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인하·배당소득 분리과세? 고려할 사안들①

[이용우의 경제 더하기]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본시장 활로 맞나? 최대주주, 상속세 재원用으로 활용하면? 배당소득만 떼거나 자본소득 유리한 설계 조세체계의 정합성에 맞지 않아 종합소득과세는 ‘헌법이 규정하는 원칙’

코스피 지수 5000시대를 위해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보이지만,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쪽은 최대주주다. 사진=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 5000시대를 위해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보이지만,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쪽은 최대주주다. 사진= 연합뉴스
  • *경제 더하기는 시장경제 전문가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이용우 전의원이 경제를 더 깊게 파고 들어 생각하기 라는 의미로 제안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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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商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되면서 자본시장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이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상속세 인하를 중심으로 한 세제 개편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배당에 대한 세율을 낮추고, 경영권 승계를 고려해 상속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조세 정책은 단일 세목이나 단기 효과만 보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조세는 사회적 자원의 분배 수단이며, 정부 재정의 기반이다. 따라서 공정성, 지속 가능성,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주주환원 정책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쟁

개정된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회사’뿐 아니라 ‘주주’까지 명시하여 기업이 주주환원에 더 신경쓰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적 “채찍”에 대응해 세제 측면의 “당근”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다. 이는 말 그대로 주식 배당으로 얻은 소득을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분리하여 낮은 세율로 과세하자는 제안이다.

현재 우리 세법상 금융소득은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5%까지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대주주나 고액 투자자는 매년 받는 배당금이 많을 경우 최고세율의 종합소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연간 1억 원의 배당소득이 있는 개인은 종합소득세 최고구간에 해당되어 약 절반 가까이 세금으로 납부하게 된다. 이들에게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면 15.4%의 단일세율로 제한되어 세부담이 크게 완화된다.

표면적으로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쪽은 대주주, 특히 최대주주다. 예를 들어 경영권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 일가는 막대한 상속세나 증여세를 납부할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배당에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기업에서 많은 현금을 배당으로 빼내더라도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배당 확대 정책과 상속세 완화 주장이 맞물려 있는 셈이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2025년 세법개정안에 3년 한시로 주주환원 확대 기업의 개인주주에 대해 현금배당 일부를 분리과세(지방세 제외 14%→9%, 종합과세 최고세율 45%→25% 인하)하는 방안을 포함시킨 바 있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3조 원 규모의 코스피 상장 기업이 총수 일가에게 연간 100억 원의 배당을 지급하고, 이에 대해 종합과세가 아닌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단순 계산으로 30억 원 넘는 세금이 절감되는 구조다. 자본시장 활성화와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분리과세가 적합한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다.

금융소득 과세의 원칙: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우리나라 소득세 체계의 기본 원칙은 종합과세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모든 개인 소득을 합산해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금융소득(이자·배당소득)은 예외적으로 일정 금액까지 분리과세를 허용하지만, 그 초과분은 다른 종합소득에 합산된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해 연간 2천만 원을 넘으면 최고 49.5%(지방세 포함)의 세율이 적용된다. 즉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고소득 금융소득자의 세 부담을 늘려 과세 형평을 도모하기 위한 장치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논의도 이러한 형평성 강화 목적에서 출발했다.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상품을 통한 수익에 대해 일관된 과세 원칙을 적용하고,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이익과 상계하여 실질 소득에만 과세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미국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를 과세하고 손실을 상계 처리한다. 영국, 일본 등도 유사한 방식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금투세 도입을 두고 혼선이 컸다. 2023년 초까지 여야 정치권이 의견을 달리했고, 결국 사실상 도입이 보류되었다. 문제는 금투세 설계 자체의 모순이었다. 금투세는 주식 등의 양도차익만 과세 대상으로 삼고, 배당과 이자소득은 기존대로 놔두었다. 즉 금융소득 전체에 대해 동일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과세 형평에 어긋났다.

예를 들어 A씨는 1억 원의 주식 양도차익으로 금투세를 내고, B씨는 부동산펀드에서 동일한 금액의 배당을 받아 종합과세 대상이 되지만, 실제 납부세액은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식이다. 이는 동일한 경제행위에 동일한 과세를 적용한다는 조세 원칙과 충돌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주장은 이러한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 금융소득 과세의 큰 틀 속에서 어떤 소득을 분리하고 어떤 소득을 종합합산할 지를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조세 형평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정 소득에만 혜택을 주는 접근은 정합성이 결여된 조세 설계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일종의 역진적 감세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부자감세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컸다. 사진= 연합뉴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일종의 역진적 감세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부자감세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컸다. 사진= 연합뉴스

근로소득 vs 자본소득: 과세형평과 사회적 합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도 던져야 한다. 근로소득과 이자·배당 등 자본소득의 세 부담을 다르게 하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떤 합의를 이루고 있는가? 근로소득은 매월 원천징수되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구조다. 반면 자본소득은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집중되고, 이익 실현 시점에 따라 과세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연봉 6,000만 원인 직장인은 실질 소득에서 약 1,000만 원의 세금을 매년 낸다. 반면 부동산 임대소득이나 금융소득으로 연 5,000만 원의 수익을 얻는 사람은 여러 공제나 감면, 분리과세 등을 통해 그보다 적은 세금을 낼 수 있다. 이처럼 세금 부담이 자본소득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면 과연 조세 정의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59조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조세법률주의와 함께 조세의 평등, 투명성, 예측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 우리 헌법에서 조세에 대해 어떤 원칙을 천명하고 있을까?

헌법에서 누진과세의 근거가 되는 조항은 헌법 제 199조 제2항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소득재분배 정책과 시장경제의 양립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어, 소득재분배 정책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헌법적 의무다. 이 조항에 따라 소득 재분배와 조세 정의라는 원칙에서 보면 고소득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세제가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배당소득만 선택적으로 우대하는 정책은 이런 헌법적 가치에 부합되는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②편으로 이어짐

글쓴이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

이용우는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주로 정무위원회와 연금개혁특위 등에서 기업의 지배구조, 대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거래 이슈 관련 입법 활동을 많이 했다. 아울러 기후위기 등 대전환의 시대에 주목하여야 하는 ESG 제도 정립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최초로 문제제기하고 제도화하기 위한 활동을 하였다. 국회의원 전에는 현대그룹, 한국투자금융지주, 한국투자신탁운용 총괄CIO,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동대학원 석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고, SAIS(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Johns Hopkins University Visiting Scholar(방문학자)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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