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는 아직 이르다’…현대차가 넘어야 할 壁
[‘글로벌 톱티어’ 위한 선결 과제①] 순환출자구조 어떻게 해결할까 낮은 지분율에도 막대한 오너의 상속세 전기차 시장 캐즘, 정부 지원 축소도 부담
현대차그룹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대내외 불확실한 파고를 헤치고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요소를 피해가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이 안고 있는 과제들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누적 1억대 생산
-’글로벌 톱3’ 완성차 메이커 부상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올 들어 현대차그룹의 질주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다.
현대차는 올해 9월 기준 누적 생산량이 1억대를 넘어섰다. 고(故) 정주영 창업주가 미국 포드와 기술제휴 협상을 거쳐 1967년 12월 현대차를 설립한 지 57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올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10.9% 늘어난 365만7000대를 전 세계 시장에 내다 팔았다. 토요타와 폴크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순위 3위다. 매출 신기록 행진도 이어졌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7% 늘어난 42조 928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질주하는 현대차…역대급 실적 달성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성장을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리더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한다. 올해 취임 4년째를 맞은 정 회장은 그간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방점을 뒀다. 정 회장의 다음 목표는 일본 도요타에 이은 ‘글로벌 톱2’ 완성차 메이커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이 기대하는 그 이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핵심요소는 품질”이라며 ‘품질 최적화’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미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변화하는 미래를 두려워하고 걱정하기보다 용감하게 개혁적인 변화에 동참하자”고 주문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자신의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대내외에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풀어내야 한다.
가장 먼저,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일이다. 정 회장은 취임 4년을 맞았지만, 순환출자 고리를 아직 끊어내지 못했다.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를 깨지 못한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현대모비스는 그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현대차 지분 21.4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그런데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는 지분 17.28%를 갖고 있는 기아차다. 결국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를 끊는 게 현대차그룹의 해묵은 숙제다.
정 회장은 20%대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하면 주요 계열사 지분율이 2%를 밑돈다. 특히 사실상 순환출자의 핵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높이기 위해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하는 방식의 개편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대에 부딪혀 개편안을 거뒀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문제는 언제든지 리스크 요인”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해 투명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개편·국내외 노조 대응 등 과제 산적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상속세 문제도 걱정이다. 현재 상속세제대로라면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2%를 상속받더라도 약 1조원대의 상속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이라는 카드를 내민 것도 경영승계를 어렵게 만드는 무리한 상속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친환경 전기차가 대세로 굳어진 가운데, 내년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15% 가까이 깎인 점도 현대차그룹에겐 악재다. 최근 전기차는 공급 과잉이란 평가 속에 캐즘(수요둔화)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내년 전기차 보급 예산으로 1조5218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1조7340억원)보다 2122억원(14.8%) 축소된 규모다.
최근 6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노사 갈등은 상존하는 이슈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강성 노조의 상징으로 불렸다. 노조원 4만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데다 2018년까지 파업이 끊이질 않았다. 미국 공장과 인도법인이 세워지면서 앞으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노조도 상대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기아 노조 조합원 연봉이 서울대 정교수 연봉(1억2000만원)보다 높은게 현실”이라며 “글로벌 자동차산업 미래가 불확실한만큼 노사가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현대차·기아의 미래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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