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사태, 차트는 움직이지 않았다

[성승현의 차트로 세상 읽기] 전쟁 장기화 우려 떨쳐낸 증시 미국 다우, 빅스 차트는 잠잠했다 한국 증시 차트 ‘불기둥’ 도열 중 정권교체 기대감 여전하지만, ‘전쟁 여진’ 변수에 각별한 주의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지난 13일 수십 대의 미사일을 발사하자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 상공에서 아이언돔 방공망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지난 13일 수십 대의 미사일을 발사하자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 상공에서 아이언돔 방공망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칼럼을 대화형으로 들어보세요

각자 “승리” 주장해도 경제는 패배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하며 시작된 이-이 전쟁이 12일만에 끝났다. 공격대상은 포르두, 나탄즈 핵시설과 테헤란 북부 군사기지 및 혁명수비대 지휘부까지 포함된 것이었다. 이에 이란도 즉각 미사일로 보복함으로써 양측의 교전이 한때 격화했다. 미국까지 가세했던 전쟁은 중동 전체를 뒤흔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그대로 드러냈다 .

전쟁이 일어나면 주식시장에는 악재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비용상승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가 주된 이유이다. 이번 이스라엘-이란 사태가 터지자 유가가 급등했다. 유가가 급등하면 항공사, 해운사, 제조업체, 유통업자까지 산업 전반에 전방위적 압박을 받는다.

전쟁이 일어나면 우선 연료비와 원자재비가 함께 상승할 수밖에 없다. 과거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때도 그랬다. 송유관을 통해 유럽으로 가던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가 막히자 유럽이 발칵 뒤집혔다. 기업들의 운용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수익이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밀을 비롯한 많은 농산물들의 가격 역시 급등하면서 물가상승을 부채질했다. 이 또한 모두 기업실적에는 악재다. 덕분에 해당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고, 주식시장 전체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전쟁을 통한 공급망 차질은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다. 중동은 석유뿐 아니라 글로벌 해운과 물류의 핵심지역이다. 만약 이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항로가 봉쇄되어 모든 물류가 묶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하필 이번 전쟁의 당사자인 이란 앞바다에 호르무즈해협이 위치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에도 2천만 배럴 이상 원유가 지나는 글로벌 수송의 핵심지역으로 이곳에서의 무력충돌은 단순 유가상승을 넘어 세계의 전체 물류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렇게 되면 이곳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던 많은 나라들이 심각한 에너지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를 상당부분 떠받들고 있는 중국경제에는 치명적이다. 이처럼 전쟁 때문에 발생하는 공급망 차질은 생각보다 훨씬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업을 떠나 한 나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안전지대 찾아 떠나는 투자 자금

전쟁이 터지면 이런 실물경제에서의 위축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심리적 위축도 상당하게 된다. 금융시장은 안정성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곳인데 위기가 증폭되면 될수록 시장의 자금은 결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와 안전자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는 금 또는 미국 국채 등을 들 수가 있는데 실제로 이번 공습 이후 금값이 반등했다. 특히나 이렇게 안전자산의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신흥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자금이 빠져나와 안전자산으로의 급격한 이동이 이루어진다. 만약 환율까지 출렁인다면 그러한 경향은 더욱 거세지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큰 파동을 보이지 않은 것이 불행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이와 같은 이유로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변화가 무쌍하고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그 반응하는 정도가 천차만별이기에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후 주식시장의 추이를 차트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왜냐하면 차트야말로 시장을 반영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전쟁 중 미국 다우지수의 차트

최근 미국 다우지수 주봉차트이다. 보는 바와 같이 별반 변동이 없었다. 이번 사태가 변죽만 크게 울렸지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사실 요 몇 주동안 급등이 있었기에 상승세에 어느정도 찬물을 끼얹은 것은 맞다. 하지만 차트상 이처럼 특정 가격대를 지켜가며 상승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그 영향력은 미미해 보인다.

