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한 이재명-룰라, 포옹만큼 뜨거운 외교결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월, 6월, 그리고 7월 재회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한 달 만에 재회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140분간 정상회담을 하며 변함없는 우정을 자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브라질 기마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브라질리아의 대통령궁에 도착했다. 이후 차에서 내려 대통령궁 광장 앞까지 도보로 이동한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을 마주치자 반갑게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두 정상이 재회한 것은 지난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양국 정상의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와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도 웃으며 인사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함께 한복을 맞추는 등 시간을 보내며 친교를 쌓은 바 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후 국가 연주와 의장대·군악대·기마대의 도열을 지켜보며 국빈의 격에 맞춘 환영을 받고 정상회담을 위해 대통령궁 내부로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룰라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친근하게 팔짱을 끼며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9월에 또 오세요”

양국 정상은 오전 11시 8분부터 오후 1시 28분까지 140분간 소인수·확대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선 브라질이 매장량 기준 세계 2위를 차지하는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비롯한 양국 간 공급망 협력,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 협상 재개 등이 논의됐다.

양국 정상 부부는 브라질 측에서 준비한 합창 공연을 함께 관람했으며,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영원한 우정, 그리고 공동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길 기원한다”고 적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룰라 대통령은 “오는 9월 알칸타라 발사 기지에서 양국이 새로운 발사체를 공동으로 발사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대통령께서 직접 참석하시면 좋겠다”며 깜짝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여기 와서 직접 보면 좋겠다”고 화답하며 “어려우면 영상으로라도 직접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경험, 같은 꿈

이 대통령은 또 공장 노동자 출신인 두 사람의 공통 경험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저와 룰라 대통령은 각별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왼쪽 손가락이 하나 없는 것처럼 저도 어린 시절에 공장에서 일하다가 왼손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왼팔을 다쳐서 현재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는 삶이나 세상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일 상파울루에서 대통령께서 젊은 시절 일했던 금속노조 사무실을 방문할 생각”이라며 “그곳에서 노동자의 현실을 잊지 않고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했던 룰라 대통령의 꿈을 한 번 더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재차 포옹했고, 룰라 대통령의 제안으로 손가락 하트를 만들고 환히 웃으며 기념 촬영을 했다.

메르코수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에 나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로 구성된 남미 관세동맹으로, 남미 최대 경제블록이자 리튬과 니켈 등 주요 광물 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공동언론발표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무역협정은 우리 기업에는 남미공동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확대하고, 브라질 기업에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양국이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 함께 나아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브라질 양자 관계에 대해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11년 만에 브라질을 국빈 방문해 기쁘다. 브라질은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자 글로벌 공급망과 식량안보의 핵심축”이라며 “오늘 회담에서 양국은 올해를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올해 2월 룰라 대통령 방한 당시 채택한 ‘4개년 행동계획’에 이어 이번 회담에서는 협력 비전을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양국 간 산업, 통상 협력의 고위급 플랫폼인 ‘경제·통상 위원회’가 정상회담에 앞서 가동된 만큼 무역·투자뿐 아니라 방산, 항공우주, 핵심 광물, 디지털경제 등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자원·에너지 분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브라질은 세계적 핵심 광물 보유국으로, 양국 기업 및 기관 간 핵심 광물 공급망의 전 주기에 걸친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메르코수르 협정 재개를 비롯한 양국 통상·경제협력 논의를 이끌 실무 그룹을 설치하고, 브라질 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각각 담당하도록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브라질 간의 경제·산업·안보·문화 모든 영역에서 협력과 교류를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다. 물론 속도도 매우 빠르게 진척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체결한 에너지협력 양해각서(MOU)가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전환 분야의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산 우주 협력시대로

첨단·미래산업, 그 중 방위산업 분야 논의 성과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올해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 출범에 합의했으며, ‘군사·국방 비밀정보 보호 및 교환에 관한 협정’도 추진할 것”이라며 “하반기 한국 공군이 도입할 브라질의 C-390 수송기에 우리 기업의 부품이 탑재됐다. 이런 협력을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수한 성능이 입증된 우리의 다양한 방산 장비들이 중남미 최대 방산 강국인 브라질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도록 각별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나아가 ‘우주협력 MOU’를 체결해 민간 발사체 발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양국이 미래 우주 시대를 열어갈 토대도 마련했고, 반도체 분야에서도 모범적 상생 모델 구축에 뜻을 모았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함께할 때 더 강해져”

한편 국제 사회 안보 이슈에서도 양국은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안보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튼튼한 안보라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철학을 설명해 드렸고, 룰라 대통령도 깊이 공감해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은 중남미 비핵화를 선도하며 핵무기 없는 세계와 평화적 분쟁 해결을 일관되게 지지해 온 나라”라며 “오늘 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확고한 지지를 보내준 룰라 대통령과 브라질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에는 ‘아 우니앙 파즈 아 포르사(A uniao faz a forca·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라는 말이 있다. 양국의 강점을 연결하면 태평양을 사이에 둔 거리는 제약이 아닌 새로운 기회의 공간이 될 것”이라며 발표를 마쳤다.

룰라 대통령도 공동언론발표에서 “이 대통령과 브라질 열대우림보전기금(TFFF)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소개했으며 “브라질은 한국에 많은 가축을 수출하고 있고 그간 (이에 관한) 많은 협의를 해왔다. 내년 한국 측의 브라질 도축장에 대한 현지 실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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