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진 빚을 갚으세요. 누가 되었든지
문 닫을 위기에 처한 ‘학전’ 위암 판정으로 투병중인 김민기님 그가 우리에게 내렸던 ‘문화의 단비’ 그 빚을 좀 갚자구요!
학전(學田)
김민기님은 지난 2015년 한겨레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학전은 한자로 ‘배울 학’에 ‘밭 전’자다. 학전 처음 열 때 내가 한 말이 있다. 여기는 조그만 곳이기 때문에 논바닥 농사가 아니다, 못자리 농사다. 못자리 농사는 애들을 촘촘하게 키우지만, 추수는 큰 바닥으로 가서 거두게 될 거라고.”
무명의 김광석이 1천회 공연을 했다는 곳. 설경구,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지금 충무로의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연기 기틀을 다진 곳이라 스스로 말하던 곳. 그밖에 이곳을 거쳐간 많은 문화예술인들. 한국 소극장 문화를 상징하는 서울 대학로 학전이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내년 3월에.
올해 72세가 되는 김민기 대표님은 지금 건강이 좋지않고 위암 판정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어찌 우리나라에 그에게 빚을 지지 않고 산 사람이 있을까요?
획일적 상품문화와 자본논리에 굴하지 않고 대중문화 실험정신과 다양성을 지켜낸 공간인 학전의 소식과 병중이시라는 소식을 듣고 내내 우울합니다.
저는 1990년 겨레의 노래 서울 2회공연을 모두 다녀왔고, 학전 20주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김민기의 오래된 친구들” 공연을 직관했으며, <지하철1호선>부터 최근 조경옥님 콘서트까지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척박한 공연계에 다양성의 씨를 뿌리고, 대중문화의 성장에 큰 자양분 역할을 했던 그곳이 사라진다면??
학전은 건물주가 따로 있습니다.
뭣들 하시는 겁니까? 그에게 빚을 진 많은 배우, 가수분들이 먼저 나서서 이곳을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그 흔적이라도 남기도록, 보존하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기원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자양분.
먼저 당신들이 세상에 나오도록 만들어준 그분께 빚을 갚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야 일반 시민들도 함께 당신들과 같이 문화를 영위할 겁니다.
언젠가 그분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젠 편히 남은 생에 그분이 하고 싶은 그림을 그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정부나 서울시는 사실 이곳을 보존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이 당신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아! 정말 한숨과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당신들이 진 빚을 갚으시길 바랍니다. 그게 누가 되었는지 간에 말입니다. 그래야 사람이 사는 세상이고 바른 삶일 겁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