물론 아직 전고점이 뚫리지 않은 상태라 위기상황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번 중동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고 어느정도 선에서 마무리가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적어도 시장이 이번 전쟁이 장기화되고 확전된다 여길려면 위 차트에서 파란색의 장대음봉이 크게 떨어져 빨간 기준선 밑으로 하향하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 다우지수 차트를 보아하니 지금은 그럴 걱정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위험신호 ‘빅스 지수’의 차트는

또 다른 차트를 보도록 하자. 위 차트는 빅스(Vix) 선물지수 주봉차트이다. 빅스지수란 CBOE(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산출하는 지수로, S&P500 지수의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향후 30일간의 시장 변동성을 예측하는 경제지표다.

즉 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얼마나 시장이 출렁일 것으로 예상하는 지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라 보면 된다. 이 지수는 ‘공포지수’라는 별명을 가질만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잘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즉, 시장의 어떤 계기로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커지게 되어 빅스지수 역시 상승하게 되고, 반대로 큰 문제가 없다 여기면 지수는 하락하게 된다.

그런데 위 차트를 보면 현재 빅스지수가 기준선 밑에서 하락중이다. 오히려 지난 4월 트럼프 관세정책 이슈때보다 훨씬 아래에 있다. 그렇다면 역시 시장은 매우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번 사태에 그다지 큰 공포심을 못느끼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 시장 차트는 여전히 ‘불기둥’

마지막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이번 중동사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 지 살펴보자. 위 차트는 대한민국의 코스피 주봉차트이다. 말 그대로 ‘불기둥’이 솟았다. 중동에서만 미사일이 쏘아진 게 아니라 대한민국 코스피 차트에서도 미사일이 발사된 느낌이다. 이 정도라면 이번 중동사태가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끼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지금과 같은 코스피 급등이 일어나기 위해선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보통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에서는 핫머니들의 본국 소환이 일어나게 되고, 주가는 급락하게 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대표지수의 급등이 일어났다는 것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현재의 중동사태가 그다지 확전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고 오히려 대한민국은 정권교체에 따른 향후 경제발전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

중동 12일전쟁의 주역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중동 12일전쟁의 주역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전쟁을 이긴 정권교체 기대감

주식시장의 근간을 떠받들고 있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다. 특히 전쟁은 이런 투자자들의 심리를 극도로 악화시키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게 되고 이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도 한다. 따라서 위기상황에서 객관적으로 시장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차트는 매우 시의적절한 수단이자 가성비높은 분석도구이다. 왜냐하면 시장의 모든 상황이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몇 개의 차트만 보더라도 이번 이란-이스라엘 충돌사태가 중동 전지역으로 번지는 상황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황은 완전 끝나지 않았기에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차트를 보면 약간의 팁이 보인다.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이내로 다우지수 주봉차트 전고점(4만 3,000)을 완벽히 돌파한다면 크게 걱정할 일이 없다. 시장은 순항 중이고 이번 사태는 원만히 마무리될 것이다. 대한민국 주식시장 역시 아무 문제없이 여전히 뜨거울 것이다.

반면 다우지수 주봉차트에서 종가 기준으로 기준선(4만 1,500)을 깨는 장대음봉이 떨어지면 그때부턴 신규투자는 자제하고 매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할 것이다. 아무래도 미국이나 이란은 확전 자체에 매우 신중한 것 같지만 이 변란을 시작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는 생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가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고 선빵을 날린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를 지속시켜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은 여전하기에 아직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글쓴이

성승현 차트분석투자 칼럼니스트

성승현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고, 한국신용평가정보에서 수년간 자산관리 업무를 경험하였다. 10년전 주식고수를 만나 차트분석의 묘법을 사사하는 기연(奇緣)으로 지금까지 주식 및 해외선물 투자 중이다. 차트분석 전문가로서 추세추종을 통한 장기투자를 추구하고 있다.

댓글

    함께 읽을 글

    칼럼 전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