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를 감싸고 있는 ‘불확실성’

[‘글로벌 톱티어’ 위한 선결 과제②] 美대선, 트럼프 승리땐 수출 타격 불가피 中자동차 굴기, 전기ㆍ수소차 경쟁 압박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도 불안 요인으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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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서 지위를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대내외 불확실한 파고를 헤치고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요소를 피해가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이 안고 있는 과제들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해리스냐? 트럼프냐?…‘발등에 불’ 현대車

‘퍼스트 무버’를 자처한 현대차그룹의 대외 환경은 녹록치 않다. 유럽 등 주요국 성장률 둔화와 환율 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만만찮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당장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현대차그룹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그나마 현 바이든 행정부 정책 승계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트럼프 후보 재집권 땐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 타격 등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양 진영에서 확연히 구별되는 분야는 전기차다. 해리스 후보는 청정에너지 확대를 강조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대선 기간 내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하며 백지화를 공언했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무리한 전기차 전환이 미국 내 일자리를 감소시켰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트럼프는 무역적자를 빌미로 한국산 차량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동차산업(완성차ㆍ전기차ㆍ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47.3%에 달했다. 완성차만 놓고 보면 50.6%로 과반을 넘겼다. 전기차 수출 비중도 45.5%였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이달 시범 운영에 이어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축소 등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의회 선거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우리는 이미 트럼프 집권기를 한 차례 경험했다. 자국 이익을 강조하고 있는만큼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대미 흑자를 거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재집권을 고려한 ‘플랜B’ 준비가 시급하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트럼프 재권 때)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늘었던 전례가 있었던 만큼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하이브리드 등 경쟁력 갖춘 차량 수출ㆍ판매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애써 담담한 표정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이는 최근 해외파트 인사에서 잘 드러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8일 연원호 전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을 해외 대관 전담조직 ‘글로벌 경제안보실장’으로 앉혔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통’으로 불리는 우정엽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전무)과 외교관 출신 김동조 상무도 잇따라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외부 인력 보강은 미 대선은 물론 미·중 경쟁 판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대비하는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로고 / 사진=연합뉴스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로고 / 사진=연합뉴스

“中 전기차, 글로벌시장 주도”

저가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산 자동차의 급부상은 현대차그룹에게는 또 다른 위협 요인이다.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 테슬라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에너지정보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 세계 전기차 등록대수는 약 1000만대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20.1% 성장했다. 이 가운데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는 220만대를 팔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모델3’ 등 주력 모델 판매량이 줄면서 전년동기 대비 5.8% 역성장했다.

현대차그룹도 전년동기 대비 3.1% 역성장하며 36만대를 파는데 그쳤다. 주력 모델 아이오닉5와 EV6의 판매 부진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메이커들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국 내수시장은 물론 신흥국 시장까지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BYD와 바이두 등을 앞세워 자율주행차량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중국에서 생산된 자율주행차량은 약 700만대다. 한국이 여전히 1~2단계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일부 도시에서 이미 운전자가 아예 없는 자율 주행 3~4단계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를 이을 미래차로 꼽히는 수소차 사업에 다시 힘을 쓸 계획이다. 경쟁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중국은 한국(34.7%)을 제치고 점유율 1위(37.1%)로 올라섰다. 수소차 충전기 등 인프라 부족과 높은 수소 생산 비용, 수소 연료전지 개선 등은 여전히 현대차가 풀어야할 과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8일 일본 도쿄에서 니혼게이자이가 주최한 ‘26회 세계 경영자회의’에 연사로 나와 “수소 사회의 리더가 되겠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수소 경제권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글쓴이

문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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