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씨 남매, 따로 간다...신세계 언제 계열분리?
공정法상 친족독립경영 요건 충족해야 이명희 총괄회장 지분 정리가 관건 “계열분리에 적지 않은 시간 필요”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계열분리를 공식 선언했지만, 실제 계열분리 현실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친족독립경영 요건을 충족하고 지분정리와 증여세 문제 해결 등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총괄회장의 장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56)이 이마트 부문을, 전날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회장(52)이 백화점 부문을 독자 경영하는 방식으로 분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세계그룹이 2011년 이마트를 신세계에서 인적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남매 경영’를 시작한 지 13년 만이다.
정용진 이마트 ㆍ정유경 신세계 계열분리 선언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 부문에는 대형마트 이마트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신세계프라퍼티), 스타벅스(에스씨케이컴퍼니), 편의점 이마트24, 프로야구단, 지마켓 등이 포함된다.
정유경 회장의 백화점 부문에는 신세계백화점, 아울렛(신세계사이먼), 면세점(신세계디에프), 패션·뷰티 등이 들어 있다. 정 회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백화점 부문의 매출과 수익을 모두 배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를 공식화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먼저 ‘상호 보유지분이 상장사는 3% 미만, 비상장사는 10% 미만이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상 친족 계열 분리 조건 등에 따라 최대주주 간 지분을 교환하고 계열사를 나눠야 한다.
앞서 2016년 두 사람이 가진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하며 얽혀있던 지분 구조를 정리했다. 당시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 지분 7.31%를 정유경 회장에게, 정유경 회장은 이마트 지분 2.52%를 정용진 회장에게 양도했다.
이명희 총괄회장 지분 정리도 관심
이 총괄회장은 2020년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 8.2%씩을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에게 각각 증여했다. 두 사람은 각 회사 지분율이 각각 10.3%에서 18.5%로 올라가며 최대 주주가 됐다. 당시 이 총괄회장의 지분 증여를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남매 분리 경영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021년에는 정용진 회장이 보유하던 광주신세계 지분 52.1%를 신세계에 양도했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업체는 SSG닷컴(쓱닷컴)이 있다.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SSG닷컴 지분은 계열 분리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세계가 보유 지분을 이마트에 양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승계와 계열 분리,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 작업에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각 10% 지분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상속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계열분리 현실화를 위해서는 이 총괄회장의 지분 정리가 관건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이 총괄회장이 신세계그룹의 총수(동일인)다. 이 총괄회장의 지분이 정용진ㆍ정유경 회장에게 승계가 돼야 계열분리가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도 “이번 발표는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것”이라며 “계열분리가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계열 분리 선언을 기점으로 공정위 심사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준비에 돌입한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상호 보유 지분이 있는지, 임원 겸임이나 상호 채무 보증 또는 자금 대차가 있는지, 과거 내부거래로 제재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신세계그룹이 계열 분리를 선언하자 시장에서는 이마트 계열사의 재무건전성 이슈 우려가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분리로 각 회사별 경영기조의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계열사 정기 임원인사 단행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도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를 맡고 있던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마트24 대표이사에는 송만준 이마트24 운영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로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고,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L&B 대표에는 외부에서 영입한 마기환 대표를,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 부문과 뷰티&라이프 부문으로 이원화돼 윌리엄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패션 부문 대표로,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 부문 대표직을 겸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 발탁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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