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HR, AI시대 조직 운영체제 다시 짜라

[조선규의 Special Report] ③ HR팀을 위한 AI

사진출처= 링크드인
사진출처= 링크드인
  • 교육만 여는 HR은 죽었다 아직도 ‘AI 활용 교육’ 공지만 돌리고 계십니까? 지금 HR이 해야 할 일은 강의실을 여는 것이 아니라, AI에 밀려날 낡은 직무 체계를 폭파하고 사람과 기계가 공존하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짜는 것입니다.
  • 직무의 해체, 인사의 재탄생 채용이나 평가 같은 이름표 뒤에 숨지 마십시오. 업무를 ‘자동화, 증강, 인간 책임’으로 분해하지 못하는 HR은 현업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결국 조직 내에서 소외될 뿐입니다.
  • 설계자가 되어 조직의 키를 잡아라 기술 부서에 끌려다니지 마십시오. 일의 흐름을 읽고 에이전트를 배치하는 ‘에이전트 설계자’를 정의하고 키워낼 수 있는 유일한 부서는 HR입니다. 일의 관계를 재설계하는 순간, HR은 비로소 조직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②에 이어서.

AI 시대의 진짜 승부가 시작됐습니다. 일의 흐름을 읽고 기계를 심는 사람, 에이전트 설계자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도입이 아니라, 설계가 핵심입니다.- ③

AI 시대의 인재전략

이제는 ‘직무’보다 ‘업무 흐름’으로 다시 짜야 합니다. HR이 먼저 바뀌지 않으면 조직의 AI 전환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많은 기업이 AI를 기술 과제로 다루지만, 실제로 AI 전환의 성패는 사람과 조직의 문제에서 갈립니다.

도구는 빠르게 들어오는데 직무 체계는 그대로이고, 현업은 실험을 시작했는데 평가·보상 체계는 변하지 않으며, 일부 팀은 생산성이 올라가는데 전체 조직 운영 방식은 여전히 과거의 분업 구조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AI 도입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HR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HR은 단지 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활용 가이드를 배포하는 수준을 넘어, 어떤 역할이 사라지고 어떤 역할이 새로 생기며, 어떤 역량을 기준으로 인재를 재정의할 것인지를 먼저 설계해야 합니다.

맥킨지 조사에서 보이듯 기업들의 AI 도입은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르렀지만, 의미 있는 성과는 일부 조직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 차이는 단순 사용 여부보다, 조직이 얼마나 빠르게 역할과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했는가에 가깝습니다.

인재와 직무를 재정의해야 한다

AI는 인재를 대체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인재의 정의를 다시 쓰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HR이 이 변화의 언어를 먼저 만들지 못하면 현업은 각자도생식(式)으로 움직이게 되고, 조직 전체는 생산성의 ‘섬’들만 남게 됩니다.

이제 HR이 봐야 할 것은 직무명보다 업무의 구성요소 입니다. 기존의 직무 체계는 대체로 역할 단위로 설계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채용 담당자, 영업기획 담당자, 재무분석 담당자처럼 직무명 중심으로 역할을 나누고, 그 안의 업무는 경험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AI가 확산되는 환경에서는 이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같은 직무명 아래 있는 업무라도 어떤 것은 자동화하기 쉽고, 어떤 것은 인간의 고유 판단이 필수이며, 어떤 것은 사람과 AI가 함께 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채용 업무를 보겠습니다. 공고 정리, 지원서 1차 분류, 일정 안내, 인터뷰 질문 초안, 지원자 FAQ 응대는 상당 부분 자동화와 에이전트 지원이 가능합니다. 반면 후보자의 잠재력 판단, 조직 적합성 판단, 면접의 미묘한 맥락 해석, 오퍼 협상, 입사 후 관계 형성은 인간의 책임이 훨씬 더 큽니다. 즉 하나의 직무 안에서도 업무는 자동화 영역, 증강 영역, 인간 책임 영역으로 나뉩니다.

이제 HR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직무를 유지한 채 사람 수만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직무를 구성하는 업무 단위를 재분류하고 그 위에 새로운 역량 지도를 그리는 것입니다. 앞으로 필요한 인재는 단순 실행형 인재만이 아닙니다. 프로세스를 읽고, AI를 활용해 업무를 분해하고, 예외 상황을 관리하며, 사람과 기계의 협업 흐름을 설계할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HR이 먼저 에이전트 설계자 되어야

HR이 가장 먼저 정의해야 할 새 직무는 ‘에이전트 설계자’ 입니다. 현재 많은 조직에서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필요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역할이 있습니다. 저는 이를 ‘에이전트 설계자’라고 부르는 편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역할은 개발자와 다릅니다. 또 일반적인 AI 활용자와도 다릅니다. 핵심은 코드를 많이 짜는 것이 아니라, 현업의 업무 흐름을 읽고 그 위에 적절한 역할의 에이전트를 배치하는 데 있습니다.

‘에이전트 설계자’는 세 가지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첫째, 프로세스 이해력입니다. 일이 어떤 단계로 흘러가고 어디서 병목이 생기는지 읽어야 합니다. 둘째, 문제 구조화 능력입니다. 복잡한 업무를 반복, 판단, 생성, 예외 처리로 나누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자동화 감각입니다. 어떤 단계는 AI에 맡기고, 어떤 단계는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지 경계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HR이 운영체계 설계부서 되어야

이 역할은 HR에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우선 채용 공고와 역량 모델을 다시 써야 합니다. ‘AI 활용 가능자’ 수준의 표현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업무 구조화 능력, 자동화 설계 경험, 협업 흐름 설계 역량, 책임 경계 판단 능력 같은 요소가 직무 기술서에 들어가야 합니다.

또한 리더십 육성 프로그램도 바뀌어야 합니다. 팀장과 파트장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사람의 업무를 단순히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에이전트의 조합으로 운영하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딜로이트가 전망한 대로 기업 내 AI 에이전트 활용이 빠르게 확대된다면, HR은 이 변화를 지원하는 부서가 아니라 직접 운영체계를 설계하는 중심 부서가 되어야 합니다.

인재전략의 기준은 ‘누가 일을 하는가’에서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로 이동합니다. AI 시대의 HR 전략은 단순히 교육 시간을 늘리거나 디지털 역량 항목을 추가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제 인재전략은 “이 직무에 몇 명이 필요한가”보다 “이 업무 흐름은 어떤 단계로 구성되고, 각 단계에는 사람과 에이전트를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 변화는 HR의 위상을 오히려 높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전환은 기술 부서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역할 정의, 역량 모델, 평가 기준, 책임 경계, 교육 체계, 리더십 개발, 조직문화 설계는 모두 HR의 언어로 번역되어야만 조직 안에서 실제로 작동합니다.

HR이 이 작업을 먼저 시작한다면, AI는 구성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도구가 아니라 구성원의 판단 가치를 높이고 조직 속도를 끌어올리는 운영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떤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질문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우리 조직은 어떤 일을 사람에게 남기고, 어떤 일을 에이전트와 함께 다시 설계할 것인가. 그리고 바로 그 질문에 가장 먼저 답하는 HR이, AI 시대의 조직 경쟁력을 먼저 만들게 될 것입니다.

글쓴이

조선규 칼럼니스트

조선규는 35여 년간 교육과 기업 경영, 그리고 지역 사회 발전의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성장해왔다. “삶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변화를 만들고, 기업을 통해 길을 열었으며, 현재는 사회 곳곳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며 더 따뜻하고 공정한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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