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는 충분히 친환경적이지 않다

[박근태의 ‘자동차와 사회’] 차 생산·이용은 물론 발전도 봐야 생산때 탄소 배출 더 많고, 주행때 미세먼지도 발생 환경에 덜 유해한 생산·사용법 찾아야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인가?” 사회적으로 대단히 중요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다. 단순한 질문이지만 간단하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는 사실 세 가지 층위의 질문으로 나누어 답해야 한다. 첫째, 정말 환경에 이로운가? 둘째, 다른 종류의 교통수단에 비해 친환경인가? 마지막으로, 다른 종류의 자동차에 비해 친환경인가? 이번 칼럼에서는 세 번째 물음에 대해 살펴보겠다. 첫 번째 질문과 두 번째 질문은 독자들의 관심이 크다면 다음 기회에 다루겠다.

전기자동차는 이른바 무(無)배기차(Zero-Emission Vehicle: ZEV)이다. 따라서 배기가스만 주목받던 때에는 전기자동차가 완전한 친환경차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자동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 포괄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이제 에너지와 원료의 생산부터 제품 제조 및 사용, 폐기, 재활용까지 제품 생애 주기 전체를 평가하는 방식,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가하는 전주기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가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전주기 평가로 비교하면서 전기자동차가 과연 친환경적인지 살펴보자.

출처= 박근태(2023)
출처= 박근태(2023)

웰 투 탱크(Well-to-Tank: WtT): 연료가 생산되고 자동차에 공급되는 과정까지, ‘유정(oil well)에서 연료통(fuel tank)까지’.
탱크 투 휠(Tank-to-Wheels: TtW): 차량에 저장된 연료를 사용하여 차의 바퀴를 구동하기까지, ‘연료통(fuel tank)에서 바퀴(wheels)까지’.
웰 투 휠(Well-to-Wheels: WtW): 연료가 채취되고 사용되어 소멸되는 연료의 수명주기 전체, ‘유정에서 바퀴까지’.

차 생산단계에서는

유럽의 평균적인 전력 구성에서 유럽 평균적인 자동차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등가 이산화탄소는 내연기관차가 6.9톤인 반면, 전기자동차는 11톤(차체 생산 5.7톤, 리튬이온배터리 생산 5.3톤)이다(박수항, 2021). 리튬이온배터리로 인해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59%나 많은 것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에서 발생하는 등가 이산화탄소 중 80%가 원료 및 소재 생산단계에서, 20%가 셀 제조 단계에서 발생한다. 아래 표는 주요 국가에서 셀을 생산할 때까지 발생하는 등가 이산화탄소량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셀을 생산하면 유럽 생산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50%나 많다.

출처= 박수항(2021)
출처= 박수항(2021)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 생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유사한 크기의 내연기관차에 비해 1.3배에서 2배 사이로 추정된다. 또한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황(SO2), 미세먼지 배출량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약 1.5~2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자동차 생산단계에서는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이라 할 수 없으며, 오히려 내연기관차보다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더 크다.

차 사용단계에서는

연료가 생산되어 자동차에 공급되는 웰 투 탱크(WtT) 단계, 즉 내연기관차의 경우 원유 채굴부터 석유 생산, 운송 및 주유에 이르는 과정, 전기자동차는 발전 연료 생산에서부터 발전, 송전과 충전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은 자동차 자체가 아니라 자동차 외적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환경 영향은 발전 연료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크게 변동한다.

사용자가 자동차를 이용하는 탱크 투 휠(TtW) 단계에서는 제품의 성능과 이용자의 이용 패턴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전동 모터 77% 이상)는 내연기관차(엔진 약 12~30%)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사용되는 총에너지의 약 10~20%를 회생 제동으로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가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14%에서 29% 더 무겁고, 난방에 엔진 폐열을 사용할 수 없어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불리한 요소이다.

자동차 이용 단계에서는 브레이크 및 클러치 마모, 타이어 및 노면 마모에 의해 미세 먼지가 발생하며, 노면의 먼지가 부유되기도 한다. 배기가스 배출에 대한 기준이 점점 엄격해지면서 배기가스에 의해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나, 비배기가스에 의해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AQEG, 2019).

