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즉생 생즉사 각오” Vs “시장 질서 유린”
고려아연 “2.5조 규모 일반공모 유증” 영풍ㆍMBK “유증 저지 위해 모든 방안 강구” 주가 하한가 직행...금융위, 투자 주의 당부
고려아연과 영풍ㆍMBK 간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고려아연은 30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국민기업으로 도약하고 개방적인 지배ㆍ경영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겠다는 의미다.
고려아연 “‘국민주’로 객관적 평가 받겠다”
이사회 직후 고려아연은 보통주 373만2650주에 대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 물량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소각 대상 자사주를 제외한 전체 발행주식의 20%에 해당한다. 1주당 모집가액은 67만원이다.
자금조달 목적은 채무상환자금 2조3000억원, 시설자금 1350억원, 타법인 취득자금 658억원 등이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 육성 등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했다. 총 모집 주식 중 80%에 대해서는 일반공모를 진행하고 나머지 20%는 법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ㆍMBK 측에서) 배임 운운하지만, 국민을 상대로 한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적대적 인수합병(M&A)과 이에 따른 기술 유출, 국가 기간산업의 해외 매각 등을 막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며 “이번 유증은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이뤄진 결정이며 주식 거래량 축소로 인한 상장 폐지 리스크 해소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유상증자 발표 직후 증시에서 고려아연 주가가 하한기를 찍는 등 크게 요동쳤다.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율 희석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ㆍMBK “유증 저지 위해 모든 수단 강구”
영풍ㆍMBK는 고려아연의 이날 유상증자 결정 관련해 기존 주주들과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영풍ㆍMBK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본시장과 주주들을 경시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처사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오로지 자신의 자리 보존에 대한 생각밖에 없다는 것이 오늘 다시 한 번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영풍ㆍMBK는 “유상증자 공모가 67만원은 현재시점의 예상가격일 뿐이며 12월 초에 가서 그 때 기준주가에서 30%를 할인한 금액이 일반공모가로 확정된다”며 “해당 금액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남은 주주들의 주주가치는 더욱 희석된다”고 지적했다.
영풍ㆍMBK는 또 “최 회장의 유증 결정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는 점을 자백하는 행위”라며 “차입금으로 인한 회사의 재무적 피해를 모면해보고자 유상증자를 하려고 하지만, 이 행위 자체가 바로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는 점을 입증한다”고도 비판했다. 영풍ㆍMBK는 “이번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며 최 회장과 이사진들에게 끝까지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 “주가 급락에 따른 투자주의” 당부
이번 유증으로 고려아연 최 회장 측 우호 지분 확보에는 기회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일반공모에 모집된 주식(373만2650주)의 80%에 일반공모를 실시하고, 나머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다. 이때 일반공모에 모집된 373만여주는 발행주식의 20%로, 최 회장은 약 4%를 우호 지분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가 희석 위험 등으로 인식돼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을 증자 유형, 신주발행물량, 자금조달 목적 등을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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