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기차? 제품 경쟁력이 전부는 아니다
[박근태의 ‘자동차와 사회’] 육상교통부문, 탄소감축 노력 미흡 전동화·저탄소발전은 불가피 현대기아차, 기후위기 대응에 더 노력해야
자동차 산업은 ‘대량 생산, 대량 소비’라는 현대사회의 기본 운영 원리를 만들어 낸 산업이었다. 기본 운영 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거대한 사회 전환의 흐름 속에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도 전환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전환을 만들어가기 위해 자동차 산업과 사회,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첫 이야기는 <기후 위기 대응과 전기 자동차>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기 성과는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과 대응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대응은 아직 미흡하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하 IPCC)’에 따르면, 2010년과 2019년 사이의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은 등가이산화탄소(CO2-eq) 기준으로 560억±6.0억 톤에 이르러 2000년과 2009년 사이의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91억 톤 가량 많았다(그림 1 참조). 이는 10년 평균 배출량을 기록한 이래 가장 많은 양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평균 증가율이 2000~2009년 2.1%에서 2010~2019년 1.3%로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 기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4%를 차지하는 에너지 공급 부문(증가율 2.3%→1.0%)과 24%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3.4%→1.4%)에서 2010년과 2019년 사이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이 이전 10년에 비해 둔화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 교통 부문에서는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이 약 2%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특히 교통 부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육상 교통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중이 급속하게 증가해 2019년 기준 69%에 이른다(그림 2 참조). 즉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해서는 교통 부문, 특히 육상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여야 하고, 따라서 교통수단의 전동화와 저탄소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기아차 탄소배출 감축 노력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전동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이들 자동차 회사들의 전동화를 기업의 관점이 아니라 사회적 관점에서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디젤 게이트’ 폭로로 잘 알려진 국제청정교통위원회(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 이하 ICCT)의 최근 보고서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표 참조). ICCT는 시장 주도성, 기술 성능, 전략 비전 등 세 분야에 걸쳐 전 세계 20대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자동차 전환을 평가하여 순위를 매겼다.

전기자동차 선도 기업인 테슬라가 100점 만점에 83점을 획득, 1위에 올랐으며, 중국 BYD가 73점으로 2위에 올랐다. 반면 내연기관차 최강자인 도요타(30점)를 비롯한 일본의 5개 자동차 회사들은 최하위그룹에 속했다. 이 평가 결과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자동차로의 지배 제품 교체가 자동차산업을 근본부터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중위 그룹에 속하긴 했으나, 100점 만점 중 38점으로 점수도 매우 낮고, 순위도 13위 불과했다. 현대-기아차는 충전 속도에서 75점(2위), 항속거리에서 73점(공동 6위),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에서 100점(공동 1위) 등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재생에너지 사용(11점)과 전략 비전(20점: 전기자동차 판매 목표 39점 및 투자 20점)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고, 에너지 소비 효율(32점)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마디로 제품의 기술적 경쟁력은 상당히 높으나, 탈탄소에 대한 기여는 미흡하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현대-기아차는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인류 공동의 목표보다는 전기자동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 충실한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니 당연하다고?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내세우는 기업이라면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는 기업이 존중받고 성장하는 제도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인류가 계속 생존할 수 있다.
참고문헌
ICCT, 2023: THE GLOBAL AUTOMAKER RATING 2022: Who is leading the transition to electric vehicles? [Chang Shen, Ilma Fadhil, Zifei Yang, and Stephanie Searle]
IPCC, 2022: Climate Change 2022: Mitigation of Climate Change.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 III to the Six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P.R. Shukla, J. Skea, R. Slade, A. Al Khourdajie, R. van Diemen, D. McCollum, M. Pathak, S. Some, P. Vyas, R. Fradera, M. Belkacemi, A. Hasija, G. Lisboa, S. Luz, J. Malley, (eds.)].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UK and New York, NY, USA. doi: 10.1017/9781009157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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