

영화 ‘모가디슈’에서 북한 대사관 직원이 키스마요(Kismayo)로 가자는 제안을 한다.
거기는 어딜까. 이 곳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500km 남부에 있는 항구도시로 케냐에 가까운 소말리아 제3의 도시다. 한때 반군의 주요 거점이었다.
이탈리아 군수송기가 도착한 곳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가 아닌 몸바사다. 몸바사 (Mombasa)는 케냐 제2의 도시이자 최대의 항구도시이다. 공항에서 남, 북 대사관 직원들이 헤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구글맵으로 영화에서 나온 공항을 확인해보니 진짜 몸바사 공항이었다.
한국과 중국기업이 경쟁하는 ‘몸바사’
필자는 2017년 케냐 여행때 몸바사 인근 비치 리조트에 가려고 교통편을 알아 본 적이 있었다. 나이로비에서 몸바사까지는 고속철도가 개통되어 운행중이었다. 이 철도는 중국 자본으로 건설된 것으로 케냐 곳곳에서 중국 기업이 주택과 도로를 건설하고 있었다.
영화 모가디슈에서 UN 가입을 위한 남북한의 대결이 있었다면, 2020년대에는 아프리카의 자원과 수출시장 확보를 위한 우리와 중국간 경쟁이 치열해진 느낌이다.
모가디슈는 2017년 10월 폭탄테러가 발생해 500여명이 죽기도 했을 정도로 지금도 위험한 곳이다. 외교부는 소말리아를 이라크,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리비아와 함께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3월 외교부 장관의 허락 없이 여행금지 국가를 방문하는 것을 처벌하는 여권법을 ‘합헌’으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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