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애틀란타 교민의 희망이 될까

[프랭크 리의 美 스포츠비지니스 이야기] 김하성 선수 입단후 발생한 구금사태 한인 사회, 사태후 분열과 불안·공포에 경기장에서 모두 함께 태극기 흔들까 충격에 빠진 한인 사회 회복 구심점 되길

지난 22일 미 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김하성 선수가 시즌 5호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2일 미 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김하성 선수가 시즌 5호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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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한인 사회의 착잡한 마음

애틀랜타 교민 사회는 여전히 깊은 불안과 혼란에 잠겨 있습니다. 보름 전인 지난 4일 발생한 “한국인 구금 사태”의 여파가 한인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민 문제나 행정 착오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많은 이들이 가족과 생이별하고, 갑작스러운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피땀 흘려 일궈온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흔들렸고, 그 충격과 함께 교민들 사이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착잡함이 번져 있는 상황입니다.

애틀랜타 한인 사회의 역사는 짧지 않습니다. 수십 년간 묵묵히 정착하며 지역 경제를 일구고, 교회와 한글학교를 세우며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왔습니다.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꿋꿋이 이웃과 어깨를 나누며 지금의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오랜 노력과 희생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4일 미국 이민당국의 기습 단속으로 한국인 기술자 300여명이 불법시설에 구금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9월 4일 미국 이민당국의 기습 단속으로 한국인 기술자 300여명이 불법시설에 구금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연합뉴스

구금된 한인교민들, 보고도 침묵한 교민들

이번 사태는 우리 한인교민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이토록 노력하며 쌓아온 공동체는 과연 무엇으로 지탱되고 있었던 것일까. 힘든 이민 생활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온 연대가 과연 이런 거대한 불안 앞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구금된 이들의 소식에 애써 침묵했던 사람들 중엔 혹시나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두려워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분열과 반목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불신과 고립이 더욱 짙어지는 듯한 답답한 현실입니다.

이런 시기에 아이러니하게도 구금사태 이틀전인 2일 김하성 선수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해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습니다. 한인 공동체는 또다시 어리둥절하기도 합니다. 한때 우리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줄 희망적인 소식이었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의 이름이 단순한 스포츠 스타를 넘어, 흩어진 우리 마음을 다시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간절한 바람을 품게 합니다.

갈라진 공동체, 한데 모일 수 있을까

야구는 언제나 사람을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진 스포츠였습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구단 트루이스트 파크의 관중석에서 모두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이름에 환호하는 순간, 우리는 출신도, 배경도, 복잡한 사정도 잠시 잊을 수 있습니다. 김하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우리가 단순히 한 선수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애틀랜타라는 도시에서 당당히 존재하고,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우리의 마음을 마냥 기쁘게 하지 않습니다. 구금됐던 교민들과 그 가족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뒤로 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모두가 모여 축제를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과연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흔드는 태극기가 우리 공동체의 자긍심을 되찾아줄 수 있을까, 아니면 현실의 절망을 잠시 잊기 위한 도피처에 불과할까.

10여년 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홈구장. '한인의 날' 행사에서 야구팬과 한인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 다시 이런 화합의 모습을 볼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연합뉴스
10여년 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홈구장. ‘한인의 날’ 행사에서 야구팬과 한인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 다시 이런 화합의 모습을 볼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연합뉴스

태극기는 우리에게 어떤 힘이 될까

결국 김하성 선수의 활약은 우리에게 희망과 동시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이 시련을 함께 이겨내고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그 답은 트루이스트 파크의 함성만으로는 찾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공동체가 겪는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작은 용기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그라운드의 승패를 넘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애틀랜타 한인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쓴이

프랭크 리 씨안 컴퍼니 대표

프랭크 리 씨안 컴퍼니 대표는 1980년대 말 미국에 이주한 1.5세대로, 2000년대 초 한국 스포츠 마케팅의 초창기부터 김병현·서재응 선수의 메이저리그 에이전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미주 KBS 인터넷 방송국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하며 LA다저스 전담 기자로 활동했고, 현재는 애틀랜타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콘텐츠 기획사 씨안 컴퍼니(CIAN Company)의 대표로 있다. 스포츠를 넘어 문화와 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젊은 감각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계를 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LAFC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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