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이후 가장 부담 큰 대통령 탄생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 ‘계엄사태 심판’ 3년만에 정권교체 對美 무역협상, 中관계 놓고 美와 충돌
(서울=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4일 오전 2시 30분 현재 218만여표를 남긴 상황에서 48.8%(1천601만2천300여표)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같은 시각 2위인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2.1% 득표율을 기록했다.
직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던 이 당선인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등 옛 여권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게 작동하면서 3년만에 정권 이양에 성공했다.
특히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으로 볼 수 있는 작년 4월 총선에서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가뜩이나 정권의 국정운영 동력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3일 벌어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는 중도층 민심의 이탈을 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여당인 민주당이 과반인 171석을 차지하면서 극단적인 여대야소 정국이 만들어졌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가진 채로 임기를 시작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2013년 2월 취임 당시 한나라당 153석) 이후 12년 만이다.
나아가 민주당과 연대해 선거를 치른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의석수를 더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종민 의원 등 무소속 2석까지 합치면 여권 우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의 숫자는 재적 300명 중 190명으로 불어난다. 행정부와 입법부 양쪽의 주도권을 모두 가지는 ‘슈퍼 파워’ 집권당이 탄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정국 구도의 변화 속에,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출범하는 ‘이재명 정부’에서는 정치·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초반부터 상당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교체를 택한 민심의 밑바닥에는 벼랑 끝으로 치닫는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적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가 오히려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서 최대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내란 종식’을 내걸고 대선을 치렀다는 점에서 정권 초반에는 계엄 사태 및 윤석열 정권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처벌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6·3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가장 힘든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미국의 한 싱크탱크가 분석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 등은 3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올린 ‘한국의 새 대통령 : 프라이팬에서 불 속으로(Frying Pan to Fire·‘설상가상’이란 뜻)’라는 제목의 Q&A 형식의 글에서 이 대통령이 마주할 향후 도전과제를 이같이 평가했다.
차 석좌 등은 이 대통령에 대해 “이례적인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직 인수시간 없이 즉각적으로 국내 및 외교 정책의 쌓여 있는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이번 대선은 탄핵의 장(章)이 종료됐지만, 새롭고 더 힘든 장을 열었다”고 적었다.
또 이 대통령이 “1997년 금융위기 속에서 당선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가장 벅찬(daunting)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과거 두 차례 탄핵 위기 때 중국 경제성장 붐(2004년)과 한국 반도체 수출 붐(2017년)이 경제 침체에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현재는 그런 유리한 요인이 없다고 짚었다.
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가자지구 전쟁, 미국의 관세, 중국의 수출 통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등을 언급, “모두 한국 경제 회복에 불리한 것들”이라며 “이 대통령이 다뤄야 할 외부 환경은 훨씬 엄혹하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및 품목별 관세 이후 한미 간 무역협상에 진전이 없는 점을 지적하며 “6월 4일까지 각국이 최선의 무역협상을 제시해야 하며, 7월 8일 90일의 관세 유예가 종료되기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와의 협상 타결을 위해 거의 시간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아래 한미동맹이 ‘조용한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주한미군 감축 검토뿐 아니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인도·태평양 지역 방문에서 한국을 건너뛴 점을 거론했다.
차 석좌 등은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외교안보 정책으로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을 강조한 것을 두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하지만, 이 대통령의 대중(對中) 정책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이 중국과 경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안보 협력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차 석좌 등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언젠가 북한과 관계를 재개할 수 있지만, 북한 지도자와 직접 협상 과정에서 서울(한국)을 건너뛸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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