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깡패’ 미국 또..한 정부 “15% 상한선 재확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관세와 관련해 미측이 기존 한미 무역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향후 발표될 과잉생산 관련 301조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총 관세율이 15%를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으나 미측이 합의 준수 의사를 다시 밝힘에 따라 관세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하게 됐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통해 총 3천500억달러(약 518조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서 미국이 예고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USTR이 이날 발표한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에 따른 관세 조치는 지난달 예고한 내용을 최종 확정한 것으로 조사 대상 60개 경제권을 4개 그룹으로 재분류해 관세를 차등 부과했다.

이중 한국·일본·스위스 등 3개 경제권은 1그룹으로 분류됐다. 1그룹은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가 12.5% 미만인 경우 301조 관세와 합산해 총 12.5%의 관세가, MFN 관세가 12.5% 이상인 경우 301조 관세는 0%가 되어 해당 MFN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

그간 정부는 산업계·관계기관 등과 협력해 301조 조사 절차에 적극 대응해왔다. 미측과도 양자협의 등을 통해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22∼23일)을 가졌으며,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면담(21일)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은 강제노동 및 과잉생산 301조 관세를 합산하더라도 기존 한미 무역합의에 따라 총 관세율이 1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력히 강조했다. 미측 역시 기존 무역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다만 USTR이 함께 진행 중인 ‘과잉생산’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정부는 향후 조사 과정에서도 적극 대응하는 한편 미측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기존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된 이익 균형을 끝까지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3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60개국에 부과했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도입한 ‘10% 글로벌 관세’의 만료를 불과 7시간 앞두고 직전에 이를 대체하는 새 관세가 나온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오후 5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문제 삼아 60개국에 10∼12.5%의 관세를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에는 제품별로 최혜국 대우 세율이 12.5%가 안될 경우 강제노동 관세와 합산해 12.5%가 되도록 하고 최혜국 대우 관세가 12.5% 이상일 경우는 강제노동 관세를 0%로 하도록 했다. 합산치가 최소 12.5%가 되도록 한 것이다.

유럽연합(EU)과 대만도 10%를 기준 삼아 같은 방식을 적용하도록 했다. 미국과의 무역 합의가 이뤄진 나라들에 대해서 별도의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인도, 멕시코,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17개 국가에 대해서는 10%가 적용됐다. 이외의 나머지 국가들에는 12.5%가 부과됐다.

대상이 된 60개국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 조치를 도입하지 않거나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 미국의 무역에 부담을 준다는 게 USTR의 판단이다.

강제노동 관세는 24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 10% 글로벌 관세가 만료되자마자 발효되는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도덕적 설득에도 전 세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이 근절되지 않았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거의 한 세기 동안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해왔고 이를 엄격히 집행해 왔다.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처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USTR은 지난달 초 이같은 관세 부과 계획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대상국들의 반박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이날 최종적인 관세를 확정했다.

이번 ‘강제노동 관세’는 연방대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관세정책을 이어가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따라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 세계 각국에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했으나 최장 150일만 가능해서 24일 0시가 만료 시한이었다.

위법 판결로 사라진 상호관세의 공백을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가 메우고 글로벌 관세 기한이 다 되자 무역법 301조 관세로 대체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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