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쿠팡 ‘플랫폼 혁신’의 성격과 의미는
[이용우의 경제 더하기] 플랫폼의 혁신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쿠팡은 데이터 처리·물류망 운영 혁신 이뤄 반면, ‘계획된 적자’로 경쟁업체 제한해 적자 최소화위해 입점업체 불공정하게 다뤄
- *경제 더하기는 시장경제 전문가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이용우 전의원이 경제를 더 깊게 파고 들어 생각하기 라는 의미로 제안한 것입니다.
①편에서 플랫폼의 본질과 경쟁제한성에 대해 다뤘고 이어서 이번에는 둘째, 플랫폼의 혁신이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를 다룬다. 그리고 다음편에는 셋째, 알고리즘과 AI에 의한 선택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가?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이제 두번째 질문, 즉 플랫폼의 혁신은 무엇이고 그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무엇이 혁신일까
일반적으로 ‘혁신’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을 떠올린다.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기술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술 그 자체가 혁신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지 그 일을 할 때 몇 가지 단계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카드를 사용하여 결제를 할 때 우선 카드를 상점에 있는 카드단말기를 긁는 단계, 이 정보를 카드/은행 전산망을 통해 보내는 단계, 은행 또는 카드사에서 승인하는 단계, 그리고 상점주인이 은행에서 해당금액을 받는 단계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카드결제는 일종의 외상거래인데, 이 외상거래를 완결시키기 위해서 부가가치전산망 또는 인터넷망을 이용하고 카드단말기가 카드를 읽게 하는 기술 등 다양한 정보통신망과 은행/카드사의 정보망과 전산장비를 활용하여 기존의 외상거래에 소요되는 기간과 결제불이행의 위험을 줄여준 것이다.
혁신은 기존 상거래에서 거쳐야 하는 여러 프로세스를 “기술”을 사용하여 줄인 경우에 일어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 20단계가 필요한데 기술을 활용하여 이것을 10단계 등 단계를 축소함으로써 그 시간과 리스크를 줄였을 때 우리는 혁신이라고 한다. 내연자동차가 마차에 비해 혁신적인 것은 장소를 이동하는 탈 것으로 말을 이용하는 것보다 시간과 힘을 덜 들이고 빠르기 때문이다. 내연자동차보다 전기자동차가 혁신적인 것은 전력저장장치(배터리)를 활용한 자동차 제조에 드는 부품이 내연자동차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사회적 비용까지 줄일 때 혁신이 일어나
그러나 프로세스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혁신이라고 할 수는 없다. 프로세스 단축과 함께 이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와 상품이 기존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킬 때 비로소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차를 대신한 내연자동차도 주행거리, 속도 등에서 기존 마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불편하고 사회적 비용이 크다면 혁신의 임계점에 이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내연자동차를 이용하는 도로, 주유시설, 주차장 등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용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었을 때 혁신이라고 할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경우도 유사하다. 제조부품이 줄어듬에 따라 수리비용도 절감되었지만 충전인프라 등 사회적 비용을 줄였을 때 그 혁신은 임계점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 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프로세스를 예를 들어보면 카뱅 출연 이전의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는 30가지 이상의 앱 화면으로 구성되었지만 카뱅은 이 프로세스를 대폭 줄였던 것이다. 아울러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때 사회적 비용을 줄임으로써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던 것이다.
사회적 비용이 절감이 되었는지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카뱅과 같은 모바일은행의 대출서비스를 예를 들어 보자. 기존 은행에서는 고객이 지점을 방문하여 창구직원이 본인 확인과 신용평가회사에 그 고객의 신용도를 의뢰하여 그 정보를 수령하고 (전용 전산망을 이용) 은행의 신용평가시스템과 결합하여 대출금리와 대출금 한도를 제시한 후 대출을 시행한다. 모바일은행은 고객의 방문, 본인 확인을 창구직원이 없이 비대면으로 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카뱅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센터에서 이 업무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고객센터는 기존 은행의 그것과 다르게 추가적인 업무를 하여야 하고 이를 위한 추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따라서 일부 프로세스를 다르게 하는데 드는 추가적 비용과 절감되는 비용을 함께 고려해서 사회적 비용을 파악하여야 하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이 없기 때문에 지점운용에 필요한 점포, 인력 등 비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점 운용의 일부 프로세스를 고객센터에서 추가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같이 비교하여야 하는 것이다.

