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회, 세계 국회와 비교하면 어떨까

한국 인구比 의원수, 콜롬비아·탄자니아 비슷 국회 예산도 적은 편...아·태國 특징일 수도 ‘의회 선진국’에 비해 확실히 의원수 적어 한국도 ‘의회선진국’ 따라 가야하지 않을까

대한민국 국회 전경. 사진출처=국회 자료실
대한민국 국회 전경. 사진출처=국회 자료실

의원수 최다國 중국 ‘3천명’

전세계 국회들 간의 국제기구라 할 수 있는 국제의원연맹(IPU)이라는 곳이 있다. 이 국제의회연맹은 매년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과 함께 보고서를 내고 있다. 이른바 세계의회보고서(The Global Parliamentary Report)라 부르며 UNDP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하다.

그 중에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눈에 띄는 주제가 하나 올라와 있다. 다른 나라들의 국회가 어떤지에 대해서이다. 아직 2022년판까지 밖에 올라와 있지 않은 국제의회연맹의 보고서이지만 2015년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국회 체제나 의원 수 등의 정보가 나오기 때문인데, 일단 통계부터 보자.

조사대상 190개국을 보면, 우선 우리나라처럼 △단원제(Unicameral)를 택한 나라가 110개 국가로 제일 많으며 △양원제(Bicameral)는 75개국 △나머지 5개 나라는 제헌의회 같은 개념의 임시 체제인 나라들이다. 인구가 많은 나라일수록 양원제일 가능성이 크며, 인구가 적을수록 단원제를 택하고 있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5천만 명을 약간 넘으므로, 국제의회연맹보고서 기준에서 대국에 속한다. 인구 5천만 명 이상인 국가들 25개국 중 단원제는 6개국, 양원제는 19개국이며 특이 사례로는 중국이 있다. 중국이 인구 대국인데도 단원제(전국인민대표대회)를 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의원은 3천명으로, 단순히 의원수로 따지면 세계에서 제일 많은 의원을 두고 있는 나라다.

그렇다면 전세계 국회의원수 평균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상원과 하원을 모두 합쳐서 “의원 수”라고 정의를 내린 다음, 총숫자인 4만 7천여명에서 국가 수를 단순히 나누면 국가 평균은 245명이 나온다. 하지만 이 수치는 단순평균이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여기에 지역을 덧붙이면 어떨까?

지역별 국회의원 수도 좀 흥미롭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평균 325명으로서 1등이고, 2위는 264명의 유럽, 3등은 270명의 아랍 지역, 그 다음은 아프리카의 206명, 미주 169명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수는 아시아태평양 평균에 못 미친다고 할 수 있겠다. 자, 본격적으로 인구대비 의원 수로 넘어가 보자.

전세계를 범위로 할때 국회의원 1명당 평균 인구는 14만 6천명이다. 의원 1인당 평균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는 150만 명의 인도이고, 제일 적은 나라는 517명의 산마리노인데, 당연히 우리나라와 비슷한 규모의 국가와의 비교가 더 적실성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17만명...OECD국에 훨씬 웃돌아

우리나라 인구가 현재 5천만 명을 조금 넘기 때문에, 프랑스(6700만 명)와 영국(6400만 명), 이탈리아(6200만 명), 탄자니아(5천만 명), 남아공(4800만 명), 스페인(4800만 명), 콜롬비아(4600만 명), 케냐(4500만 명), 우크라이나(4400만 명)와의 비교가 적절할 것 같은데, 표로 만들면 아래와 같다.

자료=UNDP 발췌
자료=UNDP 발췌

사실 국회의원 수를 논할 때 흔히들 OECD 회원국들과의 비교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인구 규모로 봐도 의미가 있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국회가 정말로 의원수가 많은 OECD 국회와 유사한 수준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하며, 의원당 인구가 탄자니아 및 콜롬비아와 유사하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표에 집어넣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17만명(의원당 인구수)은 사우디아라비아의 18만명과 니제르의 15만명, 에티오피아의 15만명 수준과 유사하다할 수 있으며, 15만명 내외에서 우리가 우리 스스로 비슷하다 느끼는 나라는 일본(18만 명)밖에 없다. ‘일본이 의회 선진국이 맞는가’ 하는 의문은 여기서 다룰 주제가 아니지만 말이다.

물론 단순히 의원 수만으로 의회의 질을 거론하기는 어렵다는 반론은 쉽게 가능하며, 앞으로 인구가 줄어들테니 비율도 나아질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지적은 일견 타당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국 인구 추세로 볼 때, 제아무리 출생률이 낮다고 해도 인구가 4천만 대로 감소할 시기는 2040년대에서 2060년대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20~30년간 정원이 변동하지 않은 상황을 더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때에도 의원 수가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다.

런던 템즈강변에 있는 영국 의사당.
런던 템즈강변에 있는 영국 의사당.

국회예산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편

한편 의원당 인구만이 아닌, 예산 통계도 보면 흥미롭다. 의원 수가 적을 뿐더러 예산도 적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세계의회연맹 보고서를 보면, 인구 5천만 명 정도의 국가들 중 국가 예산중 국회 예산 비중을 보면 한국은 0.25% 정도다. 콜롬비아의 0.29%, 우크라이나의 0.27%과 유사한 수준으로서, 탄자니아의 0.6%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참고로 인구 1천만 명에서 5천만 명 사이에 있는 국가들의 평균 의회예산은 국가 예산의 0.57% 정도이고, 5천만 명이 넘는 국가들 중에서는 0.23% 수준인데, 아마 여기에는 중국과 인도가 들어갔기에 통계가 좀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겠다.

다만 예산의 경우는 지역성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미주(13.89%) 및 유럽(10.93%)의 경우가 예산 비중이 크고, 아랍계(4.45%) 및 아프리카(3.71%)보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예산 비중이 1.91%로 제일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론을 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은 인구 규모에 비해 의원 수가 적으며, 이는 콜롬비아 및 탄자니아 수준과 유사하다. 의회 예산도 적다. 다만 이 부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특징일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국회가 과연 콜롬비아와 케냐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는지, 혹은 의회주의가 잘 발달되어 있는 OECD 선진국들 수준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겠지만, 다양하게 닥칠 여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의원 수를 조금이라도 증원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예산 확충이나 의원들의 역할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도 동시에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의원 수는 단순하게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 가둬놓아야 할 주제가 아니다.

글쓴이

필명 주 드래곤

필명 "주 드래곤"으로 칼럼을 쓰는 입장을 독자 여러분께서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편집자는 본명이나 직업을 공개할 수 없는 필자의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수용했습니다. 대신 칼럼의 진실성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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