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식당밥 탈출...요리 메카니즘을 알자
[이시랑의 음식 이야기] 재료, 정성, 불 조절, 식재간 조화 등 4대요소 메카니즘 터득하면 중급 이상 요리사될 수도 9월 제철음식중 새우, 갈치, 고등어 ‘눈길’
지난 회까지는 ‘음식이 어떻게 진화해왔나’에 관해 살펴봤다면, 이번 회는 <요리 메커니즘>에 관한 이야기다. 전자가 인문과학서라면 이번에는 실용서라 할 수 있겠다. 여기서는 워킹맘들과 혼밥족이 꼭 알아야 할, 알고 있으면 편하고 좋은, <요리 메커니즘>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어떤 분야나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요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메커니즘만 이해하면 당신도 중급 수준 이상의 요리사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실전 요리 비법이나 계절별 레시피, 일주일치 밑반찬을 초간단하게 만드는 법,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 선별법과 장기간 보존법, 육류별 부위 용도와 부위별로 쓰는 요리법, 계절별 제철 생선 정보와 제철 채소, 음식궁합과 체질별로 먹어야 하는 음식, 체질별로 피해야 할 음식과 알고 먹으면 보약이 되는 음식, 다이어트 음식, 왕초보도 3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초간단 레시피를 알려 드리고자 한다.
요리 메커니즘의 4대 요소
요리 메커니즘의 4대 요소가 있다. 이것만 터득하면 당신도 중급 수준 이상의 요리사가 될 수 있다. 요리, 알고 보면 별거 아니다.
잘 기억해두시길. 요리 메커니즘의 4대 요소는 첫째가 신선한 재료요, 둘째가 정성이요, 셋째가 불 조절과 타이밍이요, 넷째가 식재 간의 조화다. 기타등등이 있는데 나머지는 부수적이다. 자, 그러면 좀 더 쉽게 풀어가 보자.
첫째, 재료. 천하제일의 요리사라 할지라도 재료가 신선하지 않으면 볼품없는 요리가 되고 만다. TV를 보다 보면 뱃사람들이 배에서 즉석으로 음식을 해먹으면서 “도시 사람들은 이 맛을 모른다”고 말하는데, 진리다. 농산물도 그러하지만 해산물은 더더욱 그렇다. 제아무리 얼음을 때려 넣어도 유통과정이 길어질수록 신선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일단은 현지에서 바로 구한 해산물을 구입하면 좋겠으나 도시인들은 그럴 수가 없다. 하여 대형마트나 가까운 재래시장에 가서 냉장 해산물을 구할 수밖에 없다. 다음 기회에 신선한 해산물 선별법을 따로 알려드리겠다.
둘째, 뭐니 뭐니해도 ‘정성’이다. 요리하는 사람이 심혈을 기울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재료가 신선해도 맛이 떨어진다. 요리는 종합예술이자 작품이다. 정성을 기울지 않는 요리는 작품이라 할 수 없다. 최고의 요리를 ‘일품요리’라고 하는 이유다.
셋째, 요리는 불 조절과 타이밍이 관건이다. 이것은 실전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재료의 특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가급적 논리적으로 설명하고자 하지만 제약이 있음을 미리 밝힌다.
재료에 따라 처음부터 강불에 익힐 게 있고, 중불과 약불을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약불에서 조리해야 할 것을 처음부터 센불에서 하게 되면 타게 되고, 처음부터 센불에서 조리해야 할 것을 약불에서 하게 되면 조리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식감이 떨어지게 된다. 처음에는 이 감각을 모르기 때문에 레시피를 참조하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을 축적하는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TV의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 유명 요리사들이 진행하면서 시연하는 조리법은 요리 초보자들이 따라가기 버겁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요리사)이 요린이(요리 어린이의 줄임말)들의 상·중·하 중 어느 한쪽에 포커스를 맞추기는 어려운 일이다. 요리는 기본적인 상식을 갖추고 있으면 일취월장이 쉬워진다. 일취월장이 쉬어진다는 말은 메커니즘을 터득했다는 뜻이다. 요리는 이론과 실제를 겸비해야 하는 분야다.

맛 칼럼니스트라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 분들은 대부분 이론 전문가이지만 실제로 요리는 못한다. 반면 실제를 갖춘 요리사라도 이론 메커니즘을 터득하지 못하면 일취월장을 하지 못한다.
요리는 재미있는 분야다. 모든 생물이 그러하듯 인간도 먹지 않고는 삶을 유지할 수가 없다. 일반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은, 인간사회는 분업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쩌다 내가 무인도에 고립된다면, 아니면 평생 아내가 밥을 차려주지 않으면 내 손으로 라면도 못 끓이는 ‘똥손’이라면, 부모로부터 독립하긴 했으나 요리를 할 줄 몰라 허구한 날 ‘식당밥’에만 의존해야 하는 혼밥족이라면 어찌해야 할까. 요리를 대충 얼렁뚱땅할 줄은 아는 워킹맘이나 요리 메커니즘을 몰라서 이도저도 아닌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서투르지만 내가 하는 요리가 점점 맛있어지고, 지겨운 식당밥에서 벗어나 간편하면서도 건강식을 챙길 수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넷째, 식재 간의 조화 즉, ‘궁합’이다. 조화만 잘 맞춰도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가 된다. 모든 식재는 ‘따뜻한 성질’과 ‘차가운 성질’이 있다. 또한 영양의 균형도 맞춰야 건강한 식단이 된다. 한편 체질에 따라 가려먹어야 할 음식이 있다.