아래 인용한 그래프는 가솔린차와 전기자동차의 미세먼지 발생량을 비교한 최신 연구 결과이다. 주행 환경에 따라 변동은 있지만, 회생제동을 사용하지 않으면 전기자동차의 미세 먼지 발생량이 가솔린차의 미세 먼지 발생량보다 많다. 그리고 그 차이는 차가 커질수록 커진다. 전기자동차의 미세 먼지 발생량은 회생제동을 많이 사용할수록 줄어든다. 그래서 회생제동을 사용하면 전기자동차의 미세 먼지 발생량이 가솔린차의 미세 먼지 발생량보다 적다. 그러나 그 차이는 차가 커질수록 줄어든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내연기관차든, 전기자동차든 차가 커질수록 미세 먼지 발생량이 증가한다. 그리고 차 크기에 따른 미세 먼지 발생량 증가는 전기자동차가 더 가파르다. 친환경이라는 이유로 전기자동차를 선택하면서 대형차를 선호하는 것은 ‘이율배반’인 것이다.

출처= Liu et al.(2021)
출처= Liu et al.(2021)

전(全) 주기 평가를 종합하면 친환경?

대체로 전체 수명주기 동안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의 원료 획득·가공 및 차량 생산 단계와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내연기관차의 1.3~2.0배인데, 일반적으로 이 차이가 상쇄되고도 남을 정도로 사용 단계의 배출량이 낮다. 유럽에서 평균적인 전기자동차가 생애주기 동안 배출하는 등가 이산화탄소량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아래 그림 참조).

그러나 이는 차량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사용되는 전기의 발전원(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스웨덴에서 전기자동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내연기관차 배출량의 20% 정도에 불과하지만, 폴란드에서는 70% 정도나 된다. 전기자동차라는 제품의 성능만이 아니라 차량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사용되는 발전원도 중요한 것이다.

출처= Transport & Environment(2020).
출처= Transport & Environment(2020).

한 연구(Dunn et al., 2015 개정)에 따르면, 미국 전력망 발전 평균 구성(mix)을 사용하여 미국의 내연기관차 수명주기와 비교하였을 때, 수명주기 동안 전기자동차의 배출물은 평균적으로 온실가스 33%, 휘발성 유기화합물 61%, 일산화탄소 93%, 질소산화물 28%, 블랙카본 32% 더 적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는 수명주기 동안 평균적으로 황산화물을 약 273% 더 많이 배출하고, 미세먼지를 15% 더 많이 배출한다. 배터리 생산과 차량 배터리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의 발전원 때문이다. 또한 수명주기 동안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하여 평균 총에너지 자원은 29%, 화석연료는 37% 더 적게 소비하나, 수자원은 58% 더 많이 소비한다. 결론적으로 수명주기 동안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온실 가스 배출은 적지만, 모든 점에서 환경에 덜 해로운 것은 아니다.

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은 잠재적 가능성일 뿐이고, 전기자동차라는 제품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전력 발전 구성과 충전 인프라, 자동차 사용 패턴 등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친환경성을 우선할 것이냐, 자동차로서 성능을 우선할 것이냐 하는 전기자동차의 유형마저도 사회적으로 선택된다. 현재는 점점 더 큰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달아 항속거리를 키우는 것이 경쟁의 기본이 되어가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시스템과 교통시스템을 친환경적으로 재구축해야하고, 대중교통시스템을 편리하게 발전시켜 개인 교통량을 줄여야한다. 전기자동차도 환경에 덜 해로운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 내연기관차를 전기자동차로 바꾸는 것만으로 자동차에 의한 환경오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참고 자료

박근태. 2023.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 -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지성사.

박수항. 2021. “탄소중립, 이차전지도 피해갈 수 없다”. 『POSRI 이슈리포트』. 2021.10.13.

AQEG(AIR QUALITY EXPERT GROUP). 2019. Non-Exhaust Emissions from Road Traffic.

Dunn, J. B., L. Gaines, J. C. Kelly, C. James, & K. G. Gallagher. 2015. “The Significance of Li-Ion Batteries in Electric Vehicle Life-Cycle Energy and Emissions and Recycling’s Role in Its Reduction”. 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 vol. 8. p. 158. as updated by the authors in 2019 using the U.S. Department of Energy, Argonne National Laboratory (ANL), GREET® 2018 dataset.

Liu, Y., H. Chen, J. Gao, Y. Li, K. Dave, J. Chen, & G. Perricone. 2021. “Comparative analysis of non-exhaust airborne particles from electric and internal combustion engine vehicles”.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420.

Transport & Environment. 2020. How clean are electric cars? T&E’s analysis of electric car lifecycle CO₂ emissions.

글쓴이

박근태 자동차 칼럼니스트

박근태는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의 저자다. 20년 넘게 자동차회사 연구소에서 자동차 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로봇 태권 V’보다 노동조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남양본부장,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노사관계학(석사)과 경영학(박사)을 공부했고, 독립연구자로 자동차산업과 노동, 노사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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