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세력들을 영원히 기록해 놓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도 시국선언 “우리의 연구는 영원히 남을 것이며, 전세계 언어로 번역해 알릴 것이다”
- <시국선언문: 우리의 연구는, 지금 시작됐다>
-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23분, 윤석열 씨는 약 반세기만의 계엄령을 태연자약하게 선언했다. 윤석열 씨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한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종북 반국가세력 원흉”을 제거해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윤석열 씨의 담화문에는 “민주주의”의 언어도, “정치”의 언어도 없었다. 심지어 대의명분을 위해 섬세히 조정되는 “전쟁”의 언어에도 못 미쳤다. 그저 분노에 잠식되고 악에 받친 자가 술자리에서 내뱉을만한 말이었다. 불행한 것은, 그 말을 한 사람이 윤석열 씨였으며, 윤 씨는 필부필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 뒤이어 공개된 계엄사령부의 제1호 포고령에도, 온통 사납고 포악한 말들로 가득했다. 급기야,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의료인을 “계엄법”에 의해 “처단”하겠다는 말까지 뇌까렸다. 당신들은 정말로 의료인을 “처단”할 생각이었는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누구까지 “처단”할 생각이었는가?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과 해제가 아니었다면, 제2호 포고령, 제3호 포고령은 이어졌을 것이며, “선량한 국민”들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사나워지는 권력의 악언에 떨어야만 했을 것이다. “불량한 국민”으로서, “처단”당할 수 있었으므로.
- 우리를 더욱 아연실색하게 만든 것은, 계엄령 당시 국민의힘이 보여준 작태였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90인의 여당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회가 아닌, 여의도의 당사에 머물면서 결국 해제에 동참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당사와 국회 사이의 거리는 불과 835미터이다. 835미터면 천천히 걸어도 10분 정도면 능히 도착할 거리이다. 835미터가 걷기 벅차서, 90인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에 가지 못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 당신들은 눈먼 계엄령 선포가 성공할 가능성 때문에, 느린 걸음조차 포기했을 것이다.
- 그나마 계엄령 해제에 동참한 18인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7일에 보여준 모습은 탄핵 소추권 의결을 통한 헌정질서 회복의 첫걸음조차 지난한 것임을 보여줬다. 김건희 특검법과 탄핵 소추권 의결을 앞두고 그들이 국민에게 보여준 것은, 비굴한 퇴장이었다. 가(可)든, 부(不)든, 표결에 참여하여 민주적 회복을 간곡히 주문하는 국회의장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은 방구석에 머물며 탄핵 소추권 의결을 거부했다. 우리는, 당신들이 무엇을 의논했는지 듣지 못했다. 다만, 동료 의원들의 호소에도 빠른 걸음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가던 당신들의 모습을 목격했다.
- 며칠 전에는 결연한 표정으로 자유민주주의의 회복을 말한 윤석열 씨는, 미소를 머금은 채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을 통해 밝힌 윤 씨의 생각은 황당무계한 것이었다.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기 위해 본인의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다렸듯이 한덕수 씨와 한동훈 씨가 대통령의 권한을 공동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당신들이 목 놓아 부르짖은 “자유 민주주의”는, 선출되지 않아 대표성을 확보치 못한 행위자가 대통령의 권한을 수권 (授權)할 수 있는 정치체제인가? 내일 당장 북한이 남침한다면, 한 씨가 군(軍)의 통수권자로서 전쟁을 선포하고 군대를 지휘할 것인가? 내일 당장 외국의 정상이 방한한다면, 한 씨가 정상회담의 대표로서 외교적 사안을 의논할 것인가? 두 한 씨 중 권한이 있는 자도 한 자도 보이지 않는다.
- 실정(失政)을 저지르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것은, 비단 민주주의 만의 규칙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규칙이다. 윤석열 씨는 “계엄령은 절박한 심정에 나온 것”이라며 공허한 사과를 할 때가 아니다. 한덕수 씨는 “대통령을 막지 못해 송구하다”라는 뒤늦은 변명을 말할 때가 아니다. 한동훈 씨는 “나도 체포될 뻔했다”라는 호들갑을 떨 때가 아니다.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대표로서 헌법과 법률이 정 하는 바에 따라서, 민주적이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할 일을 해야 한다. 그 “할 일” 이 무엇인지는 당신들의 마지막 체면을 생각해서, 굳이 톺지는 않겠다. 당신들은 이미 알고 있기에.
- 우리는 정치학, 특히 “한국 정치”를 연구하기 위하여 청춘과 삶의 한 자락을 바치기로 결심한 “무모한” 정치학도들이다.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에게 “분노”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는 당신들을 “연구”할 것이다. 우리는 공부와 연구와 학술로써, 당신들을 분석하고 비판하며 기록할 것이다. 우리의 논문과 연구, 보고서는 영원히 남을 것이며, 동료들과 선후배와 미래 세대에게 읽힐 것이다. 우리의 연구는 한국어로만 남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한국 정치를 공부하기 위하여 유학을 온 동료들에 의해, 영어와 중국어, 미얀마어, 우즈베키스탄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되어서 널리 퍼져나갈 것이다.
- 걱정하지 말아라. 우리는 젊으나, 당신들은 늙었다. 우리는 힘이 넘치나, 당신들은 지쳤다. 우리의 시간은 충분하나, 당신들의 시간은 촉박하다. 우리는 연대할 것이나, 당신들은 분열할 것이다. 우리는 용기가 있으나, 당신들은 비겁하다.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으나, 당신들은 온통 두려운 것들뿐이다. 우리는 동료가 있으나, 당 신들에게는 적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의 연구는 지금 막 시작됐다.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정치학 전공 운중동 동아시아 연구회 고유현, 김성진, 표지영 등 6인 2024년 12월 12일
교육부 산하로, 뉴라이트 역사학자로 알려진 김낙년 씨가 원장으로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정치학 연구자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고유현 등 시국선언 참여 연구원 6인은 12일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한국학을 연구하는 정치학도로서 이들 친위쿠데타 세력들을 연구해 역사에 기록하고, 해외에도 번역돼 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들은 “우리의 연구는 지금 시작됐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우리는 정치학, 특히 “한국 정치”를 연구하기 위하여 청춘과 삶의 한 자락을 바치기로 결심한 “무모한” 정치학도들”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에게 “분노”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는 당신들을 “연구”할 것이다. 우리는 공부와 연구와 학술로써, 당신들을 분석하고 비판하며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논문과 연구, 보고서는 영원히 남을 것이며, 동료들과 선후배와 미래 세대에게 읽힐 것이다. 우리의 연구는 한국어로만 남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한국 정치를 공부하기 위하여 유학을 온 동료들에 의해, 영어와 중국어, 미얀마어, 우즈베키스탄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되어서 널리 퍼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젊은 연구자들답게 ‘끝내 이기리라’는 의지도 담았다.
“걱정하지 말아라. 우리는 젊으나, 당신들은 늙었다. 우리는 힘이 넘치나, 당신들은 지쳤다. 우리의 시간은 충분하나, 당신들의 시간은 촉박하다. 우리는 연대할 것이나, 당신들은 분열할 것이다. 우리는 용기가 있으나, 당신들은 비겁하다.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으나, 당신들은 온통 두려운 것들뿐이다. 우리는 동료가 있으나, 당신들에게는 적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의 연구는 지금 막 시작됐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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