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 1천23억달러…사상 첫 1천억달러 넘어
6월 반도체 448억달러…첫 400억달러 상회 무역수지 흑자도 300억달러 넘어 상반기 누적 수출 4천967억달러…‘꿈의 1조달러’ 올해 4%대 성장 전망도 등장…10여곳 3%대 예상 한은도 8월에 전망치 높일 듯
한국의 6월 수출이 사상 최초로 1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주력인 반도체가 400억달러 이상을 웃도는 실적으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특히 무역수지 흑자 역시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하며 실속이 더해졌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5천억달러에 육박하며 ‘꿈의 1조달러’ 수출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키웠다.
산업통상부는 6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0.9% 급증한 1천22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월간 수출액이 1천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역대 처음이다.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5월의 878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월 수출 900억달러를 거치지 않고 1천억달러 시대로 직행했다.
이로써 한국은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 수출 1천억달러를 달성한 국가가 됐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13개월 연속 월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59.5% 증가한 45억4천만달러로 5월(42억8천만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주역은 반도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에 따른 메모리 수요 폭발로 고정가격이 급상승하면서 6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99.5% 폭증한 448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DDR5 16Gb 가격이 3월 31.0달러에서 4월 35.3달러, 5월 37.5달러, 6월 40.0달러로 갈수록 오름세를 이어가며 수출액을 밀어 올렸다.
반도체 수출이 월 4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는 15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SSD(solid-state drive) 수요가 몰린 컴퓨터 수출이 308.8% 증가한 54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15억5천만달러·51.9%↑)도 휴대전화 완제품 중심의 증가세를 보였다.
20대 주력 품목 중 18개의 수출이 증가하며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냈다.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28%에 달했다.
자동차(67억1천만달러·5.8%↑), 석유제품(55억9천만달러·49.8%↑), 석유화학(40억7천만달러·18.8%↑), 선박(28억3천만달러·12.9%↑) 등이 강세를 이어간 가운데 철강(21억4천만달러·9.6%↑)이 AI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덕분에 14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화장품(42.5%↑), 농수산식품(16.8%↑) 등 소비재 수출도 K-브랜드 열풍을 타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수출지역 중 7개 지역이 활짝 웃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나란히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두 나라 모두에서 AI 서버 투자 확대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아세안(183억달러)과 유럽연합(EU·76억2천만달러)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으나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대중동 수출(18억달러·8.4%↓)은 물류 차질 등으로 인해 감소세를 이어갔다.
6월 무역수지는 361억5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1∼6월 누적 수지는 1천383억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천109억달러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1∼6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한 4천967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수출액은 꿈의 1조달러 벽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는 미국 관세, 중동 전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았음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며 “수출의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품목·시장 다변화,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 등 질적 성장을 이뤄내 수출 5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국내외 기관 중 10여곳이 한국은행 전망치(2.6%)를 훌쩍 웃도는 3%대 이상의 성장률을 예상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다.
지난 2월 1.0%, 3월 1.6%, 4월 2.7%에 이어 지난달 4.0%로 거의 매달 가파른 상향 조정을 지속해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인공지능(AI) 관련 수출 수요의 큰 파도를 타고 있다”고 전망치 조정 배경을 언급했다.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국내외 기관을 통틀어 가장 높은 4.1%를 제시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포함된 국내외 42개 기관 중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 이상으로 제시한 기관은 11곳에 달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와 코리안리에 이어 JP모건이 3.7%, 내셔널호주은행·호주뉴질랜드은행, iM증권이 각 3.6%,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와 씨티가 각 3.5% 등의 순이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이 각 3.1%, ING 파이낸셜 마켓과 독일 데카방크가 각 3.0% 등을 제시했다.
씨티는 전날 반도체 호황 등을 근거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3.5%로 0.4%포인트(p) 높였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지난 4∼5월 예상보다 견조한 경기 지표와 기술 설비투자 계획에 따른 인
프라 투자, 9월 초까지 25조원 이상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관들의 전망치 상향도 줄을 잇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전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3.0%로 대폭 높였다.
연구소는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충격을 반도체 특수에 의한 수출·투자 호조, 추경 집행 효과 등이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오는 8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p 높은 1.8%로 나타나 지난 5월 제시한 2.6%를 조정할 여지가 생겼다.
이와 관련 신현송 총재는 지난달 19일 한국금융학회 학술대회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기계적으로라도 2.6%에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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