쿠팡이 줄인 것은 무엇일까
이 관점에서 보면 쿠팡과 같은 플랫폼이 가지는 혁신의 성격은 다음과 같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특성으로 시장, 백화점 등 유통산업에서 갖는 시간과 장소의 물리적 제약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원하는 상품을 사기 위한 탐색비용,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이동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이를 위한 사회적 비용의 증감을 비교하여야 한다. 개인이 상품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그 상품의 특성 및 가격 등 니즈에 적합한 것을 찾는데 드는 비용을 플랫폼이 비교 평가를 제공함으로써 그 탐색비용을 줄일 수 있고 배송서비스를 통해 이동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이 그 과정을 대신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이 직접 탐색하고 다른 배송서비스를 이용함에 따라 드는 비용에 비해 플랫폼이 이 기능을 할 때 드는 비용이 적어야만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할 때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플랫폼의 혁신은 이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비용을 기술을 활용하여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선 플랫폼은 직접적으로 배송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쿠팡과 같은 플랫폼이 효율적인 물류센터를 구축하여 이 비용을 줄이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쿠팡이 배송업체와 배송노동자를 많이 확보하여 효율적인 배송망을 갖춤과 동시에 그 비용을 줄여야 한다. 직접적이고 단순한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배송과정에 투입되는 직접 경비를 줄여야 한다. 쿠팡과 같은 플랫폼에서 배송분류, 배송노동자 등의 노동조건이 문제가 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결국 혁신은 물류센터 운용의 효율화가 관건이 된다. 자동 분류 등 물류 비용 절감이 혁신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물류망 투자에 적극적인 것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브랜드로 하여 고객을 획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기존 유통업체와 차별되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그 비용(고객 획득비용 acquition cost)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물류망 효율화의 목표는 더 높게 된다. 아마존과 쿠팡이 설립 후 거의 10년간 적자를 본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아마존·쿠팡의 혁신 중 하나 ‘풀필먼트’
필자는 앞에서 아마존이 흑자로 전환된 것이 물류배송사업 그 자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물류배송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학습되어진 대용량 데이터 처리 및 운용, 데이터센터 운용 기술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는 여러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운용하는 전산데이터센터를 아마존이 대신 수행해 주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이다. 개별 기업이 각각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여 운용하는 것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데이터 처리속도를 단축하고 센터 구축의 고정비를 줄여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집적의 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효율적인 물류배송망을 운용하면서 얻은 노하우는 아마존에게 또다른 서비스를 만들어 주었다. 바로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였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방식이다. 즉, 주문한 상품이 물류창고를 거쳐 고객에게 배달 완료되기까지의 전 과정(판매 상품의 입고, 보관, 제품 선별, 포장, 배송, 교환·환불서비스 제공 등)을 일괄 처리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FBA(Fulfillment By Amazon)은 1999년 이 서비스 개념을 최초로 도입하였고, 쿠팡도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해당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이 서비스도 결국 대규모 물류배송망을 운용하면서 얻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가 직접 서비스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하여 사회적 비용을 줄인 것이다.

경쟁제한성이 발생한 곳은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1) 플랫폼은 데이터 처리/운용 및 물류배송망 운영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축적한다. 2) 이를 위해 대규모 초기투자를 통해 기존 유통/배송 경쟁업자보다 우월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초기에 대규모 “계획된 적자”를 발생시킨다. 기존 경쟁자는 시장에서 축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핵심은 그 적자를 어떻게 최소화하는 것(고객 획득 비용의 최소화)이 과제가 된다. 3) 데이터처리/운용 노하우와 기술의 집적 노하우를 새로운 사업(클라우드, 풀필먼트 등으로, 이를 사전에 계획한 것은 아니다)을 발견하여 사업화하고 수익을 창출한다. 4) 초기의 대규모 계획된 적자(투자)는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새로운 진입장벽을 만들고 경쟁자가 새로이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경쟁제한성을 가진다.
이러한 특징 중 1)과 3)은 혁신과 관련된 것이지만, 2)와 4)는 경쟁당국이 관심을 갖고 경쟁제한으로 고객의 선택을 제한하거나 시장경쟁을 배제하여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는지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대해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바로 “계획된 적자”의 최소화를 위해 쿠팡이 입점업체를 불공정하게 다룬 것에 초점을 둔 것이다. 쿠팡이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탐색비용을 줄여주는 과정에서 쿠팡의 PB상품을 우선 추천하고 직원들을 활용하여 경쟁업체의 평점을 떨어뜨리거나 PB 상품의 평점을 인위적으로 높여 쿠팡 자체 상품을 선택한 행위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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