따뜻한 성질과 차가운 성질의 식재
따뜻한 성질의 채소류 및 과일
: 채소류- 마늘, 생강, 부추, 달래, 흥거, 냉이, 쑥, 대파, 쪽파, 깻잎, 파프리카, 고추, 취, 호박, 양파, 마, 토마토
: 과일류- 복숭아, 대추, 딸기, 바나나, 사과, 석류, 살구, 포도, 밤, 매실, 무화과
차가운 성질의 채소류 및 과일
: 채소류- 연근, 우엉, 상추, 배추, 양배추, 오이, 두릅, 토마토, 고사리, 시래기, 가지, 시금치, 미나리, 청경채, 브로콜리, 토란, 감자, 고구마, 돼지감자, 무, 죽순, 당근
: 과일류- 수박, 참외, 자두, 배, 감, 귤, 레몬, 멜론, 망고, 파인애플, 키위
따뜻한 성질의 곡류: 쌀, 찹쌀, 귀리, 수수, 검은콩
차가운 성질의 곡류: 보리, 메밀, 조, 녹두, 밀, 율무
버섯류는 대부분 평하거나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향신료류
따뜻한 성질: 마늘, 생강, 들깨, 카레, 강황
평이한 성질: 참깨
찬 성질: 검은깨
약재류
따뜻한 성질: 인삼, 당귀, 도라지, 황기
찬 성질: 더덕
견과류
따뜻한 성질: 밤, 호두, 잣
찬 성질: 도토리, 은행, 아몬드
평이한 성질: 땅콩
육류
따뜻한 성질: 닭, 흑염소
찬 성질: 돼지, 토끼
평이한 성질: 소, 오리, 양
기타
찬 성질: 우유, 콩나물, 숙주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모든 식재는 따뜻한 성질이나 찬 성질을 품고 있다. 또 사람의 체질에 따라 따뜻한 성질과 찬 성질이 있고 평이한 체질이 있다. 한방에서는 이를 태양·태음·소양·소음인으로 나눠 진단한다. 이른바 사상체질이라 하는데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나 대체적으로 신묘막측하게 맞다. 필자의 경우 소음인에 해당하는데, 체질이 차가운 편이다. 하여 찬 성질의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반드시 탈이 난다.
반대로 체질이 따뜻한 사람이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열에 북받쳐서 견디질 못한다. 그러므로 음식의 조화 즉, 음식의 궁합을 맞춰야 한다. 다시 말해 찬 성질과 따뜻한 성질의 식재가 조화를 이룬 건강한 식단을 통해 음식 섭취를 해야 한다.
다음 기회에 예를 들어 찬 성질인 오이와 어울리는 따뜻한 성질의 식재 즉, 궁합음식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필자는 다음달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참가하는데, 다음 회차에는 영화 속에 나오는 음식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쓸 생각이다.
9월의 제철 해산물과 농산물
제철 해산물
갈치(9~10월), 낙지(9~2월), 고등어(9~11월, 이 기간은 국내산을 추천하고, 그 외 기간은 노르웨이 산이 훨씬 맛있다. 구분법은 나중에 별도로 설명), 전복(9~10월), 오징어(9~11월), 다시마(9월), 연어(9~10월, 드물지만 이 시즌에 국내산 생연어를 쓰는 집이 있다. 물론 좀 비싸다. 나머지는 수입산 냉장 연어라고 보면 된다), 조기(9~12월), 대하(9~12월), 중하(9~12월), 보리새우(9~12월), 모시조개(가무락, 9~2월), 개조개(9~10월), 갑오징어(9~10월), 미꾸라지(9~11월), 멸치(9~11월), 성게(9월)
제철 농산물
꽈리고추(~10월), 풋고추(~11월), 청양고추(9~11월), 열무(~9월), 대파(9~12월), 쪽파(9~12월), 실파(9~12월), 둥근호박(7~10월), 양파(9월), 부추(3~10월), 미나리(9~12월), 참나물(~9월), 방울토마토(~9월), 토마토(~9월), 레몬(~10월), 연잎 연근(9월), 순무(강화산, 9~10월), 밤(9~12월), 녹두(9~10월), 고들빼기(9~10월), 갓(9~12월),
연중계속
애호박, 단호박, 고사리, 쑥부쟁이, 쑥갓, 맥문동, 아스파라거스, 아보카도
특히 가을 무는 인삼과 바꾸지 않을 정도로 사포닌이 풍부해 생으로 먹거나, 무즙 쥬스로 먹으면 면역력 강화에 아주 좋다. 가을배추도 쌈장에 찍어 먹거나 샐러드 소스에 찍어 먹으면 건강에 아주 좋다.
덧붙여: 매달 초에 그달의 제철 해산물과 채소를 소개하겠습니다.
여기서 제철이라는 것은 노지와 하우스 재배와의 차이가 있음을 참고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