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훈
칼럼니스트
김양훈은 제주제일고와 고려대학교(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환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후배와 함께 조그만 공장을 10여 년 운영하며 험한 세상을 경험한 것이 좋은 약이 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 읽고 쓰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젊어서 시도 쓰고 짧은 소설도 끄적여 보았지만, 학교 교지에 몇 번 실린 것 말고는 남에게 보여준 적은 없었다. 프리랜서 작가란 타이틀로 한라일보 정기칼럼 <김양훈의 한라시론>을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연재하고 있다.
김양훈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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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부당한 명령 이행 못해!” 의인 문형순
‘제주4·3’은 길고도 잔혹했다. 비극의 도화선이 된 3·1절 발포 사건은 미 군정기인 1947년 3월 1일에 일어났고, 이 참극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기까지는 무려 7년 7개월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6·25 전쟁이 끝나고 무장대의 세력이 사실상 궤멸하자, 1954년 9월 21일 신상묵 제주도경찰국장은 한라산의 전면 개방을 발표했다. 계엄령 이후 서슬 퍼렇게 이어지던 한라산 금족령(禁足令)이 마침내 해제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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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섬에는 우수(憂愁)가 있다②
①에 이어서 제주4·3을 겪는 동안 제주 섬사람들은 ‘탁 대위’라는 소리만 들어도 치를 떨었다. 그는 1948년 6월, 11연대와 교체된 송요찬 연대장의 9연대 정보참모로 제주도에 들어왔다. 탁성록은 그해 12월 말 제주를 떠날 때까지 6개월 동안 즉결 총살은 물론, 생사람을 바다에 수장시키는 집단학살극을 주도했다. 헌병에게 잡혀가면 살고, ‘탁 대위’에게 잡혀가면 죽는다는 말이 나돌았다. 민간인이고 군인이고 가릴 것 없이 다 죽어나갔다. 그는 제주 사람의 생살여탈권을 한 손에 쥔 염라대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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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섬에는 우수(憂愁)가 있다①
제주 성산 일출봉이 바라보이는 바닷가 ‘터진목’에는 노벨문학 수상자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의 글이 적힌 기념비가 있다. ‘터진목’은 제주4·3의 학살 현장이기도 하다. “섬에는 우수가 있다”로 시작하는 비문은 르 클레지오가 제주를 방문하고 쓴 에세이 <제주(Jeju)>에 있는 문장에서 옮긴 것이다. 섬의 우수(憂愁)에 대해 르 클레지오에게 이렇게 답하고 싶다. 제주4·3의 가해자에 대한 심판은 없고 피해자의 고통과 슬픔만 가득한 곳이라 그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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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란 맘다니의 창의력, 우리의 희망이 될까
조란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은 단지 한 도시의 정치 지형 변화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당선은 “민주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m)”라는 서구의 오래된 이념이 현실 정치의 무대 위로 돌아왔다는 신호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내세운 민주사회주의가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와는 미세하면서도 결정적인 차이를 지닌다는 사실이다. 이 이념의 차이를 짚는 일은, 오늘날 진보 정치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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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4·3항쟁서 민족반역자 암살한 문상길 중위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제주 4·3평화기념관 제1관 ‘역사의 동굴’에는 백비(白碑)가 하나 누워있다. 이 백비는 77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제주4·3이 올바른 제 이름인 정명(正名)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국가는 50년간 “폭동”이라 했고 진보사학계는 “항쟁”이나 “학살”이라 부르기도 했다. 국가문서에는 “사건”이란 중립적인 표현을 쓰고 있다. 이처럼 백비를 일으켜 세우지 못하는 이유는 4·3이 7년 7개월의 기나긴 과정을 거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그 기간 미 군정의 개입과 군·경의 초토화작전, 분단과 한국전쟁, 그리고 서북청년단의 반인륜적인 잔악 행위가 얽히고설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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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화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스웨덴 현지시각 12월 7일 오후 5시 스톡홀름의 한림원 2층 그랜드 홀에서 금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한국시각으로는 친위 쿠데타가 일어난 지 나흘째 접어든 8일 새벽 1시였다.(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식은 우리시간 10일 자정에 열렸다- 편집자주 )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세계인들은 실시간으로 한강 작가의 노벨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한편 이 시간, 한국의 내란 수괴 혐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부결에 따른 성난 촛불시위 장면도 전파를 타고 있었다. ‘서울의 밤’이 스톡홀름의 저녁을 향해 보낸 한강의 시 한 편.





