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고 득표율로 대선후보에...성장론 전면에
성장·실용 노선 앞세워 중도 확장 주력…경선 중 정치 공방 자제 檢 이어 기재부·국방부 개혁도 만지작…세종 이전·개헌 관심
(고양=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27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3년 만에 두 번째 대선 본선행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특히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구대명(90% 득표율로 대선후보는 이재명)’으로 일컬어지는 공고한 대세론을 입증한 뒤 대권에 도전하게 됐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4차 순회경선을 마무리한 결과, 득표율 합산 89.77%를 기록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에 해당하는 수치다.
앞선 충청·영남·호남권 경선에서 90% 전후의 득표율을 시종일관 유지했던 이 후보는 이날 수도권·강원·제주에서도 91.54%의 표를 가져가며 기세를 이어갔다. 1∼4차 순회경선을 모두 합친 전체 대의원·권리당원·재외국민 득표율은 90.40%로 집계됐다. 김동연 후보는 합산 6.87%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고, 김경수 후보는 3.36%로 3위에 자리했다.
이 후보는 경선결과 발표 뒤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 통합의 책임을 확실히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과거나 이념,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 더 큰 퇴행과 역주행으로 국가의 미래를 망칠 여유도 없고, 트럼프 2기가 불러온 약육강식의 무한대결 세계질서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초과학기술 신문명시대 앞에서, 우리 안의 이념이나 감정은 사소하고 구차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평등과 절망, 갈등과 대결로 얼룩진 구시대의 문을 닫고 국민 대통합으로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며 “반드시 승리해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선 후보는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며 ‘경제 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후보는 2022년 20대 대선 때 기본소득 등 분배에 상대적으로 방점을 찍었다면, 3년여만에 재도전하는 이번 대선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과 실용주의 노선을 부각하는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이런 실용주의 노선은 ‘먹사니즘’, ‘잘사니즘’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된다. 잘사니즘은 먹사니즘(먹고 사는 민생 문제를 최우선시하는 정책 기조)을 토대로 더욱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가치 지향적 비전이라고 이 후보는 밝혔다.
이 후보가 출마 선언 뒤 첫 공식 일정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지난 14일 방문하고, 같은 날 첫 공약으로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제시한 것에서 성장·실용주의 노선이 잘 드러난다.
역대 선거 때마다 민감한 주제인 부동산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우클릭’하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4기 신도시로 대표되는 수도권 공급 확대와 서울 노후 도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 부동산 공약을 처음 내놨다.
이 후보는 상법 개정과 주가조작 엄단 등을 강조하며 “회복과 성장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실제보다 한국 주가 가치 저평가)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반발이 작지 않아 향후 공약화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이외에도 이 후보가 경선 기간 중 발표한 방산, 기후·에너지, 문화 등 분야별 공약과 전국 권역별 공약 모두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후보는 올해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처음으로 ‘잘사니즘’ 키워드를 제시하며 “경제를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인가. 진보 정책이든 보수 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자신과 당 정체성을 “중도·보수”라고 규정하고, 중도층 및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탄핵 정국에서 보수 정당에 실망한 범보수 진영을 포섭하는 데 주력했다.
다만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서만은 그간 민주당의 전통적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정치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국민의힘의 공세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지만, 검찰개혁은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최근 대담과 토론회에서 “검찰이 기소하기 위해 수사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아예 새로 만든다”고 비판하며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수사 기관들이 상호 견제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체적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강화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이 후보가 아직 공약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기획재정부나 국방부 등의 개혁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는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별도로 분리할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국방부와 관련해서는 당내에서 국방부 장관 문민화, 방첩사령부 축소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대선 공약화를 염두에 두고 기재부, 국방부 등 부처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의 경우 우선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하다가 청와대로 이전하고, 장기적으로 세종으로 이동한다는 로드맵을 이미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세종 이전은 행정수도 이전 등 개헌 문제와 맞물려 있다.
이같은 연장선에서 이 후보는 최근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 후보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권력 구조는 국민이 원하는 대로 4년 중임제로 하되 국무총리 추천제 등을 통해 견제·균형이 잘 이뤄지는 새로운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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